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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년 만의 국내 투어 우승... 전미정 "살아있네"

중앙일보

입력

20일 대만 가오슝의 신이 골프클럽에서 열린 KLPGA 대만여자오픈 최종라운드 중 전미정이 1번홀 티샷 전 몸을 풀고 있다. [사진 KLPGA]

20일 대만 가오슝의 신이 골프클럽에서 열린 KLPGA 대만여자오픈 최종라운드 중 전미정이 1번홀 티샷 전 몸을 풀고 있다. [사진 KLPGA]

 16년. 베테랑 여자 골퍼 전미정(37)이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대회에서 다음 우승을 거두기까지 걸린 시간이다.

대만여자오픈 최종 1타 차 정상 #열 살 어린 후배들과 우승 경쟁

20일 대만 가오슝의 신이 골프클럽에서 열린 2019년 KLPGA 첫 대회 대만여자오픈에서 전미정은 합계 12언더파로 김민선(23), 차이페이잉(대만·이상 11언더파)을 한 타 차로 따돌리고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2003년 6월 파라다이스 인비테이셔널 이후 16년 만에 KLPGA 투어 대회 정상에 오른 것이다. 우승 상금은 16만 달러(약 1억7900만원).

20일 대만 가오슝의 신이 골프클럽에서 열린 KLPGA 대만여자오픈 최종라운드 중 전미정이 4번홀 아이언샷하고 있다. [사진 KLPGA]

20일 대만 가오슝의 신이 골프클럽에서 열린 KLPGA 대만여자오픈 최종라운드 중 전미정이 4번홀 아이언샷하고 있다. [사진 KLPGA]

2001년 KLPGA에 입회했던 안선주는 2004년 시험 삼아 출전했던 JLPGA 퀄리파잉스쿨을 통과하면서 2005년부터 주무대를 일본으로 옮겼다. 이후 전미정은 일본 무대를 평정했다. 2006년 3승을 시작으로 일본여자프로골프(JLPGA)에서만 통산 25승을 거뒀다. 지난해 안선주(31)가 기록을 깨기 전까지 한국인 JLPGA 통산 최다 우승 기록을 갖고 있었다. 2012 시즌엔 상금왕도 달성했고, 2017년 3월엔 JLPGA 투어에서 활약한 한국 선수론 처음 통산 상금 10억엔도 돌파했다.

해외 투어 통산 20승 이상 선수에게 주어지는 영구 시드를 통해 전미정은 모처럼 KLPGA 대회 나들이에 나섰다. 국내 투어 대회에 나선 건 2017년 11월 하이트진로 챔피언십 이후 1년 2개월 만이었다. 지난해 국내 투어 대회에 나서지 않았던 그는 이번에도 출전하지 않으려 했다가 새 시즌에 바꿀 공 테스트를 위해 출전 신청을 했다. 김민선, 김아림(23) 등 열 살 이상 어린 선수들과 경쟁한 전미정은 "어린 친구들과 함께 경쟁한다는 것 자체가 기분이 좋다"고 말했다.

20일 대만 가오슝의 신이 골프클럽에서 열린 KLPGA 대만여자오픈 최종라운드 중 전미정이 4번홀 그린을 살피고 있다. [사진 KLPGA]

20일 대만 가오슝의 신이 골프클럽에서 열린 KLPGA 대만여자오픈 최종라운드 중 전미정이 4번홀 그린을 살피고 있다. [사진 KLPGA]

공동 선두로 최종 라운드를 맞은 전미정은 팽팽한 승부를 펼쳤다. 그러나 전미정의 관록이 무너지지 않았다. 8번 홀에서 더블 보기를 기록하는 등 전반 9개 홀에서 3타를 잃으면서 경쟁에서 밀리는 듯 했지만 11·12번 홀 버디로 만회했다. 이후 파 세이브로 집중력을 잃지 않던 전미정은 최종 18번 홀에서 2.5m 버디 퍼트를 침착하게 성공시켰다. 주먹을 불끈 쥐며 환호한 전미정을 향해 김아림, 오지현(22) 등 후배들은 물세례 세리머니로 '대선배'의 우승에 축하를 보냈다.

김지한 기자 kim.jih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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