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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천시청 점거했던 민노총, 이번엔 김부겸 사무실앞 단식농성

중앙일보

입력

17일 김천시청 손도끼 사건과 비정규직 근로자 해고를 규탄하며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가 대구 수성구 범어동 김부겸 행정안전부 장관 국회의원 사무실 앞에서 단식 농성을 하고 있다. [사진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대경본부]

17일 김천시청 손도끼 사건과 비정규직 근로자 해고를 규탄하며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가 대구 수성구 범어동 김부겸 행정안전부 장관 국회의원 사무실 앞에서 단식 농성을 하고 있다. [사진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대경본부]

지난해 9월부터 경북 김천시청 앞에 천막을 치고 농성을 벌이고 있는 민주노총 산하 공공운수노조 대구경북지역본부가 이번엔 대구 수성구 범어동에 있는 김부겸 행정안전부 장관 지역구 사무실 앞 인도에서 무기한 단식 농성에 돌입했다.

공공운수노조는 김 장관 지역구 사무소 앞에서 김천시 통합관제센터 소속 기간제 근로자의 정규직화를 요구하고 있다.  20일 단식농성장에 걸린 현수막엔 '행정안전부 김부겸 장관에게 요구합니다'란 글귀와 함께 '공공부문 비정규직 제로 시대! 제대로 된 정규직화 시행하라'는 내용이 적혀 있었다.

노조는 지난 15일 김부겸 장관 사무실을 찾아가 ▶김천시 정규직 전환 전반에 대한 행정안전부의 실사 ▶정규직 전환 가이드라인 위반 지도·감독 및 시정조치 ▶기간제 및 단시간 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 오·남용 금지 ▶도끼 사건 관련 공무원 조사 및 징계 등을 요구했다. 하지만 김 장관 측에서 별다른 답변을 내놓지 않자 단식 농성에 들어갔다.

지난해 10월 30일 김천시청 본관 로비서 농성 중인 민주노총 노조원들. [사진 김천시청]

지난해 10월 30일 김천시청 본관 로비서 농성 중인 민주노총 노조원들. [사진 김천시청]

김천시와 노조는 김천시 통합관제센터 소속 기간제 근로자의 무기계약직 전환을 두고 6개월째 밀고 당기기를 하고 있다. 김천시가 시청 소속 기간제 근로자의 무기계약직 전환을 신속히 하지 않아 계약 만료로 해고되는 근로자가 생기고 있다는 것이 노조의 주장이다. 반면 김천시는 예산 문제로 기간제 근로자들을 한 번에 무기계약직으로 전환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올해도 정규직 전환 대상 193명 중 19.2%인 37명만을 정규직화한다.

이 때문에 지난해 10월 30~31일 이틀 동안 노조가 김천시청 로비와 시장실을 일시 점거하기도 했다. 김충섭 김천시장이 면담에 나서기로 하면서 점거 사태는 마무리됐지만, 11월 2일 이뤄진 면담에서도 서로의 입장차만 확인했다. 결국 김천시 통합관제센터 소속 기간제 근로자 3명은 지난해 11월 30일자로 계약이 만료돼 일자리를 잃었다.

이후에도 노조는 김천시청 앞에서 농성을 이어가고 있다. 농성 과정에서 양측간의 물리적 충돌도 빚어졌다. 민주노총 총파업이 이뤄진 지난해 11월 21일엔 집회를 마친 노조원이 "화장실을 가겠다"며 시청으로 진입을 시도했다가 가로막히자 공무원의 뺨을 때려 입건되기도 했다. 이달 11일엔 김천시청 앞에서 노조원들이 피켓을 들고 시위하고 있는 곳에 50대 남성이 도끼를 들고 나타나 난동을 부리는 일도 발생했다.

11일 오전 8시30분쯤 경북 김천시청 앞에서 정규직 전환을 요구하며 1인 집회를 하고 있는 근로자에게 도끼를 든 남성이 다가가 위협하고 있다. [사진 민주노총 대구지역본부]

11일 오전 8시30분쯤 경북 김천시청 앞에서 정규직 전환을 요구하며 1인 집회를 하고 있는 근로자에게 도끼를 든 남성이 다가가 위협하고 있다. [사진 민주노총 대구지역본부]

공공운수노조 대구경북지역본부는 "국민의 안전과 생명을 최우선으로 살피고 챙기겠다며 부처 이름을 행정과 안전으로 정한 행정안전부가 무고한 국민인 노동자가 죽어 나가고 오늘 다시 목숨을 건 무기한 단식농성을 하겠다는데도 아무런 답을 내놓지 않는다면 행정안전부는 지금 당장 안전이란 단어를 폐기해야 마땅하다"고 비판했다.

대구=김정석 기자
kim.jungse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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