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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의지가 찍은 투수 장현식 "올해는 TV로 야구 안 봐야죠"

중앙일보

입력

지난 8일 취재진과 인터뷰에서 환한 미소를 지은 NC 투수 장현식. [연합뉴스]

지난 8일 취재진과 인터뷰에서 환한 미소를 지은 NC 투수 장현식. [연합뉴스]

우완 강속구 투수는 KBO리그에서 귀한 자원이다. 양현종(KIA), 김광현(SK) 등 특급 좌완은 있어도 오른손 투수 중에선 꾸준히 시속 150㎞대 강속구를 뿌릴 수 있는 투수가 드물다. 하지만 NC 다이노스엔 국가대표 포수 양의지(32)도 주목한 파이어볼러가 있다. 프로 7년차 장현식(24)이다.

2017시즌이 끝난 뒤 장현식 앞엔 장미빛 미래가 펼쳐지는 듯 했다. 6월부터 선발 자리를 꿰찬 장현식은 9승을 따냈다. 단기전에선 눈부신 투구를 연이어 펼쳤다. 롯데와 준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선발로 나와 7이닝 3피안타 1실점으로 호투했다. 24세 이하 대표팀이 출전한 APBC에선 적지 도쿄돔에서 일본을 상대로 5이닝 1실점(비자책)했다. 데뷔 5년 만에 억대연봉(1억200만원)에도 도달했다.

하지만 1년 사이 장현식에 대한 기대는 실망으로 바뀌었다. 부상 여파로 제대로 시즌을 치르지 못했다. 전지훈련 도중 오른 팔꿈치 통증 때문에 조기귀국한 장현식은 5월이 되서야 1군에 복귀했다. 작은 뼛조각 2개가 돌아다녀 수술도 고민했지만 재활과 보강 운동으로 버텼다. 하지만 부상 여파로 밸런스가 완전히 무너졌고, 팔꿈치-다리-팔꿈치-어깨 순으로 통증이 옮겨다녔다. 직구 평균 구속은 145㎞에서 143.7㎞로 감소했다. 성적은 3승2패2세이브1홀드, 평균자책점 7.43.

2017년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APBC) 일본전에서 호투를 펼친 장현식. [연합뉴스]

2017년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APBC) 일본전에서 호투를 펼친 장현식. [연합뉴스]

최근 창원 마산구장에서 만난 장현식은 "너무 아쉬웠다. 지난 시즌을 앞두고 준비를 안일하게 했다는 생각을 했다"며 "절실함이 부족했다. '방심하면 끝'이란 걸 깨달았다"고 했다. "아이들이 물가에서 물수제비 뜨는 걸 봐도 팔이 아팠다"고 털어놓은 장현식은 "난 야구를 하는 건 좋아하지만 보는 건 싫다. 올해는 야구를 TV로 보기 싫다"며 재도약에 대한 의지를 드러냈다.

실패는 성공의 어머니다. 장현식은 지난해 경험을 바탕으로 좀 더 철저하게 2019시즌을 준비하고 있다. 그는 "차근차근 몸을 만들고 있다. 캠프에 갈수 있는 상태이고, 통증도 없다. 잘 유지하면 된다"고 했다. 몸보다 더 단단해진 건 마음이다. 장현식은 "얼마 전 (이)재학이 형이 그러더라. '너처럼 쉽게 빠른 공을 던질 수 있는 투수가 왜 고민하느냐. 나처럼 공이 느리고 변화구가 중요한 투수는 하나 하나에 집중해야 하지만 넌 마음대로 던지는 게 낫다'고 말했다. 그 말이 크게 와닿았다"고 했다.

장현식은 올 시즌 "마운드에서 많은 공을 던지고 싶다"고 말했다. [뉴스1]

장현식은 올 시즌 "마운드에서 많은 공을 던지고 싶다"고 말했다. [뉴스1]

NC는 지난해 창단 후 첫 꼴찌의 수모를 겪었다. 구단은 과감하게 FA 최대어인 양의지를 영입했다. 이동욱 신임 NC 감독과 김종문 단장은 "양의지 영입을 통해 마운드에 힘이 생길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양의지가 두산 시절 함덕주, 이영하, 박치국 등 젊은 투수들을 잘 이끌었던 경험을 믿는 것이다. 지난 8일 입단식을 치른 양의지는 '눈길이 가는 NC 젊은 투수가 있느냐'는 질문에 장현식과 구창모(22)를 꼽았다. 둘 다 젊은 선발 투수 후보다.

'양의지 효과'에 대한 질문에 장현식은 "형이 그렇게 말해주셨다니 영광"이라면서도 "통산 상대 전적은 제가 좋다. 아쉽다"고 했다. 실제로 양의지는 장현식을 만나 통산 17타수 3안타, 1볼넷에 그쳤다. 장현식은 "포수로 만나면 어떤 시너지 효과가 날지 기대된다. 저를 좋은 선수로 만들어주시지 않을까 싶다. 많이 배울 생각"이라고 기대를 드러냈다. 새로 마운드를 책임질 손민한 투수코치에 대해선 "아직 같이 훈련하진 않았지만 선수 입장에서 배려해주신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40세까지 운동하신 게 부러웠다. 코치님과 많이 의논을 해볼 계획"이라고 했다.

김효경 기자 kaypubb@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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