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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전설' 박정태, 버스 핸들 꺾으며 난동 CCTV 공개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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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 새벽 프로야구 선수 출신 박정태가 기사와 시비 끝에 시내버스에 올라타 핸들을 좌우로 마구 흔들고 있다. [부산경찰청 제공]

18일 새벽 프로야구 선수 출신 박정태가 기사와 시비 끝에 시내버스에 올라타 핸들을 좌우로 마구 흔들고 있다. [부산경찰청 제공]

롯데 자이언츠 출신 전직 야구선수 박정태(50)씨가 만취 상태로 버스에 올라타 난동을 부리는 등 운행을 방해하는 모습이 18일 공개됐다. 부산경찰청은 이날 박씨에 대해 특정범죄 가중처벌법 위반(운전자 폭행)과 도로교통법 위반(음주운전) 혐의로 박씨를 불구속 입건해 조사하고 있다고 밝히며 사건 정황이 담긴 버스 블랙박스 영상을 공개했다.

경찰에 따르면 박씨는 이날 새벽 0시 35분쯤 부산 금정구 청룡동 범어사 사거리 인근 편의점 앞 횡단보도에 차를 대고 대리운전 기사를 기다렸다. 박씨는 만취상태였다. 그때 그곳을 지나가려던 시내버스 운전기사가 차량을 옮겨달라는 의미로 경적을 수차례 울렸다. 박씨는 차에서 내려 버스 기사와 언쟁을 벌이다 차량을 비켜줬다.

이후 박씨는 언쟁을 이어가다 버스에 올라탔다. 블랙박스 영상에는 기사가 문을 닫고 버스를 출발하자 박씨가 운전사를 손으로 건드리고 버스 핸들을 두 차례 좌우로 꺾는 위험천만한 모습이 나온다.

[부산경찰청 제공]

[부산경찰청 제공]

경찰에 따르면 박씨의 운행 방해로 버스는 진행 경로를 이탈해 급커브를 돌았다. 브레이크를 제때 밟지 않았으면 맞은편 교차로 인도와 철제펜스를 들이받을 뻔한 아찔한 상황도 연출됐다. 박씨는 승객 1명의 제지로 겨우 안정을 찾았다. 이후 경찰이 출동해 박씨를 체포했다.

박씨는 경찰 조사에서 “운전을 방해할 목적으로 버스 운전대를 틀지는 않았다”고 주장했다. 운전대에 손을 댄 이유는 “버스 출입문 개폐 스위치를 찾는 과정에서 운전대에 손이 닿았을 뿐”이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경찰은 블랙박스 영상과 박씨의 해명이 차이가 있다고 보고 있다. 경찰은 “블랙박스 영상을 보면 박씨의 진술과 달리 범행의 고의성이 상당 부분 보인다”며 “추가 조사 후 구속영장 신청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경찰이 측정한 박씨의 혈중알코올농도는 0.131%로 운전면허 취소 수준이었다.

박씨는 1991년부터 2004년까지 롯데 자이언츠 주전 2루수로 활약한 야구스타다.

정은혜 기자 jeong.eunhye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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