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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어 박소연, 기부금으로 산 땅…명의는 자기 앞으로”

중앙일보

입력

박소연 동물권 단체 '케어' 대표. [연합뉴스TV]

박소연 동물권 단체 '케어' 대표. [연합뉴스TV]

동물권단체 케어의 박소연 대표가 유기견 안락사 논란에 이어 후원금으로 토지를 매입한 의혹이 제기됐다.

손수호 변호사는 17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케어가 충주에 동물보호소를 설립하는 과정에서 수상한 점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손 변호사는“2016년 9월 충주시에 보호소를 짓기 위해 1억 8000만 원을 주고 토지를 샀는데 명의가 사단법인 케어가 아니라 박소연 대표 개인 명의로 소유권 등기가 돼 있다”고 밝혔다. 박씨가 땅을 구매할 때 쓰인 1억 8000만원은 앞서 케어 측이 보호소 신규 설립을 명목으로 후원자들에게 받은 기부금이다.

손 변호사는 보호소 설립에 쓰겠다고 구매한 땅이 박씨 명의인 것과 관련해 두 가지 이유를 들었다. 첫 번째로 박씨가 자금을 횡령하거나 착복했을 가능성, 또 현행법상 법인 명의로 농지를 구매할 수 없기 때문에 박씨가 명의를 빌려줬을 가능성이다.

손 변호사는 “구입한 땅이 농지고 밭이다. 농지의 경우에는 예외적으로 경사가 심해서 농사에 활용하기 어럽다. 영농여권분리농지로 따로 지정되지 않는 한 일반 법인은 농지를 살 수가 없다”며 “어쩔 수 없이 박소연 대표 개인이 대신 매수할 수밖에 없었다. 이런 해명을 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손 변호사는 “’보호소 지을 땅이 전국에 그곳뿐이었는가’, ‘굳이 왜 법인 이름으로 살 수 없는 땅을 샀는가’, ‘이건 혹시 ‘보호소를 세울 수 없는 땅을 산 것 아닌가’ 등 여러 의문이 계속 꼬리를 물고 있다”고 말했다.

손 변호사는 또한 “편의상 이름을 빌려준 것이라고 해명한다면 그 자체가 ‘명의신탁’으로 부동산 실명법 위반”이라고 지적했다.

이번 논란은 이 단체의 동물관리국장 A씨가 케어에서 보호 중인 동물을 박 대표 지시로 무더기 안락사했다고 폭로하면 시작됐다. A씨는 지난 2015년부터 지난해 9월까지 구조 동물 230마리 이상이 안락사 됐으며, 박 대표가 이를 비밀리에 지시했다고 주장했다. 특히, 안락사한 동물 중에는 질병 등의 사유가 없는 건강한 동물도 일부 포함된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더 커지고 있다.

이에 박 대표는 지난 15일 페이스북을 통해 “이번 사태에 대한 막중한 책임을 통감한다”며 “급여를 받지 않기로 회계팀에 전달했다. 후원금이 끊어지는 상황에서 남은 동물을 위해 급여를 받지 않는 것이 최소한의 도리”라고 밝혔다.

한편 뮤지컬 배우 출신 박 대표는 1992년 ‘최선생’을 시작으로 2003년 ‘난타’ 등에서 활동했다. 박 대표는 지인 10여명과 2002년 ‘동물사랑실천협회’라는 인터넷 사이트를 운영하며 본격적으로 동물보호 운동에 나섰다.

그는 ▲동물보호법 추진위원회의 위원▲적십자 동물보호교육 담당▲농림수산식품부 동물방역위원▲서울시 동물복지위원회 위원 등을 역임했다. 박 대표는 2011년 안락사를 시행하지 않겠다고 공언한 바 있다.

박 대표는 이번 주 안으로 기자회견을 열고 최근 의혹에 대해 소명하고 입장을 밝힐 예정이다.

배재성 기자 hongdoy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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