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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드 리메이크되는 '악녀', 도끼 휘두르는 숙희 역 누가 맡을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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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드 제작이 결정된 김옥빈표 청불 액션영화 '악녀' 한 장면. 국내 120만 관객에 그쳤지만, 독특한 액션 스타일로 칸영화제 등에서 주목받았다. [사진 NEW]

미드 제작이 결정된 김옥빈표 청불 액션영화 '악녀' 한 장면. 국내 120만 관객에 그쳤지만, 독특한 액션 스타일로 칸영화제 등에서 주목받았다. [사진 NEW]

정병길 감독, '워킹데드' 제작사와 미드판 각본 참여

칸 국제영화제에 초청받았던 김옥빈 주연의 액션영화 ‘악녀’(2017, 정병길 감독)가 미국 드라마로 리메이크된다. 제작사는 미드 좀비물 ‘워킹데드’를 성공시킨 스카이바운드 엔터테인먼트다. TV 시리즈명은 ‘Villainess’. 비밀조직에서 살인병기로 키워진 여성이 운명에 맞서 사투를 벌이는 내용은 원작과 같다. 한국이던 무대는 미국 L.A.로 옮겨졌다. ‘악녀’를 기획‧공동각본‧제작‧연출한 정병길 감독이 직접 시나리오‧공동제작에 참여한다.

‘워킹데드’ 제작사는 ‘악녀’의 어떤 점에 끌렸을까. “유니크한 액션과 더불어 여주인공의 비하인드 스토리를 다양하게 확장시킬 수 있다는 매력이 미드 리메이크 성사에 큰 역할을 했다.” 국내 투자‧배급에 이어 해외 세일즈를 담당한 NEW의 글로벌판권유통사업부 콘텐츠판다 측의 설명이다. 콘텐츠판다는 스카이바운드 엔터테인먼트와 ‘제작 파트너십’을 맺어 미드판에도 참여한다.

‘악녀’는 국내 120만 관객에 그쳤지만, 액션스쿨 출신 정병길 감독이 빚어낸 ‘청불’ 액션은 꽤 인상적이었다. 주인공 숙희(김옥빈)가 오토바이로 도심을 질주하며 칼로 적들을 제압하고, 좁은 버스 안에서 칼과 도끼로 장정들을 쓰러트린 장면들은 2년 전 칸 영화제 심야상영 부문에 초청됐을 때도 주목 받았다. 미드판은 현재 각본작업과 함께 연출‧출연진을 물색하는 단계로 프리 프로덕션을 마치는 대로 촬영에 돌입할 예정이다.

'악녀'에서 살인병기로 키워진 주인공 숙희(김옥빈)가 웨딩드레스를 입고 총으로 적과 맞선 장면. 김옥빈은 영화의 90%에 달하는 액션신을 대역 없이 몸소 소화했다. [사진 NEW]

'악녀'에서 살인병기로 키워진 주인공 숙희(김옥빈)가 웨딩드레스를 입고 총으로 적과 맞선 장면. 김옥빈은 영화의 90%에 달하는 액션신을 대역 없이 몸소 소화했다. [사진 NEW]

해외 드라마로 만들어진 역대 한국영화는…

한국영화가 해외 드라마로 만들어진 사례는 이전에도 있었다. 고등학교에 간 조폭 두목을 그린 윤제균 감독의 코미디 ‘두사부일체’는 일본에서 드라마 ‘마이 보스 마이 히어로’로 리메이크돼 높은 시청률을 기록하며 주연 배우 나가세 토모야의 대표작이 됐다. 하지만 최근의 해외 리메이크 양상은 조금 다르다. ‘악녀’처럼 한국영화의 제작진 및 투자‧배급사가 해외 리메이크작을 공동제작하거나 지분투자하는 방식이 늘고 있다. 현지 흥행에 성공하면 해외 제작사에 판권만 판매할 때보다 더 큰 지분을 인정받는 것은 물론, IP(지적재산권) 현지화 노하우도 쌓을 수 있기 때문이다.

원저작자의 명성과 노하우를 보태려는 목적도 있다. 넷플릭스 시리즈물로 제작 중인 봉준호 감독의 SF 블록버스터 ‘설국열차’가 대표적인 예다. 이 역시 한국영화가 해외 드라마로 리메이크되는 형태로, 봉 감독이 글로벌 제작‧배급사 ITV 스튜디오 글로벌 엔터테인먼트와 공동제작에 나섰다. 원작 영화의 제작자 박찬욱 감독과 투자배급사 CJ엔터테인먼트도 넷플릭스판 공동제작에 참여했다.

넷플릭스 시리즈로 리메이크 중인 봉준호 감독의 영화 '설국열차'. '캡틴 아메리카'의 할리우드 스타 크리스 에반스와 틸다 스윈튼, 한국배우 송강호, 고아성 등이 주연을 맡아 전세계 개봉했다. [사진 CJ 엔터테인먼트]

넷플릭스 시리즈로 리메이크 중인 봉준호 감독의 영화 '설국열차'. '캡틴 아메리카'의 할리우드 스타 크리스 에반스와 틸다 스윈튼, 한국배우 송강호, 고아성 등이 주연을 맡아 전세계 개봉했다. [사진 CJ 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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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원정 기자 na.wonj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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