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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조성길, 난민 될 권리있다"…"북한은 나라 전체가 감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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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1월 초 이탈리아 주재 북한 대사관에서 잠적한 조성길 대사 대리 [AP=연합뉴스]

지난해 11월 초 이탈리아 주재 북한 대사관에서 잠적한 조성길 대사 대리 [AP=연합뉴스]

행방이 묘연한 조성길 전 주이탈리아 북한 대사대리에 대해 토마스 오헤아 킨타나 유엔 북한인권 특별보고관이 11일 기자회견에서 “모든 이들은 망명을 신청할 권리가 있다”고 말했다. 킨타나 특별보고관은 또 “내가 이탈리아 정부에 요청해 제공 받은 사실관계는 그가 사라지기 전에 이미 다른 대사대리로 교체될 계획이 있었다는 것 정도”라며 “추가적으로 덧붙일 말은 없지만, 누구에게나 국제법 측면에서 난민으로 인정될 수 있다는 점을 말해두고 싶다”고 강조했다.

토마스 오헤아 킨타나 유엔 북한인권특별보고관

토마스 오헤아 킨타나 유엔 북한인권특별보고관

킨타나 특별보고관은 지난 7일 방한해 외교부 이태호 제2차관과 통일부 천해성 차관 등 정부 관계자들을 만나고 북한이탈주민정착지원사무소(하나원)에서 최근 탈북한 이들을 면담했다. 이 결과를 종합해 오는 3월 유엔 인권이사회에 북한의 인권 상황 관련 보고서를 제출할 예정이다. 이날 기자회견은 방한 일정에 대한 결과를 브리핑하는 성격으로 열렸다. 킨타나 특별보고관은 2016년 임명돼 현재까지 5번 방한했으나 북한 방문은 모두 거부당했다. 이와 관련 그는 기자회견에서 “지금 기자회견도 서울이 아닌 평양에서 열려야 했다”며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올해 신년사에서도 인민의 삶의 질 향상을 강조했듯, 북한 당국이 어서 문을 열고 인권 논의를 하기 바란다”고 말했다.

북한 인권 문제에 있어서의 한국 정부의 역할에 대해 킨타나 특별보고관은 “한국 정부와의 협력은 매우 중요하고 만족한다”면서도 “중국 내 탈북자의 재송환 문제 등에서 한국 정부가 할 수 있는 역할이 더 많고, 관심을 가져주기 바란다”고 촉구했다. 정부 일각에선 북ㆍ미 및 북ㆍ중, 남북 대화가 이뤄지고 있는 상황에서 북한이 민감해하는 인권 문제가 현 시점에서 논의되는 것을 두고 껄끄러운 시각도 존재한다. 이에 대한 질문을 받고 킨타나 특별보고관은 “비핵화 협상 및 남북 화해 국면에서도 인권은 반드시 의제로 포함돼야 한다”며 “2019년이야말로 협상 의제에 인권 문제가 포함이 되는 시작점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태호 외교부 2차관이 7일 오전 서울 종로구 외교부에서 방한중인 토마스 오헤아 킨타나 유엔 북한인권 특별보고관과 만나 악수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태호 외교부 2차관이 7일 오전 서울 종로구 외교부에서 방한중인 토마스 오헤아 킨타나 유엔 북한인권 특별보고관과 만나 악수하고 있다. [연합뉴스]

현재 북한의 인권 상황에 대해 킨타나 특별보고관은 “면담했던 최근의 탈북자 한 명은 내게 ‘북한은 나라 전체가 감옥’이라고 했다”며 “사회적 경제적으로, 특히 지방에 사는 일반 시민들의 인권 수준이 여전히 매우 열악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북한의 핵 실험 및 미사일 발사 실험에 대한 유엔 및 국제사회의 단독 대북 경제제재 등에 대해 “경제 제재로 주민들의 생활이 어려워진 것을 사실”이라며 비핵화 협상의 진전도 촉구했다. 제재 해제는 비핵화 진전과 연동되어 있다는 전제 아래 내놓은 입장이다.

킨타나 특별보고관은 지난해 방한에서 2016년 중국 류경식당에서 일하다 집단 탈출해 한국에 입국했던 여성 종업원 문제도 다뤘다. 그는 지난해에는 여성종업원 2명을 직접 만나기도 했으나 올해는 그런 만남은 없었다고 말했다. 킨타나 특별보고관은 “여성종업원들에게 모두 여권이 발급이 되었고, 이는 내가 한국 정부에 (지난해) 요청했던 사안이기도 하다”며 “이 문제가 어느 정도 해결이 됐다고 본다. 단, 어떤 결정도 남북 모두에 의해 정치적으로 이용돼선 안 되고, 종업원들 자신들이 원하는 바를 반드시 존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수진 기자 chun.su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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