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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재범 부모 "한쪽 말만 듣지 말고, 반대편 입장도 살펴달라" 호소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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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재범 전 쇼트트랙 국가대표팀 코치. [뉴스1]

조재범 전 쇼트트랙 국가대표팀 코치. [뉴스1]

심석희(22) 선수 성폭력 의혹을 받는 조재범(38) 전 쇼트트랙 국가대표팀 코치의 가족이 "한쪽 말만 듣고 단정하지 말고 정확한 진상 파악을 먼저 해달라"고 호소했다.

"과도한 체벌은 잘못되고 비판 받아 마땅한 일 #성폭행범으로 여론재판…부당한 처벌 없어야 #심석희 가족, 사과·전화 거부…오해 거둬달라"

11일 뉴스토마토에 따르면조재범 전 코치 가족은 10일 '심석희 선수 사건에 대한 조재범 코치 가족의 입장'을 냈다.

입장문에서 조 전 코치 가족은 "제 아들 조재범 코치가 선수들을 지도하면서 과도한 체벌이라는 잘못된 방식을 사용한 것은 백번 천번 잘못되고 비판받아야 한다"며 "저 역시 아들을 대신해 상처를 입은 선수들과 부모님께 깊이 사과를 드립니다. 정말로 죄송하다"라고 사죄했다.

다만 "수천 건의 보도와 수많은 SNS 메시지로 조 전 코치는 상습 성폭행범으로 이미 인민재판·여론재판이 끝났다"며 "조 전 코치가 잘못된 행동을 했다면 벌 받아야 하지만 잘못한 일이 없다면 하지 않은 일로 부당하게 처벌받은 일 역시 없어야 한다"고 호소했다.

조 전 코치 부모는 "저는 제 아들의 행동을 비호하고자 하는 것이 아니다"며 "심석희 선수의 새로운 주장에 대해 실제로 어떤 일이 발생했는지 또한 그러한 일이 형벌을 받을 범죄 행위인지 정확한 판단을 받자는 것이다. 한쪽의 주장만 듣지 말고 반대편의 입장도 같이 살펴달라"고 간곡히 말했다.

조재범 전 코치의 혐의. [중앙포토]

조재범 전 코치의 혐의. [중앙포토]

가족은 심 선수와 심 선수의 부친에게도 사과했다. 가족은 "조 코치나 저희 가족들이 이 사건 이후 보낸 사과문·편지·문자·전화를 모두 거부하고 찾아뵙기를 수십 차례 청해도 만나주지 않을 만큼 상처와 앙금이 깊은 것은 잘 알겠다"며 "하지만 지난 14년간 함께 한 인연을 모두 부인하고 '조 코치의 폭행 동기가 특정 선수를 밀어주기 위해 심 선수의 경기력을 일부러 떨어뜨렸다'는 오해는 이제 제발 거두어주시기 바란다"고 부탁했다.

심 선수를 대리하는 법무법인 세종 측 변호사에게도 "대형로펌의 품격에 맞는 페어플레이를 해달라"고 당부했다. 조 코치 가족은 "저희는 새 변호인을 찾고 열람복사 신청을 하느라 고소장에 기재된 정확한 범죄사실 조차 아직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면서 "항소심에 영향을 미치기 위해 선고일을 불과 6일 앞둔 시점에 방송에서 고소사실을 공개하고, 이를 근거로 다른 피해자들의 합의 철회를 유도했다는 불필요한 오해를 사지 않도록 해달라"고 말했다.

이 사건을 보도하는 언론에도 "어느 한쪽 주장만을 일방 적으로 담는 '범인화 보도'를 멈춰달라"면서 "현재 재판 중인 공소사실과 무관한 보도, 조 코치와는아무 상관없는 다른 종목, 다른 코치, 다른 피해자의 사건을 마치 확인된 사실인 것처럼 함께 다루며 조 코치를 여론으로 단죄하지 말아달라"고 요청했다.

한편 지난 8일 심 선수가 조 전 코치로부터 10대 시절부터 상습적인 성폭력을 당했다며 추가 고소한 사실이 알려졌다. 심 선수 측 관계자에 따르면 심 선수는 고등학교 2학년 때인 2014년부터 평창 올림픽 개막 두 달 전까지, 4년 가까이 지속해서 성폭력 피해를 봤다고 주장했다.

조 전 코치 측은 심 선수의 성폭력 피해 주장에 대해 사실무근이라고 반박하며 혐의를 전면 부인하고 있다. 조 전 코치의 법률대리인은 10일 오후 중앙일보와 통화에서 "조 전 코치가 '자신은 절대 (심 선수를) 성폭력한 적이 없다'고 억울해하고 있다"고 전했다.

앞서 조 전 코치는 2011년부터 지난해 1월까지 심 선수를 비롯한 쇼트트랙 선수 4명을 상습폭행한 혐의로 지난해 8월 징역 10월의 실형을 선고받고 구치소에 수감 중이다.

홍수민 기자 sum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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