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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다보스포럼 참석 전격 취소

중앙일보

입력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0일(현지시간) 연방정부 셧다운(일시적 업무정지)사태로 인해 오는 22∼25일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리는 다보스 포럼(세계경제포럼 연차총회) 참석을 취소한다고 밝혔다.

셧다운 장기화되며 22~25일 참석 않기로 #폼페이오-김영철 회동 일정 조율 여유 생겨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0일(현지시간) 멕시코와의 국경지역을 방문하기 위해 백악관을 떠나기 전 기자들에게 "민주당이 장벽 건설을 위한 예산을 반영하지 않는다면 '국가비상사태 선포'에 나설 수 있다"고 말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0일(현지시간) 멕시코와의 국경지역을 방문하기 위해 백악관을 떠나기 전 기자들에게 "민주당이 장벽 건설을 위한 예산을 반영하지 않는다면 '국가비상사태 선포'에 나설 수 있다"고 말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미-멕시코 국경) 장벽 건설에 대한 민주당의 비협조적 태도 및 우리나라 안전의 중요성을 감안해 난 정중하게 세계경제포럼 참석을 위해 스위스 다보스로 가려던 매우 중요한 일정을 취소한다"며 "나의 따뜻한 인사와 사과의 말씀을 전한다"고 전했다.

다보스 포럼 참석 취소는 이날로 20일째로 접어든 셧다운 해결을 위한 민주당과의 협상이 교착에 빠진 가운데 야당인 민주당에 그 책임을 돌리며 장기전 돌입을 불사하겠다는 의지로 해석된다. 지금까지 역대 최장 셧다운 기록은 빌 클린턴 행정부 시절의 21일이다.
당초 트럼프 대통령은 다보스 포럼 기간 중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오른팔인 왕치산(王岐山·70) 부주석과 접촉을 갖고 미중 무역분쟁 해결을 위한 담판에 나설 예정이었다.

지난해 미 대통령으로는 18년 만에 다보스포럼에 참석했던 트럼프는 2년 연속으로 이 행사에 출석할 예정이었으며,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도 수행할 계획이었다.

이에 따라 폼페이오 국무장관과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 간 고위급 회담 일정 잡기가 훨씬 수월해졌다는 지적도 나온다.
당초 16일 중동·아프리카 순방에서 돌아오는 폼페이오는 다보스 일정 상 17~19일, 혹은 28~31일 사이에 뉴욕에서 김 부위원장과 만나는 일정을 조율할 것으로 알려졌지만, 다보스 행이 취소됨에 따라 신축적으로 일정 조정이 가능해질 전망이다.
미국 측은 지난주 북한 측에 뉴욕 면담 가능 날짜를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북한 측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중국 방문을 마치고 귀국하는대로 최종 입장을 알려 올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날 텍사스주의 멕시코와의 국경 지역을 방문해 국경순찰대 관계자 등과 현장을 시찰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오른쪽 두 번째)이 지난해 12월 11일(현지시간) 워싱턴DC 백악관에서 마이크 펜스 부통령(왼쪽 두 번째)과 함께 낸시 펠로시 하원 의장(당시 민주당 원내대표, 왼쪽), 척 슈머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와 만나 멕시코 국경장벽 건설 예산을 둘러싸고 설전을 벌이고 있다. [AFP=연합뉴스 자료사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오른쪽 두 번째)이 지난해 12월 11일(현지시간) 워싱턴DC 백악관에서 마이크 펜스 부통령(왼쪽 두 번째)과 함께 낸시 펠로시 하원 의장(당시 민주당 원내대표, 왼쪽), 척 슈머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와 만나 멕시코 국경장벽 건설 예산을 둘러싸고 설전을 벌이고 있다. [AFP=연합뉴스 자료사진]

그는 민주당이 국경 장벽 건설을 위한 예산을 반영하지 않는 한 셧다운을 풀 생각이 없으며, "나에겐 국경의 안전을 위해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할 절대적인 권한이 있다"고 강조했다. 국가 비상사태가 선포되면 트럼프 대통령은 의회의 승인 없이 군대를 동원, 국경 장벽 건설을 강행할 수 있게 된다. 관련 예산은 미 국방부의 군사용 건설 예산에서 돌려 쓰는 방안이 거론된다.

다만 이 경우 민주당은 국가비상사태 선포의 적법성을 문제삼으며 즉각 소송을 벌일 것이라 예고하고 있다.

국가비상사태로 선포되면 현재 상원에 계류돼 있는 예산안(국경장벽 건설예산 미반영)을 공화당이 통과시키며 자연스럽게 셧다운이 풀릴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 방안은 국경 장벽 건설에 대한 공화당과 민주당의 입장이 첨예하게 대립돼 있는 만큼 서로의 체면을 세우며 절충하는 방안으로 거론돼 왔다. 실제 미국은 현재 31개 분야에 걸쳐 국가 비상사태 선포가 풀리지 않는 상황이 지속되고 있는 상황이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미중 무역분쟁 협상을 거론하며 "솔직히 여러 측면에서 중국의 '울보' 척 (슈머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과 낸시(펠로시 하원의장)보다 훨씬 더 낫다는 것을 알게 됐다"며 민주당 수뇌부를 비판했다.

워싱턴=김현기 특파원 luckym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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