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대통령, 성장·혁신 50번 말했지만 “정책기조 유지”

중앙일보

입력 2019.01.11 00:17

업데이트 2019.01.11 0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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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문재인 대통령이 10일 청와대에서 신년 기자회견을 했다. 문 대통령은 회견문을 통해 ’올해는 국민의 삶 속에서 정부의 경제정책이 옳은 방향이라는 것을 확실히 체감되도록 하는 것이 목표“라고 강조했다. 이날 회견은 문 대통령이 청와대 본관에서 30분가량 회견문을 낭독한 뒤 영빈관으로 자리를 옮겨 직접 내·외신 기자들의 질문을 받았다. 문 대통령이 질문할 기자를 지목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문재인 대통령이 10일 청와대에서 신년 기자회견을 했다. 문 대통령은 회견문을 통해 ’올해는 국민의 삶 속에서 정부의 경제정책이 옳은 방향이라는 것을 확실히 체감되도록 하는 것이 목표“라고 강조했다. 이날 회견은 문 대통령이 청와대 본관에서 30분가량 회견문을 낭독한 뒤 영빈관으로 자리를 옮겨 직접 내·외신 기자들의 질문을 받았다. 문 대통령이 질문할 기자를 지목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문재인 정부의 새해 경제정책 기조가 과거와 크게 달라질 것 같진 않다.”

문 대통령 신년사로 본 경제정책
소득성장 → 포용성장 바뀌었지만
분배중심 경제방향 지속에 무게

전문가들 “유리한 데이터만 제시”
재계 “대책은 없이 희망적 전망만”

문 대통령의 10일 신년 기자회견을 보고 많은 경제계 인사들이 내린 결론이다.

이번 신년사에서 문 대통령은 현 정부 경제노선의 트레이드 마크인 ‘소득주도성장’과, 소득주도성장을 지탱하는 핵심 정책인 ‘최저임금 인상’을 딱 한 번씩만 언급했다. “최저임금 인상은 우리 경제의 체질을 바꾸는 의미있는 결정이며, 가계소득을 높여 소득주도성장의 기반이 될 것”이란 지난해 신년사와는 온도차가 컸다.

그 빈자리를 메운 건 경제(35회)·성장(29회)·혁신(21회) 등이었다. 전형적인 보수의 화두다. 종합적으론 “‘혁신적 포용국가’를 이루어 내겠다”로 마무리했다. 성태윤 연세대 교수는 “사실상 분배정책인 소득주도성장의 언급을 최소화하고, 포용성장으로 선회한 건 유의미한 변화”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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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이 같은 수사(修辭)의 변화가 근본적인 노선 전환인지에 대해선 물음표가 찍혔다. 이번 신년사는 외연적인 경제성과(7번째 경제강국)→이면의 부정적 요소(부의 양극화)→원인 진단(승자독식 경제)→해결방법(포용적 성장)의 논리구조였다. 경제성장의 명암 중 ‘어두움’(불평등)을 부각해 이를 해결하는 게 우선 순위에 있음을 강조했다. 비록 고용지표 악화 등 “경제상황을 매우 엄중하게 인식”하고 있지만 이럴수록 “사람중심경제의 필요성을 더욱 강하게 말해 주고 있다”고 밝혔다. 기자들과의 질의 응답에선 “우리 사회의 양극화·불평등 구조를 바꾸지 않고서는 지속가능한 성장이 불가능하다”며 “정책기조는 계속 유지될 것”이라고 단언했다. 이 때문에 전문가들 사이에선 “경제상황이 나빠져도 현 정부의 ‘분배중심’ 경제방향은 당분간 지속될 것”(조동근 명지대 교수)이란 전망이 나온다.

문 대통령이 기존 기조를 고수하는 이유는 뭘까. 이와 관련해 청와대의 현실진단에 의문을 제기하는 전문가가 많다. 이날 문 대통령은 “고용지표가 나쁜 부분은 아픈 대목이다. 정부도 할 말이 없다”면서도 “긍정적인 효과가 있다. 전반적으로 가계소득이 높아졌다. 저임금 근로자 비중이 줄어들었다. 청년고용률을 사상 최고일 정도로 나아가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김태기 단국대 교수는 “여러 경제 데이터 중 유리하게 해석될 수 있는 대목만 가져다 쓰는 ‘선택적 오류’를 범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최저임금’의 정책적 효과와 직접 관련된 소득 최하위와 차하위 계층의 소득은 지난해 3분기 연속 줄었는데도 전체 평균 소득이 늘어난 통계를 제시하는 건 논리적이지 않다는 것이다.

정치적 측면에선 “지금 경제 기조를 바꿔도 ‘거봐라 틀린 거 아니냐’는 비판에 휩싸일 테니 대통령으로서도 섣불리 수정할 수 없을 것”(강원택 서울대 교수)이란 분석도 있다.

이날 회견에 대해 경총 관계자는 “대책 제시 없이 무조건 ‘같이 잘살자’는 희망 섞인 전망만 내놓는 게 어떤 의미가 있느냐”고 말했다.

최민우·강기헌 기자 minwo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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