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 많이 흘러요"···예천군 의원 폭행 피해자 녹취 공개

중앙일보

입력 2019.01.08 02:06

업데이트 2019.01.08 10:03

예천군의회 의장과 부의장이 4일 외국 연수 중 가이드 폭행과 관련해 사과문을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예천군의회 의장과 부의장이 4일 외국 연수 중 가이드 폭행과 관련해 사과문을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경북 예천군의회 박종철 부의장(자유한국당)에게 폭행을 당한 캐나다 현지 가이드가 당시 911에 신고했던 통화 내용이 공개됐다.

예천군의회 의원 9명 전원과 의회 사무국 직원 5명 등 14명은 지난해 12월 20일부터 29일까지 7박 10일간 일정으로 미국 동부와 캐나다로 연수를 다녀왔다. 1명당 442만원씩 총 6188만원의 예산을 썼다.

연수 나흘째인 12월 23일(현지시간) 문제의 폭행 사건이 일어났다. 이날 오후 6시께 캐나다 토론토에서 저녁 식사를 하고 다른 장소로 가기 전 박 부의장이 가이드 A씨를 주먹으로 때려 다치게 했다. “일정이 빡빡하다”는 이유에서라고 한다.

가이드 A씨가 공개한 사진과 당시 녹취 내용. [사진 MBC]

가이드 A씨가 공개한 사진과 당시 녹취 내용. [사진 MBC]

7일 MBC가 공개한 A씨가 당시 911에 신고한 녹취 파일에 따르면 A씨는 “경찰 좀 불러달라”고 말했다. “앰뷸런스는 필요 없다”는 A씨 말에 버스 운전기사는 “앰뷸런스가 필요 없다는 건 안 된다. 피를 너무 많이 흘리고 있다”고 A씨를 만류했다.

이 녹취 파일에는 신고를 말리는 예천군의회 관계자 목소리도 담겨 있었다. A씨가 “누가 제 얼굴을 때렸다. 안경이 부러졌고 얼굴에 피가 난다”고 하자 “사과하러 왔다. (전화를) 끊으라. 끊고 얘기 좀 하자”는 대목이 나온다.

신고에 따라 박 부의장은 현지에서 경찰 조사를 받았다. A씨는 예천군 의원들의 중재로 약 5000달러를 받고 합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7일 해외연수 중 가이드를 폭행해 논란을 빚고 있는 경북 예천군의회 청사 앞에 '군의원 전원 사퇴하라'라고 쓴 플래카드가 게시돼 있다. [뉴시스]

7일 해외연수 중 가이드를 폭행해 논란을 빚고 있는 경북 예천군의회 청사 앞에 '군의원 전원 사퇴하라'라고 쓴 플래카드가 게시돼 있다. [뉴시스]

경북 예천군의회 박종철 부의장. [사진 JTBC]

경북 예천군의회 박종철 부의장. [사진 JTBC]

이 사실이 알려지자 박 부의장은 지난 4일 부의장직 사퇴 의사를 밝힌 데 이어 7일엔 한국당에 탈당계를 냈다. 그러나 논란은 쉽게 가라앉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경찰은 이날 한 시민단체가 박 의원을 고발함에 따라 수사에 나섰다. 경찰은 박 의원에게 A씨 진술을 받는 등 증거를 확보한 뒤 박 의원을 소환해 조사할 방침이다.

채혜선 기자 chae.hyese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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