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안의 지역경제가 상당히 어렵습니다. 해결을 위해 각계각층의 지혜가 필요합니다. 지역의 상인을 살려주십시오”
가세로 충남 태안군수가 7일 오전 태안군청 브리핑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렇게 호소했다. 가 군수는 이 자리에서 우선 지난해 12월 숨진 고 김용균(25)씨에 대한 위로의 말을 전했다.
지난해 12월 사고 이후 사회분위기 급격이 얼어 붙어 #가세로 군수 "죽음 안타깝지만 상인들 외면할수 없어" #가 군수 "안전관리 강화, 노동자 권익신장 위해 노력"
가 군수는 먼저 “고 김용균님의 사고가 태안에서 발생한 것을 대단히 안타깝게 생각한다”며 “최일선 행정기관으로 안전관리 강화와 노동자 권익 신장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번 사고를 계기로 28년 만에 산업안전보건법이 전면 개정돼 안전 사각지대가 줄어든 점은 다행이라고도 했다.
가 군수는 이어 “김용균씨 사고 여파로 지역경제가 급속히 침체했고 태안군민이 그 피해를 떠안고 있는 상황”이라며 “지역경제가 사고 이전수준으로 회복할 수 있도록 정부와 관계기관, 노동계, 국민에게 도움을 부탁한다”고 말했다.
그는 2007년 12월 태안에서 발생했던 허베이스피리트호 기름유출 사고를 언급하며 지역경제가 몇 년간 파탄에 빠졌던 점을 예로 들었다. 100만명이 넘는 자원봉사자와 온 국민의 성원으로 조기극복이 가능했다고 강조했다.
가세로 군수는 “국민적 애도 분위기 속에서 지역이 위축되면서 한 달간 지역경제가 급속히 악화했다”며 “그 피해는 고스란히 태안군민이 떠안고 있다”고 호소했다.
가 군수 역시 김용균씨와 같은 청년을 둔 아버지로 비참함과 참혹한 마음을 감출 수 없었다고 한다. 하지만 지역주민 6만4000여 명의 생계와 지역경제를 책임져야 하는 단체장으로 군민의 어려움을 외면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그는 “여기저기서 어렵다고 아우성이다. 영업이 되지 않아 문을 닫는 가게가 속출하고 있다”며 “하루에도 몇 사람씩 군청을 항의 방문해 이 사태를 조속히 해결해줄 것으로 요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태안화력발전소를 운영하는 서부발전은 태안에서 가장 큰 기업이다. 본사와 태안화력발전본부, 협력업체까지 포함하면 근로자 수가 2800여 명에 달한다. 공공기관을 제외하고 상시 근로자 수가 100명이 넘는 기업은 손에 꼽을 정도다.
하지만 사고 이후 이들이 외부활동을 중단하면서 지역경제가 최악의 상황으로 직면했고 일부 주민들 사이에서는 “질식상태에 도달했다”는 아우성이 끊이지 않고 있다.
가세로 군수는 “11년 전 큰 아픔을 겪었던 태안군민을 위해 위축된 이 상황을 하루빨리 수습하고 지역경제가 정상화할 수 있도록 각계에 호소한다”며 “모든 태안군민은 고 김용균님을 애도하고 노동자의 권익 신장을 위해 함께 노력할 것을 약속한다”고 말했다.
태안=신진호 기자 shin.jinho@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