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나귀 가죽 푹 삶아 만든 아교, 관절에 좋은 이유는?

중앙일보

입력 2019.01.07 07:00

[더,오래] 김국진의 튼튼마디 백세인생(39)

100세 시대가 되면서 퇴행성관절염으로 고생하는 사람이 많습니다. ‘골(骨)관절염’이라고도 불리는 퇴행성관절염은 뼈를 덮고 있는 관절표면인 연골이 얇아지면서 뼈를 보호하는 기능이 약해지고, 뼈끼리 마찰로 생긴 작은 상처로 인해 관절에 염증이 계속해서 생기는 질병입니다. 이 때문에 통증이 발생하고 심한 경우 전혀 움직이지 못할 수도 있습니다.

한의학적으로 노화는 ‘생명의 물’인 진액(津液)이 말라가는 과정으로 해석합니다. 어린아이는 탱탱한 피부와 검은 머리카락, 그리고 유연하고 탄력이 넘치는 관절을 갖고 있습니다. 그러나 나이가 들면 진액이 점차 줄어들고 말라가면서 관절뿐만 아니라 온몸이 건조해집니다.

나이 들면 말라가는 ‘생명의 물’ 진액
퇴행성 관절염은 무릎 연골이 닳아 없어질 때까지 통증이 없어 방치하기 쉽다. 제때 치료하지 않으면 증상이 악화돼 걷는 게 힘들어진다. [중앙포토]

퇴행성 관절염은 무릎 연골이 닳아 없어질 때까지 통증이 없어 방치하기 쉽다. 제때 치료하지 않으면 증상이 악화돼 걷는 게 힘들어진다. [중앙포토]

관절 연골 자체에는 통증을 감지하는 신경이 없지만, 관절 구성체인 활막(滑膜)과 인대(靭帶) 등에는 통증을 느끼는 신경이 있어 퇴행성관절염이 생기면 통증을 호소합니다. 관절 연골에는 또 영양분을 전달하는 혈관은 없고 관절액(液)으로부터 영양이 직접 공급됩니다. 따라서 관절 연골의 영양 상태를 개선하기 위해서는 적당한 운동요법과 식이요법이 꼭 필요합니다.

관절 연골의 건강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콜라겐 섭취가 필요합니다. 콜라겐은 생물의 몸을 만드는 단백질 성분으로서 건강한 관절을 유지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기 때문입니다. 콜라겐은 섬유상(纖維狀) 또는 막상(膜狀)의 구조체  로 물에 녹지 않는 상태로 존재합니다. 피부, 힘줄, 연골, 뼈, 혈관 벽, 치아 등에 다량 포함된 콜라겐은 화학적으로 안정적인 단백질입니다. 입을 통해 섭취된 콜라겐은 위장 등에서 소화‧분해돼 혈액에 흡수됩니다.

한의학에서 많이 사용하는 최고의 콜라겐은 아교(阿膠)입니다. 한국에서는 대중적으로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중국인은 건강을 유지하는데 아교(阿膠)라는 약재를 널리 사용하고 있습니다.

당나귀 껍질을 푹 삶아 아교를 만드는 과정. [사진 김국진]

당나귀 껍질을 푹 삶아 아교를 만드는 과정. [사진 김국진]

아교는 2500년이 넘는 역사를 가진 귀한 약재입니다. 예로부터 아교는 당나귀 가죽을 오랜 시간에 걸쳐 푹 끓여서 제조했습니다. 중국 동아아교사(東阿阿膠社)의 아교 제작기술은 중국의 무형문화재로 등록될 정도입니다. 제조 방법이 어려운 아교는 지금도 가격이 비싸지만, 옛날에는 왕실의 높은 신분만 입수할 수 있는 최고급 약재였습니다.

아교, 여성 질병 치료에도 훌륭한 약재

아교는 보혈(補血)작용이 뛰어납니다. 따라서 월경, 임신, 출산 등이 모두 피와 관계되는 여성의 질병 치료에 아교가 매우 훌륭한 약재입니다. 아교가 관절 건강에 좋다고 하는 것도 아교의 윤조(潤燥) 작용 때문입니다.

윤조란 신체 안팎을 윤택하고 부드럽게 만드는 작용을 말합니다. 아교를 섭취해 신체 내부가 부드러워지면 변비, 관절통, 천식, 가래 등을 개선할 수 있습니다. 또 신체 외부가 부드러워지면 피부에 탄력이 붙고 아토피나 건선 등의 피부질환이 개선됩니다.

한방에서 퇴행성관절염을 치료하는 원리는 관절 내에 부족해진 진액을 보강해 주는 것이다. 아교를 섭취해 신체를 부드럽게 만드는 것도 그 한가지다. [사진 튼튼마디한의원]

한방에서 퇴행성관절염을 치료하는 원리는 관절 내에 부족해진 진액을 보강해 주는 것이다. 아교를 섭취해 신체를 부드럽게 만드는 것도 그 한가지다. [사진 튼튼마디한의원]

한방에서 퇴행성관절염을 치료하는 원리는 관절 내의 부족해진 진액을 보강해 관절을 건강한 상태로 되돌리는 것입니다. 연골 구성성분과 동일한 성분의 교질로 만든 연골 한약을 먹게 함으로써 퇴행성관절염을 호전시킬 수 있습니다.

일상에서는 도가니탕이나 족발, 닭발 등을 먹는 것도 콜라겐 섭취에 도움이 됩니다. 소주 안주로 좋은 돼지 껍데기에도 콜라겐이 많이 함유되어 있습니다. 다만 일반식품으로 고분자 콜라겐을 다량으로 섭취하는 것은 소화와 체내 흡수에 문제가 생길 수 있기 때문에, 경험이 많은 전문 의료진과의 상담과 정확한 처방을 통해 소화와 흡수에 문제가 없도록 섭취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글=김영석 튼튼마디한의원 광주점 원장 omdrys74@ttjoint.com
정리=김국진 중앙일보 '더,오래'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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