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멋과 안전 다 잡은 홍콩의 기발한 자전거 헬멧

중앙일보

입력

차이나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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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D 불빛으로 급제동 경고와 방향지시를 알려주는 스마트 자전거 헬멧이 타임지 선정 최고의 발명품 2018(Best Inventions of 2018)에 선정됐다. 이 헬멧의 이름은 루모스(Lumos). 동명의 홍콩 스타트업이 개발했다.

[사진 루모스 헬멧]

[사진 루모스 헬멧]

루모스의 창업자는 싱가포르 출신의 천유윈(陈有运), 홍콩과기대학을 졸업한 천하오란(陈浩然)이다.

2018 타임지 선정 최고의 발명품 #LED등으로 급제동 경고,방향지시 #

루모스 헬멧이 탄생할 수 있었던 것은 천유윈의 아찔한 경험 덕이었다. 천유윈은 하버드대 재학 당시 자전거를 많이 타고 다녔는데 밤이나 사람이 많은 거리에서 차에 치일 뻔한 적이 한 두번이 아니었다. 어떻게 하면 모두가 안전해질 수 있을까 고민을 거듭한 끝에 LED 헬멧을 만든 것.

루모스 헬멧에는 총 38개의 LED 라이트가 있다. 헬멧 전면엔 늘 불빛이 들어오는 LED등이, 측면에는 방향지시등이, 후면에는 삼각형의 빨간색 브레이크등이 있다.

사실 불이 들어오는 헬멧은 그렇게 신선한 디자인은 아니다. 하지만 루모스 헬멧의 특별한 점은 착용자의 동작을 인식해 자동으로 브레이크등을 작동시킨다는 점이다. 헬멧 양측에 있는 방향지시등 같은 경우 자전거 손잡이의 미니 원격제어장치 혹은 애플워치와 연동되어 미리 설정한 동작에 따라 작동된다.
루모스 헬멧은 충전해서 계속 쓸 수 있는데, 한 번 완충하면 매일 30분을 사용한다고 했을 때 일주일 정도 간다고 한다. 방수도 된다.

외관 디자인은 영국의 제품디자이너 Bilal Raja와 협업했는데, 이번 타임지 최고의 발명품 50 선정 외에도 2017년 테슬라 모델3를 제치고 런던 디자인 뮤지엄 선정 올해의 비즐리 교통 디자인(Beazley Transport Design of the Year), 레드닷 디자인 어워드 등을 수상한 바 있다.

긴 말 필요 없이 아래 1분짜리 영상을 보면 이해가 쉽다.

홍콩X-TECH펀드 천관화 교수(좌), 천유윈(우) [사진 다지위안]

홍콩X-TECH펀드 천관화 교수(좌), 천유윈(우) [사진 다지위안]

루모스는 2015년 7월 미국의 유명한 크라우드 펀딩 사이트 킥 스타터(Kick Starter)에서 당시 80만달러(약 9억원) 이상을 모집해 본격적으로 연구와 생산에 돌입했다.

창업자 천유윈은 사업하면서 가장 어려웠던 점으로 물류, 유통채널, 각국 규정 준수를 꼽았다. 킥 스타터에서 자금을 모집한 후 전 세계 소비자로부터 주문을 받았는데 헬멧에 대한 각국의 기준이 제각각이라 상당히 애를 먹었다고. 게다가 모집한 자금의 상당 부분을 물류에 썼는데 배송 중 유실, 제품손상 등의 문제가 발생해 자금난을 겪기도 했다.

이런 상황에서 아마존·애플스토어 입점은 신의 한 수였다. 아마존에 입점함으로써 유통채널, 배송 문제를 해결했고 2018년 5월부터는 미국, 캐나다, 유럽, 호주 등의 300개가 넘는 애플스토어에 유통하기 시작했다. 자전거 헬멧으로서는 최초 애플스토어 입점이며 중국계 회사로는 세계 1위 드론 회사 DJI 이후 이룩한 쾌거라고 자평한다.

당시 애플스토어에 입점하기 위해 천유윈은 다른 수많은 스타트업 CEO들과 치열한 경쟁을 했다. (사실 천유윈은 입점 가능성이 적다 생각해 면접에 참가하지 않으려 했으나 동료의 격려로 겨우(?) 면접장에 갔다고..) 애플과 협업하면서 애플워치, iOS 헬스키트 등과도 연동할 수 있게됐다.

홍콩 애플스토어 [사진 셔터스톡]

홍콩 애플스토어 [사진 셔터스톡]

천유윈이 중국 제조업 1번지 광둥성 선전을 놔두고 홍콩에서 창업한 이유는 뭘까(물론 홍콩과 선전은 지리적으로 굉장히 가깝긴 하다). 천유윈은 "애초에 목표시장이 미국, 유럽 등 서양이었고 업무적으로 구글, 페이스북을 원활하게 써야만 했다(중국 본토에선 VPN 없이 사용 불가)"라고 현지 인터뷰에서 밝혔다. 이밖에 정보 접근성, 금융제도, 수월한 자금융통, 글로벌 인재 등을 꼽았다.

천유윈은 스타트업을 운영하는 사람이라면 반드시 다른 창업자들과 소통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그래야만 어떻게 팀을 꾸리고, 인재를 끌어오고, 자금을 모집하는지를 알 수 있어 실패로 인한 손실을 줄일 수 있다고.

2019년에는 아시아 시장을 본격적으로 노릴 계획이다. 루모스는 현재 아시아인의 두상에 알맞는 디자인을 연구하고 있다.

차이나랩 이지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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