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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제없이 놀 핀테크'모래놀이터' 4월 개장…이달부터 사전 접수

중앙일보

입력

2010년 싱가포르에 세워진 엠닥은 단 5년 만에 세계적인 핀테크 업체로 성장했다. 온라인 쇼핑몰의 상품 가격을 세계 각국의 화폐가치로 계산해주는 기술을 개발한 곳이다. 이 기술에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인 알리바바가 2015년 9870만 달러(누적액 약 1104억원)를 투자했다. 결제 통화를 각국 환율로 바꿔주는 서비스는 현재 알리바바 쇼핑몰에서 쓰이고 있다. 스타트업인 엠닥이 해외 시장까지 진출할 수 있었던 데는 싱가포르 금융당국 통화청(MAS)의 적극적인 지원 덕분이다. 싱가포르는 2016년엔 아시아 최초로 규제 샌드박스를 도입하며 ‘핀테크 천국’이란 별칭까지 얻었다.

2년간 제약없이 핀테크 기술 테스트 #테스트 비용 1억원 한도, 75% 지원 #

올해 한국에서도 ‘제2의 엠닥’ 이 나올 수 있다. ‘금융혁신지원 특별법’이 지난해 국회를 통과해 올해 4월부터 혁신금융서비스 지정제도(규제 샌드박스)가 시행되기 때문이다. 그동안 금융 규제에 발이 묶인 국내 핀테크 기업은 한 단계 성장할 수 있는 기회다.

금융위원회는 금융혁신지원특별법이 지난해 12월 31일 공포됨에 따라 그 시행령과 혁신금융위원회 운영규정 제정안 등을 같은 날 입법 예고했다고 2일밝혔다.

아이들이 자유롭게 뛰노는 모래 놀이터처럼 규제 없이 핀테크 기술을 시험할 수 있는 규제 샌드박스가 올해 4월부터 국내에서 시행된다. [중앙포토]

아이들이 자유롭게 뛰노는 모래 놀이터처럼 규제 없이 핀테크 기술을 시험할 수 있는 규제 샌드박스가 올해 4월부터 국내에서 시행된다. [중앙포토]

금융혁신지원특별법은 규제 샌드박스 도입을 주요 내용으로 담고 있다. 규제 샌드박스란 어린이들을 위한 모래 놀이터(샌드박스)처럼 새로운 금융서비스를 인허가나 규제 없이 테스트할 수 있는 제도다. 싱가포르뿐 아니라 영국, 호주, 일본 등에서는 이미 운영 중이다

테스트 기간은 2년이지만 2년 더 연장할 수 있다. 금융위 관계자는 “테스트 기간을 거쳐 정식 인허가를 받으면 최대 2년간 다른 사업자가 동일 서비스를 내놓지 못하도록 독점사업권을 제공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달부터 핀테크 기업, 금융회사 등을 대상으로 혁신금융서비스 지정 신청을 받는다. 법이 시행되는 4월 혁신금융위원회의 최종 심사를 거쳐 규제 샌드박스를 활용할 수 있는 혁신금융서비스를 선정한다는 계획이다.

혁신금융서비스 지정제도 운영 절차.

혁신금융서비스 지정제도 운영 절차.

이날 테스트 기간에 발생할 수 있는 소비자 피해를 줄이는 방안도 내놨다. 금융위는 금융혁신사업자의 혁신금융서비스 제공 현황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한다. 서비스가 소비자에게 피해를 주면 서비스를 중단할 계획이다. 또 사업자가 책임보험 가입이 어려운 경우 금융위에 사유와 증빙자료, 손해배상계획서 등도 제출하도록 했다.

핀테크 활성화 대책도 잇달아 나올 예정이다. 다음 달 그림자 규제 등 낡은 규제를 정비하는 방안을 발표하고 이달 중 올해 핀테크 예산안 세부 집행계획과 예산지원 기준을 공개한다. 금융위는 혁신적인 금융서비스를 테스트하는 기업에게 테스트 비용의 최대 75%(1억원 한도)를 지원할 예정이다. 올해 핀테크 예산으로 79억원을 확보해뒀다.

염지현 기자 yjh@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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