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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년째 공동수상, 최우수상 10명···지상파 '아무상 대잔치'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2018 KBS 연기대상에서 공동 대상을 받은 김명민이 수상소감을 밝히고 있다. [사진 KBS]

2018 KBS 연기대상에서 공동 대상을 받은 김명민이 수상소감을 밝히고 있다. [사진 KBS]

실리도, 명분도 없었다. 지난 연말 열린 지상파 3사 연기대상 시상식 얘기다. 특히 대상은 쟁쟁한 후보로 고민스런 선택보다는 누굴 줘야 할지 몰라 난감한 처지에 가까웠다. 시청률과 화제성 모두 저조한 탓에 후보를 추리는 것조차 쉽지 않아 보였다. 방송사 파업이 길어지면서 시상식 여부조차 불투명했던 2017년 연말보다 초라한 모습이다.

4년 연속 공동 대상 안긴 KBS   

2018 KBS 연기대상에서 김명민과 공동 대상을 받은 유동근. [사진 KBS]

2018 KBS 연기대상에서 김명민과 공동 대상을 받은 유동근. [사진 KBS]

지난 31일 나란히 방송된 ‘KBS 연기대상’과 ‘SBS 연기대상’은 대상도 나란히 공동 수상을 택했다. KBS는 37%대 높은 시청률을 거둔 주말극 ‘같이 살래요’의 유동근과 미니시리즈 ‘우리가 만난 기적’에서 1인 2역으로 열연한 김명민에게 대상을 안겼다. 자타가 공인하는 두 사람의 연기에 대해서는 이견이 없다.

하지만 KBS는 4년 연속 공동대상을 남발하면서 스스로 공신력에 금이 가게 만들었다. 2017년 ‘아버지가 이상해’의 김영철과 ‘황금빛 내 인생’의 천호진의 공동 대상이 우열을 가리기 힘든 선택이었다면, 올해는 남녀 최우수상까지 최수종(하나뿐인 내편)ㆍ차태현(최고의 이혼), 장미희(같이 살래요)ㆍ차화연(하나뿐인 내편) 등 복수 시상했다.

화제작 뒤로 한 SBS의 선택 

2018 SBS 연기대상에서 공동 대상을 수상한 배우 김선아와 감우성. [사진 SBS]

2018 SBS 연기대상에서 공동 대상을 수상한 배우 김선아와 감우성. [사진 SBS]

SBS의 고민은 달랐다. ‘리턴’ ‘황후의 품격’ 등 시청률과 화제성을 모두 잡은 작품들이 있었지만 둘 다 대상감은 아니었다. 상반기 화제작 ‘리턴’(17.4%)은 제작진과 불화로 주연 배우가 고현정에서 박진희로 교체됐고, 하반기 화제작 ‘황후의 품격’(17.9%)은 전체 48부작 중 현재 24부까지 방영돼 절반의 여정이 남아있는 상태다.

결국 대상은 ‘키스 먼저 할까요?’의 감우성ㆍ김선아에게 돌아갔다. 데뷔 27년 만에 첫 연기대상을 받은 감우성은 “이왕이면 둘이 같이 받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제 바람대로 됐다”고 수상 소감을 밝혔다. 보기 드문 현실적 어른 멜로로 호평을 받으며 최고 시청률 12.5%를 기록한 드라마이지만, 후반부로 갈수록 동력을 잃으면서 시청률이 반 토막 난 작품이다.

최우수상만 10명 호명 MBC 

2018 MBC 연기대상을 받은 배우 소지섭. [사진 MBC]

2018 MBC 연기대상을 받은 배우 소지섭. [사진 MBC]

하루 앞서 30일 진행된 ‘MBC 연기대상’은 더 가관이다. 남녀 최우수상을 월화ㆍ수목 미니시리즈, 주말 특별기획, 연속극 등 4부문으로 나눈 데다 복수 시상하면서 수상자만 10명에 달한다. 특히 미니시리즈 부문은 ‘내 뒤에 테리우스’(소지섭)를 제외하면, ‘검법남녀’(정재영ㆍ정유미), ‘나쁜형사’(신하균), ‘붉은 달 푸른 해’(김선아) 모두 한 자릿수 시청률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소지섭은 해당 드라마에서 첩보부터 육아까지 다방면에서 활약하며 23년 만에 첫 대상을 받았지만, 드라마 최고 시청률(10.5%)이 시상식 시청률(18.3%)에도 미치지 못하는 아쉬움을 남겼다.

화제성은 tvN 선두, JTBC 뒤이어

지난 한 해 10주 동안 화제성 1위를 기록한 드라마 '미스터 션샤인'. [사진 tvN]

지난 한 해 10주 동안 화제성 1위를 기록한 드라마 '미스터 션샤인'. [사진 tvN]

시청자들 사이에선 연말 시상식을 통폐합해야 하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실제 사랑받은 작품과 수상작의 괴리가 너무 커진 탓이다. 굿데이터코퍼레이션 화제성 조사 결과에도 여실히 드러난다. 지난 한 해 52주 동안의 드라마 부문 화제성 분석 결과 지상파가 1위를 차지한 것은 단 7주(15.4%)에 불과하다. KBS2 ‘황금빛 내 인생’이 5회, SBS ‘리턴’과 MBC ‘위대한 유혹자’가 각각 1회씩 1위를 차지했다.

반면 별도 연말 시상식이 없는 tvN은 29주간 1위를 차지하며 절반(55.8%)이 넘는 점유율을 보였다. 10주간 1위에 빛나는 ‘미스터 션샤인’을 선두로 ‘김비서가 왜 그럴까’(7주), ‘나의 아저씨’(6주) 등이 다양한 작품이 선전한 덕분이다. JTBC도 현재 1위를 달리고 있는 ‘SKY캐슬’(3주)을 비롯해 ‘뷰티 인사이드’(4주), ‘밥 잘 사주는 예쁜 누나’(3주), ‘미스티’(3주) 등이 고른 성적을 보이며 15주간 1위를 기록했다. 꾸준히 장르물을 선보이며 탄탄한 팬층을 다져온 OCN도 ‘손 the guest’로 처음 1위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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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경원 기자 storym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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