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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티스 "동맹과 함께 가라"···10줄 고별 서한 남기고 퇴장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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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임스 매티스 미 국방장관[AP=연합뉴스]

제임스 매티스 미 국방장관[AP=연합뉴스]

제임스 매티스 미국 국방장관이 12월 31일(현지시간) "동맹과 함께 굳건히 지키라"는 짧은 메시지를 남기고 퇴임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 보낸 사퇴 서한에서 "동맹을 존중하라"고 직언한 데 이어 고별사에서 동맹을 다시 강조한 것이다. 그는 이날 별도 퇴임 행사를 열지 않고 국방부 전 직원에게 10줄짜리 짧은 고별 서한으로 인사를 대신했다. 지난해 1월 20일 취임한 뒤 710일 간 재임했다.

새해 전야 퇴임식없이 고별 서한, 710일 만 퇴임 #링컨 인용해 "어떤 일에도 흐트러지지 말라" 당부

매티스 국방장관은 에이브러햄 링컨 대통령이 남북전쟁 도중 1865년 2월 1일 율리시스 그랜트 북군 총사령관에게 보낸 한 문장짜리 전보를 인용해 자신의 고별 메시지를 시작했다. "어떤 일이 벌어져도 당신의 군사행동이나 계획을 바꾸거나 방해받거나, 지연하지 말라"는 전보였다. 링컨 대통령이 의회를 통과한 수정헌법 13조 노예제 폐지 결의안에 서명한 당일 전선에서 남군과 전투태세가 흐트러져선 안 된다고 당부한 것이다.

제임스 매티스 미국 국방장관이 12월 31일(현지시간) 국방부 전 직원에 보낸 고별 서한.[AP=연합뉴스]

제임스 매티스 미국 국방장관이 12월 31일(현지시간) 국방부 전 직원에 보낸 고별 서한.[AP=연합뉴스]

이어 "국방부 지휘부와 직원 및 군은 가능한 최상의 관리 아래 있다"며 "나는 여러분 각자가 우리의 삶의 방식을 보호하면서, 헌법을 수호하겠다고 서약한 임무에 흐트러지지 않을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국방부는 가장 어려운 시기에 최선을 다한다는 것을 입증해왔다"며 "국가에 대한 신념을 지키고, 동맹국들과 함께, 적들에 맞서, 굳건한 태세를 유지하라(hold fast)"고 당부했다. 그는 "당신들 곁에서 함께 봉사할 수 있었던 건 큰 영예였다"며 "하늘에서건, 땅에서건, 바다에서건 신의 가호가 있길 빈다"고 서한을 맺었다.

앞서 매티스 장관은 지난 20일 사퇴 서한에서 "우리는 효과적으로 강력한 동맹을 유지하고, 동맹국들을 존중하지 않고선 우리의 이익을 보호할 수 없다"고 트럼프 대통령에 조언했다. 그는 대통령에게 "중국과 러시아는 자신들의 권위주의적 모델에 부합하도록 세계 질서를 만들기를 원한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전략사령부 "핵 폭탄 투하 준비" 새해 인사 소동 

매티스 장관의 퇴임 당일 미 핵전력을 총괄·운용하는 전략사령부(StratCom)가 이날 오후 트윗을 통해 B-2 스텔스 전략폭격기로 폭탄투하 동영상과 함께 핵 폭격을 연상시키는 농담을 새해 인사말로 올려 논란을 부르기도 했다. 전략사령부는 "(뉴욕) 타임스 스퀘어 전통은 대형 (크리스털) 볼을 떨어뜨려 새해를 축하하는 것"이라며 "우리는 필요하다면 훨씬 더 큰 무언가를 투하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미국 전략사령부가 12월 31일 "뉴욕 타임스스퀘어는 대형 크리스탈 볼을 떨어뜨려 새해를 기념하지만, 필요하다면 우리는 훨씬 더 큰 무언가를 투하할 준비가 돼 있다"는 핵폭탄 새해 인사말을 올렸다가 삭제했다. [트위터 캡처]

미국 전략사령부가 12월 31일 "뉴욕 타임스스퀘어는 대형 크리스탈 볼을 떨어뜨려 새해를 기념하지만, 필요하다면 우리는 훨씬 더 큰 무언가를 투하할 준비가 돼 있다"는 핵폭탄 새해 인사말을 올렸다가 삭제했다. [트위터 캡처]

지난 1월 트럼프 대통령이 "내 핵 버튼이 훨씬 크고 강력하다"고 과시했던 트윗을 연상시키는 글이었다. 전략사령부는 논란이 벌어지자 4시간여 만에 트윗을 삭제했다. 그러면서 "지난 새해 인사 트윗은 고상하지 않고 우리의 가치를 반영하지 않는 것으로 사과드린다"며 "우리는 미국 및 동맹의 안보에 헌신하고 있다"고 말했다.

워싱턴=정효식 특파원 jjpo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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