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정부 때 작성된 블랙리스트에 올라 환경부 산하 환경산업기술원에서 억울하게 퇴직했다고 주장하는 김정주(61) 전 환경산업기술원 본부장이 지난 20대 총선 당시 새누리당(現 자유한국당) 비례대표 23번이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만희 자유한국당 의원은 31일 국회 운영위원회에서 녹취록까지 공개하며 김 본부장이 문재인 정부의 블랙리스트로 억울하게 퇴직했다고 주장했다. 이 의원은 이 자리에 출석한 조국 민정수석에게 “환경부 (공무원들에게), 한번도 그만두라고 한 적 없다, 임기 존중하겠다고 했죠?”라는 질의와 함께 김 본부장의 증언을 담은 녹취록을 공개했다.
앞서 김 본부장은 유튜브 채널 ‘김문수TV’에 출연해 “저는 문재인 정권 하에 환경부 산하 블랙리스트 피해자 중 한명이다”라며 “박근혜 대통령 탄핵 이후부터 민주당 소속 모 의원과 노조, 환경부가 합세해서 저를 적폐로 몰아갔다”고 주장한 바 있다.
국회에서 공개된 녹취록에서 김 본부장은 “저는 환경분야에서 20년간 종사해 온 환경부 환경산업기술원에서 근무한 김정주이고, 블랙리스트의 가장 큰 피해자”라고 주장했다. 또 “저는 2017년 8월 30일, 환경부와 기술원 노조, 환경노동위원회 여당 의원의 집요한 괴롭힘과 인격적 모독, 폭행, 허위사실 유포로 정든 직장을 떠날 수 밖에 없었다”며 “블랙리스트 명단에 오르면서 도저히 사퇴하지 않고는 견딜 수 없는 상황을 만들어서 사퇴했고, 지금도 그때의 충격으로 약을 먹지 않고는 잠들지 못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조 수석은 “전혀 보고받은 바가 없고 저희가 지시한 바 없다”고 반박했다. 이 의원은 “이 정권은 뼛속까지 내로남불”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 본부장이 지난 20대 총선 당시 새누리당 비례대표였다는 사실은 다음 질의자로 나선 김종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밝혔다. 김 의원은 “존경하는 이만희 의원님이 저렇게 흥분하는 것을 보고 깜짝 놀랐는데 알고 보니 (김 전 본부장은) 20대 새누리당 비례대표 23번”이라며 “낙하산인데, 낙하산으로 있다가 쫓겨났다고 저렇게 폭로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은 “아까 보여주신 분은 저희가 확인을 해 보니 3년 임기를 정상적으로 마친 것이 확인됐다”고 했다. 임 실장은 “(김 전 본부장은) 퇴임사까지 마치고 정상적으로 퇴임 하신 것으로 조금 아까 저희가 확인했다”며 “오해가 없으셨으면 한다”고 했다.
김 전 본부장은 2014년 8월부터 2017년 8월까지 환경산업기술원 환경기술본부 본부장으로 재직하다 퇴임했다. 재직 중이던 2016년 3월 새누리당 비례대표에 신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은혜 기자 jeong.eunhye1@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