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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 "현 민정수석실 이전 정부와 달라···사찰 없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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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과 조국 민정수석이 31일 국회에서 열린 운영위원회에 출석해 대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과 조국 민정수석이 31일 국회에서 열린 운영위원회에 출석해 대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그는 자신을 건드리면 어떻게 되는지를 보여주겠다고 결심한 사람처럼 보인다”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은 31일 열린 국회 운영위에 출석해 이같이 말하며 김태우 수사관을 강하게 비난했다.
임종석 실장은 이날 국회 운영위 현안보고에서 “동료들의 흠결을 들춰내 넘기고 자신의 비위를 감추고자 직권을 남용해 수집한 부정확한 정보들을 일방적으로 유포하고 있다. 그의 비위혐의는 이미 대검의 감찰 결과에서도 모두 사실로 드러난 사항”이라 말했다. 아래는 임종석 실장의 현안보고 가운데 일부다.

▶특감반 논란 왜 일어났나
“정부 산하 기관의 고위 임원에 대한 직무 동향 보고와 그에 따른 조치는 민정수석실의 정당하고 고유한 업무다. 지금 문제가 되고 있는 김태우 전 감찰반원은 업무과정에서 과거 경험과 폐습을 버리지 못하고 업무 범위를 넘나드는 일탈행위를 저질렀다.”
“민정수석실은 매 단계 시정명령을 하고 엄중경고하고 근신조치를 취하는 등 바로잡고자 했다. 그러나 그의 일탈은 거기서 멈추지 않았고 급기야 자신의 스폰서로 알려진 건설업자가 비리혐의로 수사를 받고 있는 경찰청 특수수사과를 찾아가서 마치 청와대의 관심사건인양 위장하여 사건에 개입하고자 했던 것이다.”

▶후속조치는 어떻게 했나
“민정수석실은 즉시 그를 업무에서 배제했고 차제에 감찰반 전원을 돌려보내는 강력한 쇄신 조치를 취하게 된 것이다. 지금 그는 자신을 건드리면 어떻게 되는지를 보여주겠다고 결심한 사람처럼 보인다.”
“물론 비서실의 불찰도 뼈아프게 생각한다. 왜 그런 비위혐의자를 애초에 걸러내지 못했는지 왜 좀 더 일찍 돌려보내지는 못했는지 또 왜 좀 더 엄하게 청와대의 공직기강을 세우지 못했는지 따가운 질책은 달게 받겠다. 대통령 비서실의 책임자로서 대통령께 죄송하고 무엇보다 국민 여러분께 송구하다.”

▶언론보도에 대해
“일부 언론이 범죄혐의자가 일방적으로 생산, 편집, 유포하는 자료들 객관적 검증없이 보도하는 것은 스스로 부끄럽게 생각해야 할 일이다. 정치권에서도 민간인 사찰이니 블랙리스트이니하는 무리한 표현으로 사건을 왜곡하거나 불안을 조장하기보다는 차분히 실체적 진실을 밝히는 데 마음을 모아주시기를 부탁드린다.”

조국 수석 발언하려 하자 장내 '대혼란'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과 조국 민정수석이 3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운영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관계자와 대화하고 있다. 국회 운영위는 이날 전체회의를 열고 청와대 특별감찰반 논란을 규명할 예정이다. [뉴스1]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과 조국 민정수석이 3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운영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관계자와 대화하고 있다. 국회 운영위는 이날 전체회의를 열고 청와대 특별감찰반 논란을 규명할 예정이다. [뉴스1]

임종석 실장의 현안보고가 끝난 뒤 조국 수석이 발언을 하려하자 회의장내가 소란에 휩싸였다.

▶특별감찰반원 현안보고 말씀 올리겠습니다.(조국 민정수석)
(고성)
▶위원님들 진정해주시고요(홍영표 운영위원장)
(국회를 무시해도 됩니까? 대변인입니까?)
▶시간이 많이 소요되지 않으니까 설명듣고 하시죠(홍영표)
▶다시 말씀드리겠습니다.(조국)
(장내소란)
▶야당에서 오늘 민정수석을 출석해달라고 했으니까(홍영표)

어렵사리 발언권을 얻은 조국 청와대 민정수석은 제기된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 조 수석은 “단언컨대 문재인 정부의 민정수석실은 이전 정부와 다르게 민간인을 사찰하거나 블랙리스트를 만들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아래는 조국 민정수석의 현안보고 가운데 일부다.

▶김태우 수사관 관련
“김태우 수사관은 임용 초기 과거 정부 특별감찰반 활동의 습성을 완전히 버리지 못한 첩보 수집에 대해서 경고조치를 내렸다. 자신을 위한 특혜성 임용 시도가 포착된 후에는 1개월 근신조치를 했다. 뇌물죄 수사를 받고 있는 자신의 스폰서와 유착이라는 심각한 비위가 발각되었기에 민정수석실은 즉시 정식 감찰을 개시하고 대검에 조사 및 징계 의뢰를 하는 등 조치를 취했다.”
“이 사태의 핵심은 김태우 행정요원이 징계처분이 확실시되자 정당한 업무처리를 왜곡하여 정치적 쟁점으로 만들고 자신의 비위행위를 숨기고자 희대의 농간을 부리고 있다는 데 있다. 대검 검찰본부의 중징계 결정에 따라 김태우 행정요원의 비위라는 실체적 진실의 일각이 드러났다.”

조 수석은 “고 김용균씨가 저를 이자리에 소환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운영위 출석이 “김용균법의 통과가 중요하다는 문재인 대통령의 결심 때문”이라는 게 그의 설명이다.

한영익 기자 hanyi@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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