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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산타워·나폴레옹과자점…서울미래유산 된다

중앙일보

입력

서울 전경을 한눈에 바라볼 수 있는 남산타워가 1980년 처음으로 일반에 공개되자 많은 인파가 몰려 들고 있다. [중앙포토]

서울 전경을 한눈에 바라볼 수 있는 남산타워가 1980년 처음으로 일반에 공개되자 많은 인파가 몰려 들고 있다. [중앙포토]

서울의 랜드마크 역할을 해온 남산서울타워와 올해로 개점 50년을 맞은 나폴레옹과자점, ‘명동백작’으로 불렸던 이봉구의 수필집 『그리운 이름 따라-명동 20년』 등이 서울의 미래유산이 된다.

서울시는 남산타워를 비롯해 근현대 서울의 발자취가 담긴 유·무형 문화유산 14개를 올해 ‘서울 미래유산’으로 최종 선정했다고 27일 밝혔다.<도표 참조>

남산서울타워는 국내 최초의 종합 전파탑으로 준공돼 현재는 복합문화공간으로 시민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외국인 방문객이 자주 찾는 관광명소이기도 하다. 1968년 개점한 나폴레옹과자점은 수많은 후배 제과·제빵사들을 키워내 ‘제과업계 사관학교’로 불리는 곳이다. 서울시는 “국내 제과업계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쳤으며 다양한 디저트와 빵을 개발하는 등 업계의 선구자로 보존할 가치가 있다”고 설명했다.

70년대 강남 개발의 기억을 간직하고 있는 건축물도 미래유산으로 이름을 올렸다. 80년대 초 배재고 아펜젤러기념관과 숙명여고 도서관은 각각 강동구 고덕동와 강남구 도곡동으로 이축(移築)됐는데, 당시 기술 한계에도 불구하고 원형을 상당 부분 보존했다는 점이 높은 점수를 받았다. 아펜젤러기념관은 내부에 전시된 곤충과 조류 박제품 등 콘텐트 역시 뛰어난 가치가 있는 것으로 평가받았다.

서울 정동 시절의 배재고 아펜젤러기념관. [사진 서울시]

서울 정동 시절의 배재고 아펜젤러기념관. [사진 서울시]

강동구 고덕동 이전 후 아펜젤러기념관. [사진 서울시]

강동구 고덕동 이전 후 아펜젤러기념관. [사진 서울시]

근현대 서울을 배경으로 하는 7개의 문학 작품이 선정된 것도 눈에 띈다. 김말봉의 장편소설 『찔레꽃』, 최현배의 수필집 『사주오 두부 장수』, ‘명동백작’으로 불리던 이봉구가 쓴 수필집 『그리운 이름 따라-명동 20년』 등이다. 소설가 김말봉의 대표작 『찔레꽃』은 ‘종로2정목’(현 종로2가), ‘본정통’(현 충무로), ‘황금정’(현 을지로) 등 일제강점기 경성부의 주요 공간이 배경으로 등장해 당시 서울의 시대적·공간적 모습을 떠올리게 한다. 『그리운 이름 따라-명동 20년』에는 50·60년대 명동을 배경으로 다방과 살롱, 주점들을 전전하면서 문학예술을 펼쳤던 오장환·박인환·전혜린 등을 회고하는 내용이 담겨 있다.

서울시는 2012년부터 서울 미래유산을 선정하고 있다. 시민과 전문가가 제안한 후보를 접수해 사실 검증과 자료 수집, 미래유산보존위원회의 심의, 소유자의 보존 의지 확인 등 주요 절차를 거쳐 최종 선정한다. 올해는 총 153건이 신규 제안됐으며 14건이 선정됐다. 지금까지 미래유산으로 선정된 유‧무형의 유산은 모두 461개다.

서정협 서울시 문화본부장은 “미래유산의 보존과 활용을 통해 서울의 문화 정체성을 확립하고, 그 문화적 가치를 미래 세대와 공유하겠다”고 말했다. 이상재 기자 lee.sangjai@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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