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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비처럼 날아 벌처럼 때렸다, GS칼텍스 알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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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S칼텍스 알리

GS칼텍스 알리

나비처럼 날아올라 벌처럼 때렸다. 여자배구 GS칼텍스가 외국인선수 알리오나 마르티니우크(27·몰도바·등록명 알리)의 활약을 앞세워 4라운드 첫 경기를 승리로 장식했다.

GS칼텍스는 26일 수원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18-19 V리그 여자부 4라운드 현대건설과 경기에서 세트스코어 3-0(25-16, 25-20, 25-22)으로 이겼다. 11승5패(승점 31)가 된 GS칼텍스는 흥국생명(10승5패, 승점 31)을 제치고 2위로 올라섰다. 1위 IBK기업은행(11승5패, 승점32)와는 승점 1점 차. 현대건설(1승15패, 승점5)은 4연패에 빠졌다.

알리를 위한, 알리에 의한, 알리의 경기였다. 알리는 1세트부터 타점 높은 공격을 선보였다. 안정된 리시브를 세터 안혜진이 올려주면 여지없이 득점으로 연결했다. 알리는 1세트 11번의 공격 중 8개를 득점으로 연결시켰다. 알리의 맹폭 덕에 가운데 공격도 덩달아 살아났다. 김유리가 공격득점 3개, 김현정이 1개를 올렸다. GS칼텍스는 블로킹도 4개나 잡아내며 완승을 거뒀다. 2세트도 비슷한 흐름이 이어졌다. 알리가 9득점을 올리며 공격을 이끌어 승리했다. 현대건설은 양효진이 블로킹 2개를 터트렸지만 역부족이었다. 2세트까지 알리는 17점을 올리면서 범실 3개만 기록했다.

26일 수원체육관에서 열린 현대건설과 경기에서 득점을 올린 뒤 기뻐하는 GS칼텍스 선수들. [사진 한국배구연맹]

26일 수원체육관에서 열린 현대건설과 경기에서 득점을 올린 뒤 기뻐하는 GS칼텍스 선수들. [사진 한국배구연맹]

현대건설은 3세트 저력을 발휘했다. 양효진과 이다영이 알리의 공격을 한 차례씩 가로막았다. 12-12의 접전. 그러나 세트 중반 현대건설의 집중력이 흐트러졌다. 연계플레이 미스로 실점한 데 이어 한다혜가 양효진의 공격을 받아낸 뒤 이소영이 스파이크로 득점을 연결했다. 알리의 서브에이스까지 나오면서 승부의 추는 GS칼텍스 쪽으로 기울었다.1,2세트 잠잠했던 이소영이 3세트 들어 살아나면서 GS칼텍스는 셧아웃으로 경기를 마무리했다. 알리는 양팀 통틀어 최다인 25득점을 올렸다. 알리는 "초반부터 선수들이 모두 집중했고 좋은 플레이를 해 3-0으로 이겼다"고 말했다.

트라이아웃에서 3순위로 GS칼텍스에 지명된 알리는 키 187㎝, 75㎏의 아포짓이다. 압도적인 기량을 가지진 않았지만 힘있는 스파이크와 후위공격 능력을 갖췄다. GS칼텍스는 알리-이소영-강소휘-표승주의 GS칼텍스 날개공격수들의 활약 덕택에 초반 선두를 달리다 최근엔 2,3위로 내려왔다. 알리는 "부담은 없다. 항상 1위를 할 순 없다. 다른 팀들도 강하기 때문에 질 수도 있고, 이길 수도 있다. 최선을 다하려고 노력할 뿐"이라고 했다.

알리는 한국 문화에 대한 이해는 물론 팀에도 잘 녹아들고 있다. 공격에 실패해도 환한 표정과 동료들과 어울린다. 알리는 "세터 안혜진에게는 응원을 많이 해준다. 한국에 와서 특별히 놀라거나 충격받은 적은 없다. 아시아와 한국에 대해 어느 정도 알고 있었다. 한국 문화도 존중한다. 다만 내가 매운 걸 잘 못 먹는 편"이라고 했다. 그는 자신의 성격에 대한 질문에 GS칼텍스 통역 윤서영씨에게 물어보라고 웃었다. 윤씨는 "나는 '비글'이라고 부른다. 장난치는 것도 좋아하고, 연습 때도 선수들의 기운을 북돋는다"고 설명했다.

차상현 GS칼텍스 감독이 알리에게 제일 자주하는 말은 무엇일까. 알리는 "집중해라. 그리고 높은 타점에서 때려라"라고 한다고 차 감독의 제스처를 흉내냈다. 그는 "감독님이 소리를 지르긴 하지만 그건 감독님이 해야 할 일이다. 나는 존경하고, 그 말을 따르려고 한다"고 미소지으며 "오늘 경기가 잘 됐는데 특별한 건 없었다. 다만 경기 전부터 집중을 했다"고 말했다.

수원=김효경 기자 kaypubb@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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