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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P 철조망’ 기념품 논란에 여당 의원들 반납…軍 “제작·활용 즉각 중지”

중앙일보

입력

지난 12일 한국군 장병이 시범 철수ㆍ파괴하기로 한 북한군 GP를 검증하고 있다. 이 장병은 지하 갱도의 붕괴 여부를 확인하는 특수장비를 동원했다. 이날 남북은 11곳씩 모두 22곳의 GP를 상호검증했다. [사진 국방부]

지난 12일 한국군 장병이 시범 철수ㆍ파괴하기로 한 북한군 GP를 검증하고 있다. 이 장병은 지하 갱도의 붕괴 여부를 확인하는 특수장비를 동원했다. 이날 남북은 11곳씩 모두 22곳의 GP를 상호검증했다. [사진 국방부]

육군이 26일 남북 군사합의에 따라 완전히 파괴한 비무장지대내 일부 감시초소(GP)의 철조망을 잘라 기념품으로 제작하고 이를 몇몇 여당 국회의원에게 선물한 데 대해 사과했다.

육군은 이날 입장자료를 통해 ”국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 죄송하다“며 “따뜻한 정성을 가지고 부대를 방문해 주신 분들께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철거 GP 잔해물 보존 지침’에도 불구하고 해당 부대가 착오로 기념품을 제작해 증정한 것이 확인됐다”며 ”육군은 제작 및 활용을 즉각 중지시켰다“고 설명했다.

앞서 국방부는 철거된 10개 GP의 상급 부대에 ‘GP 잔해물의 평화와 문화적 활용이 검토되고 있어 잔해물을 훼손하는 행위를 중단하라’라는 지침이 담긴 공문을 발송한 바 있다.

한편 민주당은 이날 오전 윤호중 사무총장의 지시로 개별 의원 등에게 지급된 철조망 기념품 액자를 전부 반납하기로 했다.

윤 사무총장은 뉴스1을 통해 “(철거 GP 잔해물) 보존 지침이 있는지 몰랐다”고 해명했다.

민주당은 지난 18일 접경 지역 주민의 어려움을 살피는 ‘청책(聽策)투어’의 일환으로 의원 7명 등 관계자 10여명이 강원 화천군 모 사단을 찾았다.

사단장은 일정을 마치고 이들에게 GP 철조망 조각이 담긴 액자를 선물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철조망은 해당 사단 소속 GP에 설치됐던 것으로, 지난 11일 시범 철수 작업 때 잘라낸 것으로 전해진다.

이를 두고 정치권에서는 전방 지역 군 기강 해이에 대한 우려와 함께 민주당에 대해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나왔다.

국회 국방위원회 간사인 하태경 바른미래당 의원은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국가안보 기강이 총체적으로 해이해지고 있다”며 “육군과 민주당은 국가안보에 관심이 없다”고 비판했다.

이어 “잔해는 국방부에서 철저히 보존하라고 지침이 내려갔는데 사단장은 GP 철조망 잔해를 갖고 액자를 만들어 선물로 뿌리고 다녔다”며 “일종의 항명”이라고 지적했다.

김진태 자유한국당 의원도 국방백서 주적 개념 삭제 관련 비판 논평에서 “이러니 GP 잔해물인 철조망을 잘라 여당 의원에게 기념으로 준 일까지 벌어졌다”며 “북한은 핵을 가지고 있는데 허물어진 베를린 장벽으로 착각하지 마라”고 말했다.

김은빈 기자 kim.eunb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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