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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미국 기업 주식 사라” 시장 구두 개입?…므누신 경질 카드는 접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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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55년 이후 매년 12월 24일 밤 산타클로스를 추적해 온 북미항공우주방위사령부(NORAD)의 ‘임무’에 동참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그는 이날 어린이들과 통화를 나눴다. [로이터=연합뉴스]

1955년 이후 매년 12월 24일 밤 산타클로스를 추적해 온 북미항공우주방위사령부(NORAD)의 ‘임무’에 동참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그는 이날 어린이들과 통화를 나눴다. [로이터=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5일(현지시간) “지금이 미국 기업 주식을 사야 할 호기(好期)”라며 직접 ‘시장 달래기’에 나섰다. 또 시장 불안을 진정시키지 못한 끝에 경질설까지 불거졌던 측근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에 대해선 신임을 표명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 집무실에서 기자들과 만나 “우리에게는 세계에서 가장 훌륭한 기업이 있다. 난 우리 기업에 대해 엄청난 신뢰를 갖고 있다”며 “그들은 정말 잘하고 있다. 기록적인 수치를 갖고 있다”고 강조했다.

또 전날(24일) 미국 증시 급락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은 “오히려 (미국 기업의 주식을) 사야 할 엄청난 기회라고 생각한다. 지금이 주식을 사들일 호기”라고 주장했다. 일련의 시장 불안을 해소하기 위해 직접 ‘세일즈’에 나선 것이다.

앞서 성탄전야인 24일 뉴욕증권거래소에서 다우존스산업평균·나스닥·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등 3대 지수는 각 2% 이상 하락했다. 뉴욕 증시 역사상 크리스마스이브 기준으로 최대 낙폭이었다.

스티브 므누신 미국 재무장관 [AP=연합뉴스]

스티브 므누신 미국 재무장관 [AP=연합뉴스]

또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경질설이 불거졌던 므누신 장관에 대해 신임을 나타냈다. 그는 “므누신 장관을 신뢰하느냐”는 기자들 질문에 “그렇다. (므누신 장관은) 매우 재능있고, 매우 똑똑한 사람”이라고 답했다. ‘시장 진정에 나섰다가 되레 불안만 키웠다’는 비판을 받은 므누신 장관에 대한 경질설 진화에 나선 것이다.

지난 23일 므누신 장관은 주요 6대 은행 최고경영자(CEO)와 통화한 데 이어 24일 ‘금융시장에 대한 대통령 워킹그룹’까지 소집했다. 그러나 ‘당국이 개입할 만큼 상황이 심각하다’는 시그널을 주는 역효과만 낳았다는 지적을 받았다.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 의장. [AP=연합뉴스]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 의장. [AP=연합뉴스]

또 이날 미 연방준비제도(Fed)를 향해 ‘신뢰’를 언급한 트럼프 대통령은 평소보다 비판 수위를 낮추기도 했다. 그는 제롬 파월 Fed 의장의 거취를 묻는 기자들에게 “그들(Fed)은 너무 빨리 금리를 인상하고 있다. 그것이 내 의견”이라면서도 “그러나 나는 분명히 신뢰를 갖고 있다. 나는 (Fed가) 바로 잡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고 블룸버그통신은 전했다.

앞서 지난 18~19일 트럼프 대통령의 반대에도 불구, Fed가 금리 인상을 단행하자 블룸버그통신은 “트럼프 대통령이 파월 Fed 의장을 해임하려는 방안을 논의했다”고 보도한 바 있다. 이 소식이 시장 불안을 부추기자 트럼프가 자신의 기존 입장을 누그러뜨린 것이다.

블룸버그통신은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파월과 므누신을 처음으로 공개 지지하는 발언을 했다”고 보도했다.

또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전임 버락 오바마 행정부 당시 ‘저금리’였다는 사실을 언급했다. 그는 “버락 오바마는 낮은 금리로부터 혜택을 입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미 워싱턴포스트(WP)는 “‘오바마 행정부 시절 Fed가 저금리 정책을 유지했던 이유는 당시 경제 상황이 지금보다 안 좋았기 때문’이라는 주장도 있다”고 반박했다.

블룸버그통신은 “트럼프 대통령의 임기 첫 2년간 주가는 꾸준히 상승했다. 이를 두고 그는 자신의 성과라며 자찬하곤 했다”며 “최근 Fed 등에 주가 하락의 책임을 물었던 트럼프 대통령이 금융시장 안정화를 위해 움직이고 있다”고 전했다. 조진형 기자 enish@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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