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여정 북한 노동당 제1부부장의 직속 상관이자 북한 선전선동 분야의 총책임자인 박광호 노동당 부위원장(선전선동부장 겸임)이 25일로 77일째 모습을 감췄다. 정부 당국자는 25일 “박광호 부위원장이 지난 17일 김정일 국방위원장 사망 7주기를 맞아 당 고위간부들이 참가한 금수산태양궁전 참배에 불참했던 것으로 확인됐다”며 “10월 10일 당 창건 72주년 기념행사를 끝으로 공개 활동이 없다”고 전했다. 박광호는 올해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참석한 행사에 여섯 차례 동행했는데, 10월 이후 일절 모습을 보이지 않으며 지난달 3일 평양에서 열린 북ㆍ중 예술인 합동공연에도 불참했다.
김정일 7주기 참배에도 불참 #숙청보다는 건강 이상 가능성
특히 17일 참배 때 11명의 당 부위원장 중 빠진 인사는 박광호가 유일하다고 정부 당국자가 전했다. 북한 지도부 사정에 밝은 탈북자는 “북한에서 선전선동부는 조직지도부와 함께 당의 양대 축”이라며 “선전선동부장은 최고지도자와 관련된 행사엔 걸을 힘만 있으면 참석해야 하는데 나오지 않은 건 이례적”이라고 말했다. 선전선동부와 조직지도부의 제1부부장을 동시에 맡고 있는 인사가 김여정이다.
박광호는 지난 9월 9일 북한 정부 수립 70주년 기념일과 10월 10일 당 창건 기념일을 맞아 진행된 금수산태양궁전 참배 때는 맨 앞줄에 서 있었다.
다른 당국자는 “현재 북한 내부에서 숙청을 했다거나 조직개편이 진행됐다는 정보는 없다”며 “70대인 박광호가 갑자기 건강이 나빠졌을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김 위원장이 신년을 맞아 금수산태양궁전을 또다시 찾을 텐데 이때도 박광호가 모습을 보이지 않는다면 신변 이상을 의심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미국 재무부는 앞서 지난 10일(현지시간) 북한 정권의 인권유린을 비판하며 최용해 조직지도부장, 정경택 국가보위상과 함께 박광호를 인권 제재 명단에 올렸다. 정용수 기자 nkys@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