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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년중앙] '왜'라는 물음 갖자 세상이 달리 보이기 시작했죠

중앙일보

입력

크리스마스 캐럴이 울려 퍼지는 이맘때면, 앙트십스쿨에서는 연례행사가 열립니다. 한국청년기업가정신재단이 주최하고 네이버가 후원, 오이씨랩이 운영하는 ‘네이버와 함께하는 청소년 기업가정신 스쿨(이하 앙트십스쿨)’의 2학기 종료를 알리는 우앙파티죠. 쉽게 설명하면 2학기 앙트십스쿨에 참여한 학생들이 자신들의 최종 결과물을 발표하는 자리입니다. 이번 우앙파티는 ‘크리스마스 파티’ 콘셉트로 12월 22일 드림플러스에서 진행됐죠.
매번 그렇지만, 앙트십스쿨에 참여한 학생들의 이야기는 무척 흥미롭습니다. 이번에는 특히 학교 안의 생활에 초점을 맞춘 프로젝트가 많았어요. 아이디어가 특출나서 흥미롭다기보다 학교라는 공간에서 늘 벌어지는, 있을 법한 일들을 ‘문제’로 발견하고 자신들의 힘으로 해결하기 위해 노력해온 과정의 기록이라 특별하죠. 앙트십코치인 양은주 앙꼬쌤은 “학기가 짧고 해야 할 일도 많은 2학기라, 프로젝트를 시도하는 것 자체가 아이들에게는 도전이었다”고 전합니다. 바쁜 학교생활 중에도 시간을 쪼개 ‘앙트십’이란 마인드셋에 한 발 가까이 다가간 학생들의 이야기를 지금부터 소개합니다.

2018년 2학기 앙트십스쿨에 참여한 학생들이 자신들의 최종 결과물을 발표하는 자리, 우앙파티가 지난 22일 열렸다.

2018년 2학기 앙트십스쿨에 참여한 학생들이 자신들의 최종 결과물을 발표하는 자리, 우앙파티가 지난 22일 열렸다.

비좁은 책상, 어떻게 안 될까?

‘비좁은 교실’, 그리고 ‘부족한 수납’은 학생들이 자주 제기하는 문제 중 하나입니다. 동탄국제고 2학년 4명이 한 팀을 이룬 ‘상우조(김상우·원윤우·조혜리·이주협)’는 자습실에 넘치는 책 문제를 프로젝트의 주제로 삼았습니다. 기숙사학교라는 특징 때문에 학생들은 하루의 절반을 자습실에서 보냅니다, 일 년 내내 학교에서 생활하는 데다, 책 한 권을 통째로 읽는 수행평가가 많아 책상 한쪽에는 늘 책으로 쌓은 탑이 한자리를 차지합니다.
상우조는 책과 개인물품을 넣을 수 있는 상자 ‘스마트 박스’를 만들었습니다. 발 받침으로도 쓸 수 있는 다용도 박스인데, 의자 다리 사이에 들어갈 크기로 제작했죠. 그럴듯한 아이디어지만 막상 써보니 문제점도 생겼습니다. 바닥에 있는 박스에서 책을 꺼내는 게 불편하다는 점이죠. 특히 키 큰 친구들이 불편함을 호소했습니다. 또 청소할 때 박스가 걸리적거리고 금세 낡아 버리는 것도 문제였죠. 상우조는 인쇄지와 골판지를 합친 합지로 박스를 더 튼튼하게 만들고, 뚜껑은 여닫이형에서 미닫이형으로 바꿨습니다. 매뉴얼도 준비했습니다. ‘발에 박스가 걸리면 의자 밑에 넣어주시고, 청소할 땐 책상 위로 올려주세요’ 등의 사용설명을 적은 거죠. 상우 학생은 “실제로 사용하자 개선할 점이 계속 나와 힘들었다(웃음)”고 소감을 밝혔습니다. “그래도 그때그때 할 수 있는 건 다 해본 거 같아요. 실패해도 좋으니 배운다는 생각으로요.”

잠 좀 자도 될까?

학교와 학원을 오가고, 집에서도 늦은 시간까지 공부하는 학생들은 늘 잠이 부족합니다. 학교 책상에 엎드려 틈틈이 잠을 청하는 이유죠. 그런데 책상에 엎드려 자면 영 개운치가 않습니다. 위례고 1·2학년으로 구성된 ‘데탕트조(김은비·김도영·고은·김대연·최수인)’는 학교 안에 수면실을 만들기로 했습니다. 학생 수가 줄어들며 생긴 빈 교실, 그리고 잠이 부족한 학생들이란 두 가지 문제를 합쳐 수면실이란 대안을 낸 겁니다. 데탕트조는 수면실에 대한 의견을 묻기 위해 학생과 선생님들을 인터뷰했습니다. 학생들은 수면실 사용 의향이 있다고 대답했지만, 선생님들은 “학교는 자러 오는 곳이 아니”라며 부정적이었죠. 데탕트조는 다양한 의견을 반영해 임시로 수면실을 열되, 점심시간에만 운영하기로 했습니다. 우선 빈 교실에 의자 6~8개를 합친 간이침대를 여러 개 만들었죠. 그리고 우드락을 사용해 침대로 탈바꿈한 의자 가장자리에 벽을 세웠습니다. 조원 2명씩 돌아가며 운영을 맡았는데, 수업 종이 울리기 3분 전에 학생들을 깨우는 것이 주요 임무죠. 수면실 사용은 1학년만 가능하다고 허락을 받아서 홍보 포스터도 1학년을 대상으로 했습니다. 포스터를 보고 개시일에 수면실을 찾은 손님(?)은 3명입니다. 이들이 입소문을 내 다음 날에는 8명이 수면실을 찾았죠. 호응은 뜨거웠지만, 운영을 시작하며 새 문제도 생겼습니다. 사람이 많아지자 시끄러워진 겁니다. 수면실 규칙을 만들어야 한다는 걸 깨달았죠. 또 매트리스나 이불 같은 게 있으면 좋겠다는 피드백도 받았습니다.
데탕트조는 수면실을 장기적으로 운영해도 될지 정식으로 학교의 허락을 받을 계획입니다. 프로젝트를 응원해주는 선생님도 생겼습니다. 남자 선생님 휴게실의 매트리스를 빌려주겠다고 선뜻 제안하셨죠. 은비 학생은 “친구들의 적극적인 호응이 고마웠다”며 “학교 허락을 받으면, 교내 모금을 진행하거나, 운영에 필요한 매트리스를 지역에서 후원받을 수 있는지 알아볼 계획”이라고 말합니다. 도영 학생도 소감을 털어놨습니다. “스스로 계획하고 아이디어를 진전시키는 일이 처음엔 어색했는데(웃음), 지금은 우리가 해냈다는 것이 무척 신기해요. 다음엔 더 잘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이번 앙트십스쿨에 참여한 학생들은 특히 학교 안의 생활에 초점을 맞춘 프로젝트를 많이 수행했다.

이번 앙트십스쿨에 참여한 학생들은 특히 학교 안의 생활에 초점을 맞춘 프로젝트를 많이 수행했다.

꼭 교복 재킷을 입어야 해?  

아무 생각이 없을 때와 달리, 막상 ‘왜?’라는 물음을 갖기 시작하면 세상이나 주변이 달라 보이기 시작합니다. 인천전자마이스터고 2학년 ‘마이스터팀(정한결·김미성·장재연·정용신·김다훈·권혁)’이 발견한 문제가 그렇습니다. 학생들은 앙트십스쿨을 통해 ‘교복 재킷을 꼭 입고 외투를 입어야 하는가?’에 대한 물음을 갖게 됐죠, 재킷 위에 외투를 입어본 사람이라면 그 불편함을 잘 압니다. 몸에 꽉 끼는 것은 물론이고, 재킷 때문에 입을 수 있는 외투도 한정적이죠.
마이스터팀이 1~2학년 193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94%의 학생이 ‘불편하다’에 응답했죠. 이유를 묻자 ‘교복 자체가 불편하다’부터 ‘교복을 다 챙겨 입는 이유를 모르겠다’, ‘재킷 대신 다른 옷을 입는 게 더 따뜻할 것 같다’까지 다양한 답변이 나왔습니다. 이런 불편함은 학교 선생님들도 공감했지만, 재킷 자율화에 대한 의견은 학생들과 달랐습니다. ‘선생님 앞에서는 갖춰 입는 게 예의’라는 이유부터 ‘비슷한 옷을 입은 아이들끼리 모이고 나머지는 소외’될 수 있다는 우려 섞인 의견도 나왔죠.
마이스터팀은 먼저 다른 학교 사례와 뉴스를 검색했습니다. ‘추울 때 외투를 편하게 입는 건 학생 인권’이라는 뉴스와 학생들을 위해 반바지와 후드티를 교복으로 지정한 한가람고 사례를 알게 됐죠. 그리고 재킷을 입지 않고 외투를 착용하는 시범 기간을 갖게 해달라는 ‘교복 착용 개선 서명운동’을 진행하기로 결정했습니다. 무조건 입지 않겠다는 건 아닙니다. 등하교나 교무실을 방문할 때는 재킷을 입는 전제입니다. 1~2주 시범 기간을 가진 후 다시 설문조사를 하고, 그 결과를 토대로 교장선생님께 건의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교복 재킷을 꼭 입고 외투를 입어야 하는가?’에 대한 물음을 풀어본 인천전자마이스터고 2학년 ‘마이스터팀(정한결·김미성·장재연·정용신·김다훈·권혁)’이 발표하고 있다.

'교복 재킷을 꼭 입고 외투를 입어야 하는가?’에 대한 물음을 풀어본 인천전자마이스터고 2학년 ‘마이스터팀(정한결·김미성·장재연·정용신·김다훈·권혁)’이 발표하고 있다.

서명운동에는 부모 동의가 필요하다는 학생부장 선생님의 의견을 들은 마이스터팀은 먼저 부모님 동의부터 받기로 했죠. 갈 길이 아직 멀어 보이지만, 팀원들의 표정은 밝았어요. 한결 학생은 “우리 스스로 불편한 점을 생각하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 단계별로 나아가는 모습이 대견하다”며 “불편함을 해결하는 것이 바로 앙트십인 것 같다”고도 덧붙였죠. “무엇보다 학생 인권에 대해 생각해볼 기회였던 것 같아요. 저희는 학생다워야 한다는 틀 안에 갇혀 있는데, 과연 학생다움이 무엇인지 스스로 찾아가는 과정 같아요.”

누가 내 키보드를 빼갔지?

인천대건고 1학년 ‘조재연팀(조재용·조재혁·황호연)’은 전산실의 키보드 문제를 제기했습니다. 자판이 없거나, 자판의 배열이 바뀐 키보드를 문제 삼은 겁니다. 현장 조사를 나가 보니 전산실 키보드 40개 중에서 28개에 문제가 있다는 걸 알 수 있었습니다. 그중 13개는 아예 고장 났으며 15개는 자판의 배열이 이상하거나 비어 있었죠. 정상 키보드는 12개뿐입니다.
조재연팀은 바로 설문조사를 실행했습니다. 당연하게도 설문조사에 응한 학생 전체가 이 문제를 인식하고 있었어요. 또 ‘직접 키보드 자판을 빼거나 배열을 바꾼 적이 있는지’ 묻는 질문에 90.3%의 학생이 ‘예’라고 대답했죠. 왜 그런 행동을 했는지 묻자 ‘내가 눌러야 하는 부분이 이미 빠져 있어서(92.9%)’부터 ‘내가 원하는 배열로 만들어보고 싶어서(14.3%)’, ‘별다른 제재가 없어서(25%)’ 같은 대답이 나왔습니다.
이 문제를 더 이상 방치해서는 안 된다고 판단한 조재연팀은 해결 방안을 모색했습니다. 그리고 키보드가 더 고장 나는 것을 막기 위해 키보드 캡을 제작해 씌우기로 했죠. 비닐 지퍼백과 가위, 테이프만으로 만드는 키보드 캡입니다. 지퍼백 두 개의 밑단을 잘라낸 뒤 테이프로 이어 붙이고 키보드에 씌우면 끝이죠. 그리고 캡 좌측 아랫부분에 문구를 적어 넣었습니다. ‘키보드 배열을 바꾸지 말라’는 경고 문구죠. 그런데 ‘비닐 위에 매직으로 쓴 경고 문구가 잘 보이지 않는다’ ‘문구 자체가 인상적이지 않다’는 의견이 이어졌죠. 고민하던 팀원들은 경고 문구를 다시 만들었습니다. 바뀐 경고문은 이렇습니다. “당신의 이빨(올바른 표기법은 ‘치아’지만 강렬함을 전달하기 위해 ‘이빨’로 갔습니다)이라면 뽑으시겠습니까?” 조재연팀은 “공익 문구 같은 느낌이 들지만(웃음), 경각심은 확실히 전달된다는 피드백을 받을 수 있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번 우앙파티는 ‘크리스마스파티’라는 콘셉트로 열렸다.

이번 우앙파티는 ‘크리스마스파티’라는 콘셉트로 열렸다.

넘쳐나는 쓰레기 어떡할까?

이번 앙트십스쿨에서는 두 팀이나 쓰레기 문제를 지적했습니다. 장충고 1학년의 ‘쓱싹팀(김정호·이재현·곽도윤·김기범·김성주)’은 교실 곳곳에 쓰레기가 증가하는 것을 문제 삼았습니다. 올 2학기, 학교에서 쓰레기통을 없앴기 때문입니다. 넘쳐나는 쓰레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쓰레기통을 없앴는데, 학생들이 아무 데나 쓰레기를 버리고, 심지어 쓰레기를 숨겨두기까지 하며 상황이 더 심각해진 겁니다. 쓱싹팀은 학생 1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했습니다. 그 결과 ‘쓰레기통이 사라져 불편하다’고 대답한 학생은 61%였죠. 그중 50%는 쓰레기를 버리러 따로 나가는 일이 귀찮다고 답했습니다. 학교 선생님 인터뷰 결과도 비슷합니다. 학생들이 각자 비닐봉투를 챙겨와 따로 쓰레기를 처리하며, 오히려 비닐봉투 사용이 증가했다고 지적하셨죠. 쓱싹팀은 분리수거를 제대로 하도록 유도하는 방안을 마련하기로 했습니다. 이를 위해 홍보 포스터를 만들었죠. 그런데 포스터에 쓴 문장이 너무 길어 아무도 읽지 않는다는 문제가 생겼습니다. 두 번째 포스터는 임팩트를 살리도록 노력했습니다. 더러운 쓰레기통과 깨끗이 분리수거된 쓰레기통을 비교한 거죠. 이 포스터를 학교 게시판에 붙이고 각 층에 재활용과 일반 쓰레기통을 임시로 설치했습니다. 또 가장 쓰레기가 많기로 유명한 반에 임시 쓰레기통을 설치했죠. 일주일 뒤, 결과는 나름 성공적이었습니다. 반에 설치한 쓰레기통은 말끔했고, 쓰레기를 숨겨놓는 학생도 예전보다 줄었죠. 프로젝트를 마친 성주 학생은 “문제해결을 위해 다양한 각도로 생각하는 힘을 기를 수 있었다”고 말했죠. 기범 학생은 “잘 모르던 친구들과 친해졌고, 함께 의견을 나누며 협동할 수 있어 좋았다”고 소감을 밝혔습니다.
성암국제무역고 2학년 ‘네이처팀(김도희·서수빈·안현미)도 분리수거 문제를 해결했습니다. 교내 학생 64명에게 설문조사한 결과, 38명이 ‘분리수거에 대해 잘 모른다’고 대답했죠. 실제로 ‘알약은 일반쓰레기’라고 답한 학생이 51명, ‘닭이나 소의 뼈는 음식물 쓰레기’라고 답한 학생이 48명이었습니다. 이 조사를 바탕으로 분리수거표를 수거함 옆에 부착했지만, 글씨가 잘 보이지 않아 관심을 끌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생각해낸 것이 퀴즈입니다. 쓰레기를 알맞게 분리하는 학생에게 상품을 제공하는 퀴즈를 진행한 거죠. 27명이 참여했고 만점자가 2명이 나왔습니다. 그 결과 학생들이 분리수거를 손쉽게 진행하며 교실에서 쓰레기 냄새도 사라지게 됐습니다.

미림여자정보과학고 1학년 ’캔바이캔팀(유진희·최다연·김민지·박민초·이지아)‘은 학교에서 자주 먹는 캔 음료가 남았을 경우 보관하는 문제 해결에 나섰다.

미림여자정보과학고 1학년 ’캔바이캔팀(유진희·최다연·김민지·박민초·이지아)‘은 학교에서 자주 먹는 캔 음료가 남았을 경우 보관하는 문제 해결에 나섰다.

마시고 남은 캔 음료 어떡할까?  

학교에서 자주 먹는 캔 음료를 지적한 팀도 있습니다. 미림여자정보과학고 1학년 ‘캔바이캔팀(유진희·최다연·김민지·박민초·이지아)’은 먹다 남은 캔을 보관하는 문제를 해결해보기로 했죠. 42명의 학생에게 설문조사한 결과, ‘뚜껑이 없어서 보관이 힘들다’는 답이 69.2%로 가장 많았고, ‘입에 닿는 부분이 비위생적’이라는 대답이 20.5%, ‘남은 음료를 흘리기 쉽다’는 대답이 7.7%였습니다. 캔바이캔팀은 캔 음료 입구에 맞는 크기로 뚜껑을 만들기로 했죠. 실리콘 소재를 사용해 두꺼운 캔은 5.3㎝, 얇은 캔은 5.1㎝의 뚜껑을 제작했습니다. 테스트도 해봤습니다. 실리콘 뚜껑으로 캔 입구를 막자 음료가 흘러나오지 않았습니다. 다연 학생은 “친구와 한 팀을 이뤄 문제를 해결한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죠. “수행평가가 있어서 준비시간이 부족했는데도 잘 끝냈어요. 팀워크가 좋았던 것 같아요. 각자 맡은 역할을 잘해줘서 더 뿌듯해요.” 민초 학생은 “발전하는 기회가 된 것 같다”고 소감을 말했습니다. “아이디어를 내서 뭔가를 만들어본 게 처음이라 신기했어요. 완성했을 때 기분도 좋았고요. 실리콘 뚜껑을 쓰고 난 후 보관하는 케이스도 곧 만들 생각입니다!”

우앙파티 전체 워크숍에서는 10개의 앙트십 미션을 수행하여 뱃지를 획득하면 크리스마스 선물을 받을 수 있었다.

우앙파티 전체 워크숍에서는 10개의 앙트십 미션을 수행하여 뱃지를 획득하면 크리스마스 선물을 받을 수 있었다.

학교 앞 건널목, 안전하게 건널 수 있을까?  

양곡고 1학년 ‘안전지킴이조(신사랑·박재우·문정윤·백승우·김강산)’는 학교 앞 건널목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애썼습니다. 교내 학생 85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하니, 신호등이 없는 건널목이 안전하지 않다고 느낀 학생이 65%라는 결과가 나왔죠. 인터뷰한 학교선생님 역시 “직접 운전해 보니 위험하다고 느낀 적이 있다. 신호등이 설치되면 좋겠다”는 의견을 주셨습니다. 먼저 해당 지역 경찰서의 담당 경찰관을 찾아갔습니다. 아쉽게도 도로가 2차선이고 교통이 자주 지연되는 곳이라 신호등 설치가 어려울 수 있다는 피드백을 받았죠. 하지만 안전지킴이조는 포기하지 않았습니다. 스스로 할 수 있는 일을 하자며, 교통안전 인식을 개선하는 캠페인을 벌이기로 한 겁니다. 건널목을 건널 때 조심해야 하는 내용을 담은 팜플렛을 제작해 학생들에게 나눠주고 건널목이 있는 도로에도 같은 내용의 피켓을 설치했죠. 또 인터넷에서 교통안전영상을 찾아 교내 방송도 실시했습니다. 학교 옆 양곡중학교 방송부에도 해당 내용을 설명하고 캠페인 협조를 구했습니다.
캠페인 이후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캠페인을 봤다는 학생이 73명, 캠페인이 도움됐다는 답변이 79명이었죠. 안전지킴이조는 “학생들의 인식을 개선하고 안전 문제에 기여했다는 데 의의를 두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승우 학생은 “학생 신분이라 제약이 있었지만, 그래도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했다”고 말했습니다. 강산 학생은 “학교 안이든 밖이든, 우리 주변에 해결해야 하는 문제가 만다는 것을 알게 됐다”고 말했죠. “사실 혼자서는 할 수 없는 일이잖아요. 하지만 팀으로 움직이고, 또 다른 사람의 도움을 받아가며 해결할 수 있어서 좋았어요.”

2018년 2학기 앙트십스쿨을 종료하고 우앙파티에 모인 학생들.

2018년 2학기 앙트십스쿨을 종료하고 우앙파티에 모인 학생들.

강산 학생의 말 그대로입니다. 학교는 학교대로, 사회는 사회대로, 세상에는 해결해야 하는 문제가 산적해 있습니다. 어른들은 보통 “학생의 본분은 공부”라고 말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어른이 이런 문제를 대신 찾아내고 해결하는 것에 분명 한계는 있습니다. 또 어른들이라고 해서 모든 문제를 ‘문제’로 인식하는 것도 아닙니다. 결국, 학생이라고 해도 스스로 문제를 발견하고 해결해보는 경험을 하지 않는다면 사회에 나가 만나는 수많은 문제 역시 풀어나갈 수 없게 되고 맙니다.
앙트십스쿨을 운영하는 오이씨랩의 장영화 대표는 “앙트십은 세상을 만나는 통로”라고 설명합니다. “우리 아이들에게 세상이 아름답다고만 말하면 안 되잖아요. 학교를 졸업하고 사회에 나간다는 것은 스스로 나를 지켜야 한다는 뜻이기도 해요. 공부도 당연히 중요하지만, 공부만 잘해서 인생이 해피엔딩으로 끝나는 것도 아니거든요. 공부를 잘하지 못해도 성공할 수 있고, 회사를 그만둬도 다음을 준비할 수 있도록, 자본주의 사회에서 나를 지키는 힘을 길러야 해요. 저는 그 통로가 앙트십이고, 핵심은 문제해결 능력이라고 생각해요. 이때 중요한 것은 혼자가 아니라 여럿이 함께 해결해 나가는 거죠. 앙트십스쿨은 그 판을 깔아줄 뿐이고요.”

글=commons, 사진=오이씨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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