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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도쿄 오모테산도에 줄선 2000명…K-캐릭터에 빠지다

중앙일보

입력

22일 일본 도쿄(東京)의 오모테산도(表参道) 거리에 아침부터 긴 줄이 늘어섰다. 이날 오전 11시 개점한 카카오프렌즈 도쿄점(어피치 오모테산도점)에 들어가기 위한 대기 행렬이었다. 오모테산도는 도쿄에서 '뜨는' 패션 잡화점이 모여 있는 것으로 유명한 거리다. 젊은 여성이 대부분인 일본 현지인들은 비가 부슬부슬 내리는 날씨에도 카카오프렌즈의 캐릭터 굿즈(Goods)를 구입하기 위해 우산을 들고 줄을 서는 불편을 마다하지 않았다. 카카오 측은 개점 훨씬 전부터 매장이 있는 건물을 둘러싼 긴 대기줄이 형성돼, 2000명 이상이 기다린 것으로 보고 있다.

카카오프렌즈 도쿄점 개점을 기다리는 현지 소비자들. [사진: 카카오IX]

카카오프렌즈 도쿄점 개점을 기다리는 현지 소비자들. [사진: 카카오IX]

카카오IX는 23일 첫 글로벌 공식 매장인 카카오프렌즈 도쿄점 개점을 성공적으로 치러냈다고 밝혔다. 이날 준비된 복숭아 모양 카카오톡 캐릭터 '어피치' 인형 굿즈는 하루 만에 다팔려 2차 물량을 긴급히 보내는 중이다. 여기에 일본 ‘덤보 도너츠’와의 협업으로 탄생한 어피치 도너츠도 개점 4시간 만에 모두 완판됐다. 이곳에서 판매된 굿즈(Goods)들은 대부분 도쿄점 론칭을 기념해 제작된 한정 에디션으로, 국내에서는 판매되지 않는 ‘레어템’들이다.

카카오프렌즈 도쿄점 개점을 기다리는 현지 소비자들. [사진: 카카오IX]

카카오프렌즈 도쿄점 개점을 기다리는 현지 소비자들. [사진: 카카오IX]

카카오프렌즈 도쿄점에선 일반 캐릭터 제품은 물론 리빙과 뷰티, 의류 등도 판다. 카페와 전시 공간 등도 마련돼 있다. 카카오IX 측은 “해외 첫 오프라인 매장 오픈인데, 이 정도로 많은 사람이 몰릴 것이라고는 예상치 못했다”며 “카카오프렌즈 도쿄점이 오모테산도의 명소로 자리잡도록 현지 트랜드와 팬 취향에 맞는 상품을 개발하고 새로운 경험을 제공하겠다”고 말했다.

한국산 캐릭터(이하 K-캐릭터) 바람이 거세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이 지난 3월 내놓은 ‘2018년 콘텐츠산업 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콘텐트 수출 비중에서 한국 캐릭터 산업은 게임 다음으로 많은 비중(9.5%)을 차지하고 있다. K-캐릭터는 모바일ㆍPC게임과 함께 K-콘텐트 산업을 이끄는 기둥이다. 카카오프렌즈나 라인프렌즈 같은 캐릭터의 경우 언어나 문화 장벽에 상관없이 여러 시장을 공략할 수 있는데다, 각종 생활용품을 비롯해 게임ㆍ영화 사업 등과 협업하기 좋아 성장 가능성이 무궁무진하다.

카카오프렌즈 도쿄점에서 '완판'된 어피치 캐릭터 인형들. 개점 첫날 준비해 둔 인형류는 거의 대부분 매진됐다. [사진: 카카오IX]

카카오프렌즈 도쿄점에서 '완판'된 어피치 캐릭터 인형들. 개점 첫날 준비해 둔 인형류는 거의 대부분 매진됐다. [사진: 카카오IX]

네이버 역시 캐릭터 관련 분야를 공격적으로 키우고 있다. 지난해 네이버가 분사한 캐릭터 전문 기업 라인프렌즈는 일찌감치 글로벌 시장에 진출해 K-캐릭터의 입지를 굳히고 있다. 라인프렌즈는 ‘브라운(갈색 곰)’과 ‘샐리(병아리)’ 등 친근감 있는 동물 캐릭터를 무기로 동남 아시아는 물론 미국 시장에까지 진출했다. 지난 7월부터 10월까지 미국 LA 할리우드 인근에 운영했던 라인프렌즈 팝업 스토어(임시매장)에는 개점 초 이틀 간만 1만5000명 이상이 다녀갔다. 지난해 8월 팝업 스토어로 문을 열었던 미국 뉴욕 매장은 큰 인기를 끈 덕에 상설 매장이 됐다. 라인프렌즈는 일본과 미국, 중국과 대만 등에서 112개의 매장(올 8월 기준)을 운영 중이다. 이에 그치지 않고 지난해엔 인기 아이돌 그룹 방탄소년단과의 협업을 통해 캐릭터 ‘BT21’을 출시했다. 기존 라인프렌즈 캐릭터 팬은 물론 전세계에 있는 방탄소년단의 팬층까지 흡수하겠다는 전략이다. 카카오IX도 성공적으로 개점한 카카오프렌즈 도쿄점을 시작으로 중국과 미국, 유럽 등으로 진출한다는 목표다.
카카오프렌즈나 라인프렌즈가 모바일 메신저(카카오톡ㆍ라인)의 인기를 등에 업고 있다면, 국산 애니메이션(이하 K-애니)의 인기를 바탕으로 해외에 진출 중인 캐릭터도 다수다. K-애니 캐릭터의 대표 주자는 ‘뽀통령’ 뽀로로다. 뽀로로를 컨셉트로 한 뽀로로 파크는 현재 중국 베이징(北京)점(2014년 5월 개점)을 시작으로 중국과 싱가포르, 사이판 등에서 11곳을 운영중이다. 해외 파크가 이미 국내에서 운영 중인 뽀로로 파크 수(10곳)를 넘어섰다.
아기 상어 가족의 에피소드를 바탕으로 한 ‘핑크퐁’은 올 들어 동남 아시아 지역에서만 30곳이 넘는 파트너사와 현지 진출을 위한 계약을 체결했다. 이는 지난해(3개사)보다 10배 가량 늘어난 수치다. 말레이시아에서는 핑크퐁 라이선스를 활용한 아이스크림(Pinkfong Baby Shark Ice Lolly)이 출시 석달 만에 500만개 이상이 팔리는 기염을 토했다. 이수기ㆍ하선영 기자 retali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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