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전역에서 불고 있는 ‘박항서 매직’ 열풍을 타고 자치단체와 대학의 베트남 진출이 활기를 띠고 있다.
충남도는 이달 말까지 베트남 하노이와 호찌민에 위치한 이온마켓 등 28개 매장에서 배와 딸기 등 충남에서 생산한 신선농산물 판촉행사를 벌이고 있다. 아이돌그룹 등 한류스타에다 박항서 감독까지 한국에 대한 이미지가 높아지면서 한국산 제품에 대한 신뢰도 역시 상승 분위기다.
충남지역 농식품 수출액 일본·대만 제치고 '3위로' #한남대·순천향대 학생들 방학맞아 자원봉사 떠나
충남도에 따르면 10월 말 기준 농식품 수출액은 3억4670만 달러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베트남 수출은 4178만 달러로 중국(7598만 달러)과 미국(6268만 달러)에 이어 3위를 기록했다. 지난해 말 5위(수출액 3647만 달러)에서 일본과 대만을 제치고 두 계단 상승한 액수다.
충남 농식품의 베트남 수출은 10년 전인 2008년 1412만 달러에 불과했으나 한류 등에 힘입어 3년 만인 2011년 5000만 달러(5376만 달러)를 처음으로 돌파했다. 2년 뒤인 2013년에는 1억471만 달러로 증가했지만 2014년부터 서서히 떨어지다 2016년까지 하락세를 면치 못했다.
충남도는 연말까지 5000만 달러 규모를 다시 돌파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지난해 19만7달러에 그쳤던 닭은 올해 477만 달러로 23배나 늘어났고 배도 2014년 22만 달러에서 올해 472만 달러로 21배 급증하며 미국·대만과 비슷한 수준까지 증가했다.
충남도 이인범 농산물유통과장은 "박항서 감독이 홍보대사로 활동하며 인삼, 딸기, 닭고기 등을 홍보한 효과를 거두고 있다”며 “중국을 대체할 수 있는 최대시장으로 보고 베트남 현지에서 마케팅활동을 강화했다”고 말했다.
국내 대표적 화훼단지로 충남지역 화훼 생산량의 33%를 차지하고 있는 태안군도 베트남과의 교류협력을 강화하고 나섰다. 화훼분야 기술·정보 교유와 꽃축제 등의 성공 노하우를 공유하기 위해서다.
가세로 태안군수는 지난 13일부터 닷새간 베트남 달랏시의 초청으로 화훼단지와 꽃 정원 등 주요시설과 산업현장을 둘러보고 귀국했다. 가 군수는 “동남아 최대 하스팜 화훼단지를 방문, 꽃 재배기술 등을 논의했다”고 말했다.
겨울방학을 맞은 대학들도 일제히 베트남으로 향한다. 젊은 청년들의 자원봉사를 통해 한국-베트남 간 우호를 다지고 현지문화를 이해할 수 있다는 취지에서다.
지난 20일 ‘2018 동계 글로벌 청년봉사단’ 발대식을 가진 순천향대는 내년 1월 7일부터 18일까지 12일간 베트남 껀터시 현지에서 교육과 재능기부 등 봉사활동에 나선다. 30여 명 규모로 이뤄진 봉사단은 껀터대(Can Tho University)에 베이스 캠프를 차린 뒤 껀터초와 보육시설에서 교육 봉사를 하게 된다.
한남대도 65명의 학생이 27일부터 내년 30일까지 베트남 빈증·빈폭성 등에서 현지 주민과 학생을 대상으로 한국어·태권도·미술 등의 교육 봉사와 시설보수, 환경정화, 벽화 그리기 등의 봉사활동을 할 계획이다.
순천향대 서교일 총장은 “현지 주민들과 문화 차이로 상처를 줄 수도 있기 때문에 언행에 신중을 기해달라고 당부했다”며 “학생들의 봉사가 우리나라와 베트남간 민간교류에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전=신진호 기자 shin.jinho@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