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약층 대출자 부담 커져 “100만원 벌면 70만원꼴 빚 상환”

중앙일보

입력 2018.12.21 0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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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3면

‘9·13 부동산 대책’으로 가계부채 증가 규모가 연간 최대 7조원까지 줄어들 수 있다는 한국은행의 전망이 나왔다. 한은이 20일 국회에 제출한 ‘금융안정보고서’에서다.

한은 금융안정보고서 전망
대출 조인 9·13 부동산 대책으로
가계부채 연간 6조~7조원 줄어

9·13대책에 따르면 1주택 이상 가구는 부동산 규제 지역 안에서 원칙적으로 주택담보대출을 받을 수 없다. 주택을 담보로 하는 생활안정자금 대출은 주택 1채당 1억원으로 제한했다. 이에 따른 신규 주택담보대출 축소 규모는 연간 5조~6조원으로 한은은 추산했다. 지난 3분기 기준 주택담보대출 잔액의 0.7~0.8% 수준이다.

다주택자(2주택 이상)와 고소득자(1억원 이상)는 전세자금대출도 제한된다. 전세대출 감소폭은 연간 4000억~6000억을 추산된다. 지난 3분기 기준 전세대출 잔액의 0.5~0.7% 수준이다. 임대사업자에 대한 규제도 주택담보대출 감소로 이어질 전망이다. 관련 대출 감소분은 연간 4000억원 안팎으로 한은은 내다봤다. 9·13 대책은 주택 임대사업자의 투기지역 내 주택 취득을 위한 주택담보대출 취급도 제한했다.

이번 분석에는 지난 10월 말 은행권에 도입한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적용 효과 등은 반영하지 않았다. 한은 관계자는 “가격과 거래량이 현재 추세에서 변동이 없다는 가정에서 추산한 결과”라며 “주택 가격이 급락하거나 거래량이 급감하면 대출 규제 효과는 더 크게 나타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가계의 빚 갚을 능력은 점차 악화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부채가 있는 사람의 DSR은 2012년 34.2%에서 지난 2분기 38.8%로 상승했다. DSR 100%를 넘는 대출자 중에선 고신용자(52.9%)와 고소득자(37.3%)가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빚 갚을 능력이 취약한 대출자(취약차주)의 부담은 더욱 커졌다. 3개 이상 금융회사에서 대출을 받은 다중채무자면서 저소득(하위 30%) 또는 저신용(7~10등급)에 해당하는 취약차주는 연 소득의 70%를 대출 원리금 상환에 쓰는 것으로 조사됐다. 100만원을 벌면 이 중 70만원 정도를 빚 갚는데 쓴다는 뜻이다.

하현옥 기자 hyunoc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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