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故김용균씨 어머니 "자식잃은 엄마 원한이 낳는 파장 보여줄 것"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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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재 유가족 및 재난·안전사고 피해가족들이 20일 오전 여의도 국회의사당 앞에서 위험의 외주화를 막는 '산업안전보건법'과 살인기업 처벌하는 '중대재해 기업처벌법' 통과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권유진 기자

산재 유가족 및 재난·안전사고 피해가족들이 20일 오전 여의도 국회의사당 앞에서 위험의 외주화를 막는 '산업안전보건법'과 살인기업 처벌하는 '중대재해 기업처벌법' 통과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권유진 기자

눈물을 꾹 참아낸 엄마는 또다시 카메라 앞에 섰다.
지난 11일 태안 화력발전소에서 숨진 고(故) 김용균씨의 어머니 김미숙씨는 20일 오전 국회의사당 앞에서 열린 ‘산재 유가족, 재난ㆍ안전사고 피해가족 공동 기자회견’에 참석했다. 전날인 19일 저녁 광화문에서 열린 청년 추모제에 참석해 늦은 시간까지 자리를 지켰지만 다음날 아침 또다시 밖으로 나왔다. 마이크를 잡은 김씨는 “온몸이 떨리도록 깊은 원한이 나를 더 강하게 만든다”고 말했다. 없는 힘까지 쥐어짜 이곳저곳에서 목소리를 내는 이유도 밝혔다. “엄마가 자식을 잃고 맺힌 원한이 얼마나 큰 사회적 파장을 낳을 수 있는지 보여주고 단죄하고 싶다”

故 김용균씨 어머니, 국회 앞에서 기자회견 #외주화 막는 개정 산업안전법 즉시 통과 요구

이날 기자회견에는 삼성반도체 백혈병 사망자 유가족과 지난해 사고로 숨진 제주 현장실습생 고(故) 이민호 군 유가족, 스텔라데이지호 실종 선원 가족 등도 참석했다.
이들은 모두 가족들의 사망 이후에도 바뀐 게 없다며 산업안전보건법과 중대 재해 기업처벌법을 즉각 통과시킬 것을 요구했다.
고(故) 이민호군의 아버지는 “국가가 짊어져야 할게. 국민의 안전인데 국가는 책임지지 않는다”며 “아이들이 죽어가도 둥근 지붕 밑 의회에서 탁상공론 외엔 무엇을 하고 있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스텔라데이지호 실종 선원 가족도 “이번 태안 화력발전소 사건은 스텔라데이지호 사건과 너무 똑같다”며 “현재 30척 가까이 되는 낡은 배가 항해 중인데 그곳의 선원들은 언제라도 스텔라데이지호와 똑같이 위험에 처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앞서 정부는 올해 초 28년 만에 산업안전보건법 전면 개정에 나서면서 ▶원청의 안전관리 책임 범위 확대 ▶안전보건조처 위반으로 근로자가 숨졌을 때 사업주가 받는 징역형은 최소 ‘1년 이상’ ▶유해작업 하청 금지 등을 담은 바 있다.
그러나 재계의 강력 반발로 10월 말 ‘1년 이상’의 하한 기준선 등이 제외된 법안이 국무회의를 통과했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는 19일 고용노동소위원회를 열고 이 법안을 오는 27일 본회의에서 처리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20일 여의도 국회의사당 앞에서 열린 '산재 유가족, 재난·안전사고 피해가족 공동 기자회견'에 참석한 정의당 윤소하 원내대표가 유가족에게 의견서를 전달받고 태안화력 비정규직 청년노동자 고(故) 김용균씨의 어머니를 위로하고 있다. 권유진 기자

20일 여의도 국회의사당 앞에서 열린 '산재 유가족, 재난·안전사고 피해가족 공동 기자회견'에 참석한 정의당 윤소하 원내대표가 유가족에게 의견서를 전달받고 태안화력 비정규직 청년노동자 고(故) 김용균씨의 어머니를 위로하고 있다. 권유진 기자

이날 기자회견에는 정의당 윤소하 원내대표 등이 참석해 유가족들에게 의견서를 전달받고 김미숙씨를 위로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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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유진 기자 kwen.yu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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