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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김태우 "첩보 보고서, 청와대 컴퓨터 찍은 것"

중앙일보

입력

자유한국당이 19일 김태우 전 청와대 특별감찰반원이 작성한 것으로 추정되는 첩보보고서 목록 사진을 공개했다. [연합뉴스]

자유한국당이 19일 김태우 전 청와대 특별감찰반원이 작성한 것으로 추정되는 첩보보고서 목록 사진을 공개했다. [연합뉴스]

자유한국당이 19일 공개한 김태우 수사관의 첩보 보고서 목록에 대해 김태우 수사관이 "청와대 컴퓨터 화면을 직접 찍은 것"이라고 밝혔다. 청와대가 해당 목록의 사실 여부에 대해 "확인된 바 없다"고 밝힌 가운데, 문서의 실제 존재 여부에 대한 논란이 일 것으로 보인다.

김태우 수사관은 20일 중앙일보와 나눈 대화에서 "한국당이 공개한 컴퓨터 모니터 화면은 내가 청와대에서 직접 찍은 것"이라고 밝혔다. 모니터 화면에 나온 첩보 보고서를 직접 가지고 있는지에 대해선 대답하지 않았다.

앞서 김 수사관의 청와대 근무 시절 상관이던 박형철 반부패비서관은 19일 브리핑에서 "화면이 어디에서 촬영됐나"라는 기자들의 질문에 "확인된 바 없다"며 "(보고 목록이) 진본인지 아닌지 알 수 없다"고 말했다.

또 "청와대 내에서 특감반원이 사용한 컴퓨터는 폐기돼서 없고 관련 자료도 폐기돼서 없다. 저는 저게 진본인지, 실제로 저런 서류를 썼는지 알 수 없다"고 밝혔다. 다만 이날 브리핑에서 박 비서관이 예를 들어 설명한 10건의 보고서 중 3건은 조국 민정수석에게까지 보고됐다.

박형철 청와대 반부패비서관. [뉴스1]

박형철 청와대 반부패비서관. [뉴스1]

첩보 보고서 목록에 대한 김 수사관의 주장이 사실이라면 아직 청와대에 해당 보고서가 남아 있을 거란 해석이 나온다. 해당 목록에 나온 첩보 보고서의 존재 여부는 김 수사관 주장의 사실 여부를 확인할 증거가 될 수 있다.

야당 정치인과 언론사 동향 등을 보고한 문건도 목록에 포함된 상황이라 사실로 드러날 경우 민간인과 정치 사찰 의혹까지 제기될 수 있는 사안이다. 청와대는 김 수사관의 보고에 대해 그간 "불순물" "지라시성"이라고 밝힌 바 있다.

전 정부 청와대에서 근무했던 한 인사는 "공직기강에서 직원 감찰이 뜨면 휴대전화부터 임의 제출 받고 그 다음하는게 컴퓨터를 가져가는 것"이라며 "비위 정황을 확인하려고 김 수사관의 컴퓨터까지 다 뒤졌을텐데 (해당 보고서를) 증거로라도 남겨둬야 하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김 수사관은 자신의 텔레그램 첩보 보고에 대해 박 비서관이 "정상적인 보고가 아닌 ‘지라시(사설정보지)’ 수준으로 자신이 뭔가를 하고 있다는 걸 과시하기 위해 공유한 것에 불과하다”며 "이 반장은 그 같은 메시지를 받으면 김 수사관에게 ‘이런 것을 더는 하지도, 보내지도 말라’고 수차례 경고했다”고 설명한 데 대해서도 반박했다. 김 수사관은 "완전한 거짓말"이라며 "16개월간 (첩보) 100여건을 썼는데 100번을 경고했단 말인가"라고 반박했다.

김기정 기자 kim.kij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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