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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기 신도시 남양주·하남·계양, '차분함' 속 주민 반발 '불씨'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19일 정부서울청사에서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을 비롯해 해당 지방자치단체장이 참석한 가운데 3기 신도시를 발표하고있다. 임현동 기자

19일 정부서울청사에서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을 비롯해 해당 지방자치단체장이 참석한 가운데 3기 신도시를 발표하고있다. 임현동 기자

이주대책·토지보상 문제해결 관건

국토교통부가 19일 발표한 3기 신도시 예정지인 경기도 남양주·하남·과천, 인천 계양구 주민들은 대체로 차분한 분위기다. 이들 지자체는 발표 이후부터 주민공람을 진행 중이다. 주민공람은 신도시 사업시행자인 한국토지주택(LH)공사가 제안한 지구지정 제안서에 대한 주민여론을 수렴하는 절차다. 각 지자체에 항의성 민원은 전달되지 않았다고 한다. 하지만 원주민에 대한 이주대책 문제와 토지보상 문제 등 갈등의 불씨는 남아 있는 상황이다. 화성 동탄, 청라 등 2기 신도시 주민들은 집값 하락을 우려하고 있다.

이날 3기 신도시 발표에 포함된 하남 교산신도시(교산공공주택지구)는 하남시청 아래쪽 649만㎡ 규모다. 대부분 개발제한구역(그린벨트로)으로 묶인 농촌마을이다. 현 계획상 토지주에 대한 보상계획은 2020년 4월부터다. 그 전에 토지주와 협의를 끝내야 한다. 현재까지 이번 신도시 계획과 관련해 항의하는 민원인은 없었다는 게 시의 설명이다. 다만 "최근에 전원주택을 지었는데 어쩌냐"는 하소연 정도는 전해졌다고 한다.

[자료 국토부]

[자료 국토부]

신도시 주변 구도심 슬럼화 우려 

하지만 현재 교산동에 거주하고 있는 주민들의 이주문제와 토지보상 문제 등으로 갈등은 언제든지 발생할 수 있다. 교산 신도시 예정지에는 현재 10여개의 마을 부락이 형성돼 있다. 하남시는 1200여 가구에 3000여명이 거주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했다. 신도시가 첫 삽을 뜨기 전에 이들에 대한 이주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하남시 도시개발과 관계자는 "이주대책을 최우선으로 수립해달라고 국토부에 적극적으로 요구하는 등 해결방안을 마련 중이다"고 말했다.

신도시에 포함된 인천 계양구청에도 하루종일 문의 전화가 빗발쳤다. "우리 땅도 수용되느냐", "수용되는 지역이 어디냐", "개발 계획을 볼 수 있느냐" 등의 질문이 주를 이뤘다. 항의는 없었다. 계양구 관계자는 "주민 공람이 본격화되면 주민들의 찬반 의견도 나올 듯하다"고 말했다.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오른쪽 두 번째)이 19일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수도권 3기 신도시 입지와 2기 신도시 광역교통 개선대책을 발표하고 있다. 임현동 기자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오른쪽 두 번째)이 19일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수도권 3기 신도시 입지와 2기 신도시 광역교통 개선대책을 발표하고 있다. 임현동 기자

6만6000여 세대의 매머드급 신도시(1134만㎡)가 들어서는 남양주 왕숙지구는 개발에 대한 주민들의 기대심리가 크다. 다만 교통, 구도심 슬럼화 등의 문제를 우려하는 여론이 일고 있다. 남양주시 진접읍에 사는 황경수(59)씨는 "가뜩이나 현재도 진접 일대에서는 출퇴근시간대 서울 방면 교통혼잡이 심한 만큼 교통대책이 완비돼야 한다"고 말했다. 구도심 지역의 슬럼화도 우려했다. 왕숙지구가 주변을 빨아들일 것이란 거다. 진접읍 주민 이무영(56)씨는 “구도심 지역과 연계한 균형개발이 반드시 병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시민단체 "부동산 투기 조장할 것" 

신도시 개발이 투기를 조장할 것이라는 비판도 나왔다. 인천지역 시민단체인 인천도시공공성네트워크 등은 이날 성명을 내고 3기 신도시 개발 정책에 대해 "투기세력만 살찌우는 잘못된 국토개발정책"이라고 주장했다. 과밀한 서울 인근에 3기 신도시 개발로 원도심의 재생사업을 파탄 내 도시 양극화를 초래할 것이라고 설명한다. 이들은 공급과잉으로 인천 검단신도시 등 주변지역에 악영향을 끼칠 것이라고도 주장했다.

2기 신도시 주민들도 반발하고 있다. 노형돈 청라국제도시총연합회 사무국장은 "2기 신도시의 경우 교통 등 여러 문제에 시달리고 있는데 이런 문제에 대한 해결 방안도 없이 3기 신도시 개발 계획을 발표하는 것은 문제다"고 말했다. 화성 동탄신도시에 거주하는 직장인 김모(41)씨 역시 "GTX는 도대체 언제 탈 수 있는지 모르겠다"며 "서울 강남으로 출퇴근하는 데만 하루 3시간 이상 쏟는다"고 말했다.

하남·남양주·인천=김민욱·전익진·최모란 기자 kim.minwo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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