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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 이야기]종류가 너무 많아 고민! 치약 똑똑하게 고르려면?

온라인 중앙일보

입력

[배지영 기자]

일러스트 최승희 choi.seunghee@joongang.co.kr

건강하든 건강하지 않든, 남녀노소, 하루 세 번, 매일 사용하는 것이 있습니다. 바로 치약이죠. 치약은 의약외품으로, 질병의 예방과 치료 효과를 나타내는 작용이 약보다는 미약하긴 하지만 건강에 영향을 미치는 물품으로, 안전성과 효능에 대해 식약처의 관리를 받는 제품입니다. 특히 구강은 우리 몸 속에서 가장 흡수율이 높은 특성을 가지고 있어 치약 사용에 주의해야 합니다. 이번 약 이야기에서는 치약에 대해서 다뤄보겠습니다.
※도움말=연세대학교 치과대학병원 구강내과 최종훈 교수

매일 쓰는 치약이지만 매번 고를 때마다 고민되는 게 사실입니다. 종류도 너무 많고, 성분 표기도 복잡하기 때문입니다. 사실 치약의 주성분은 거의 비슷한데요, 여기에 어떤 목적을 더하느냐에 따라 다른 약효 성분을 첨가하게 됩니다.

기본 성분은 세정제·연마제·향료, 목적 따라 다른 물질 첨가해
우선 치약의 주성분을 먼저 알아보겠습니다. 물에 세정제(계면활성제)와 연마제, 향료와 감미료, 보존제, 습윤제, 결합제가 들어갑니다. 세정제는 비누나 세제와 마찬가지로 지방 성분의 때를 제거하는 역할을 합니다. 얼굴을 물로만 씻으면 지방 성분이 잘 씻기지 않아 더러움이 완전히 제거되지 않지요. 치아도 이 세정제가 있어야 더러운 것들이 잘 씻겨집니다. 연마제는 사포와 똑같은 역할을 합니다. 치아 표면의 착색이나 때를 조금 더 효과적으로 제거하기 위한 성분입니다. 향료와 감미료는 왜 들어갈까요. 물에 세정제와 연마제 등의 화학 물질만 넣으면 쓴 맛이 나기 때문에 입안에 넣고 있을 수가 없겠죠. 그래서 맛과 향을 개선시키는 겁니다. 보존제도 필요합니다. 치약 속 여러 물질이 변하지 않고 오랫동안 유지될 수 있도록 하는 역할입니다. 습윤제는 치약의 형태가 안정되게 유지할 수 있도록 도와주고, 결합제는 치약의 조성물이 분리되는 것을 막아줍니다.

이 물질들은 기본으로 하고, 어떤 목적을 더하느냐에 따라 다양한 성분이 첨가됩니다.
가장 많이 첨가하는 게 불소입니다. 충치 예방을 위한 목적으로 첨가합니다. 불소 이온이 치아 에나멜 표면에 산 공격을 부분적으로 방어할 수 있는 물질을 형성합니다. 불소 이온 자체로도 세균을 억제하는 역할을 하기 때문에 충치 발생을 감소시킬 수 있습니다.

하지만 불소는 조심해서 써야 합니다. 불소를 과량 섭취하면 위장장애나 구토 등을 유발할 수 있고, 장기간 섭취했을 때 저칼슘증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우리나라 식약처에서는 불소의 과량 섭취를 예방할 수 있도록 배합 한도를 1500ppm 이하로 규제하고 있습니다. 일반 성인은 1000ppm, 치약을 완전하게 뱉지 못하는 어린이는 무불소, 어린이는 500ppm 이하의 저불소 치약을 사용하면 무난합니다. 또 불소가 들어 있는 치약을 쓴다면 10번 이상 잘 헹궈주는 것도 필요합니다.

둘째는 치석형성 억제 성분입니다. 치석이 쌓이면 그 위에 세균이 잘 달라붙기 마련인데요, 치석이 생기는 것을 막기 위해 피로인산이라는 물질을 더한 치약이 있습니다. 단, 치석을 직접 제거하지는 않고, 더 이상 쌓이지 않게 도와줍니다. 치석 케어 치약은 치과에서 스케일링을 한번 받고 난 후 쓰기 시작하면 더욱 좋습니다. 치약 전성분 표기에 피로인산이 적힌 것을 고르면 됩니다.

셋째는 잇몸염증 완화 물질입니다. 식약처에서는 염화나트륨, 토코페롤, 아미노카프론산, 알란토인, 염산피리독신 등을 함유한 치약에 ‘치은염(잇몸염증)’ 예방이라는 효능을 표기할 수 있도록 하고 있습니다. 미국 식약처에서는 트리클로산도 허가하고 있지만, 우리나라에서는 2014년 국정감사에서 파라벤과 함께 유해성 논란이 되었던 물질이기 때문에 주의해야 합니다.

넷째는 시린니 완화 물질입니다. 치아 뿌리가 노출되면 시린 증상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이런 경우 치아 표면에 보호막을 질산칼륨, 인산삼칼슘, 염화스트론튬 등이 함유된 치약을 사용하면 시린 증상을 약간 완화시킬 수 있습니다. 단, 이런 치약은 연마제가 소량이거나 거의 들어 있지 않아서 칫솔질을 좀 더 많이, 꼼꼼히 해야 합니다.

다섯째는 미백 효과를 내는 물질인데요, 과산화수소가 대표적입니다. 하지만 치약에는 과량의 과산화수소를 첨가할 수 없기 때문에 치약에 의한 실질적인 미백 효과를 기대하기 어려운 점이 있습니다.

고가 치약 고를 때도 전 성분 표기 꼭 봐야
최근에는 고가의 치약도 많이 나오는데요, 천연 성분을 강조한 것이 많습니다. 이런 치약들은 대부분 독성 논란이 있는 유해성분을 최대한 천연물질로 바꾼 치약들입니다.

그럼 논란이 되는 물질들을 하나씩 살펴볼까요. 가장 대표적인 것이 합성계면활성제입니다. 제품 뒷면에 소듐라우릴설페이트(Sodium lauryl sulfate·SLS), 소듐도데실 설페이트(Sodium dodecyl sulfate·SDS), 소듐 라우릴 에틸렌 설페이트(Sodium lauryl ethylene sulfate·SLES)라고 적혀 있습니다.

이 성분은 우리 몸 속 장기에 체류하면서 독성을 나타낸다고 보고돼 논란이 된 바 있습니다. 합성계면활성제는 칫솔질 할 때 많은 거품과 강한 자극을 유발해 입안의 통증과 입병을 악화시키고, 칫솔질 후 입안을 건조하게 해 오히려 텁텁할 수 있습니다. 고가의 천연유래치약에서는 계면활성제를 아예 빼거나 적당한 거품이 나면서도 미각의 변화가 없는 식물성계면활성제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특히 코코넛에서 유래된 코코일글루타민산나트륨은 안전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치약의 방부제로 많이 쓰이는 게 파라벤인데요, 일부 파레벤은 암 발병률을 높이고 호르몬 교란을 일으킬 수 있다는 보고가 있어 파라벤 대신 천연보존제 역할을 하는 자몽종자추출물을 넣기도 합니다. 또 단맛을 내기 위해 인공감미제 대신 천연유래 감미제인 자일리톨, 효소스테비아 등을 씁니다.

시원한 맛을 내기 위해서는 착향제인 인공L-멘톨을 그대로 넣기도 하는데 천연유래치약은 페퍼민트와 같은 민트계열 추출물을 활용해 자연스러운 맛과 향을 내기도 합니다. 치약의 물성을 조절하기 위해 습윤제가 들어가는 경우가 있는데 이것 또한 화학적인 글리세린 대신 식물성 글리세린으로 대체합니다.

자신의 치아 상태에 따라 목적에 맞는 치약을 고르되 노약자나 임신부, 화학 물질에 예민한 사람들은 천연 성분으로 바꾼 치약을 쓰는 것도 좋습니다. 하지만 고가의 치약에도 자신들이 자랑하고 싶은 내용만 앞면에 크게 광고하고, 다른 것들은 유해 논란이 있는 성분들을 그대로 쓰는 경우가 많습니다. 예컨대 ‘무(無)파라벤’ 이라고 앞면에 크게 적어놨지만 합성계면활성제는 그대로 쓰는 경우라던지, ‘무(無)합성계면활성제’라고 광고하지만, 방부제나 착향제 등 다른 성분은 유해 논란이 있는 성분을 그대로 쓰는 치약 등이 대표적입니다. 아쉽게도 치약의 전 성분 표기를 모두 읽어보고 유해 논란 성분이 들이 있는지 일일이 확인하고 사는 게 좋습니다.

한편 천연 물질로 만든 치약을 사용하면 거품이 잘 나지 않아 싫어하시는 분도 있는데요, 건강한 치약을 원한다면 어쩔 수 없는 부분입니다. 치약 회사들은 아직 소비자들이 거품을 중요시 한다는 이유를 들어 여전히 합성계면제를 쓰고 있습니다. 건강을 생각한다면 거품이 좀 적게 나더라도 이에 적응해야 합니다.  몇 일 정도 사용하다보면 적응이 됩니다. 거품이 적은 치약을 쓰면 이가 잘 닦이지 않는 것 아니냐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하지만 치약의 거품에 의한 세정력은 차이가 없습니다.  연세대 치과대학병원 구강내과 최종훈 교수는 “합성계면활성제가 있는 치약과 없는 치약으로 칫솔질의 효과를 비교해 봤더니 치태 제거와 치은염 정도에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차이가 없었다”며 “치약의 거품에 의한 세정력 보다는 올바른 칫솔질 방법이 더 중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 약에 대해 궁금한 점이 있으면 메일로 보내주세요. 주제로 채택해 '약 이야기'에서 다루겠습니다.(jh@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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