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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발 부르는 탄소세…21세기 지구촌의 '가렴주구'인가

중앙일보

입력

지난 4일(현지시간) 프랑스 북서부 몬타본 지역에서 바리케이트를 치고 시위하고 있는 노란 조끼 시위대 [사진 AFP=연합뉴스]

지난 4일(현지시간) 프랑스 북서부 몬타본 지역에서 바리케이트를 치고 시위하고 있는 노란 조끼 시위대 [사진 AFP=연합뉴스]

지난 한 달 프랑스 파리에서 벌어진 ‘노란 조끼’의 격렬한 시위가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반면 지난 3일부터 보름 동안 폴란드 카토비체에서 열렸던 제24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4)는 사람들의 시선을 끌지 못했다.

지난 13일 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가 진행되고 있는 폴란드 카토비체 현지에서 전 세계에서 모인 환경단체 활동가들이 화석 연료 사용 줄이기를 촉구하는 시위를 벌이고 있다. [AP=연합뉴스]

지난 13일 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가 진행되고 있는 폴란드 카토비체 현지에서 전 세계에서 모인 환경단체 활동가들이 화석 연료 사용 줄이기를 촉구하는 시위를 벌이고 있다. [AP=연합뉴스]

탄소세(유류세)에 저항하는 파리 중·저소득층 시민들의 외침이 카토비체에서 “화석 연료 사용과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이자”고 외쳤던 환경단체 활동가의 목소리를 덮어버린 것이다.

지구온난화, 기후 재앙을 막기 위해서는 온실가스를 줄여야 하고, 그래서 세금을 매겨서라도 석탄·석유 소비를 줄이자는 게 탄소세다.
연료별로 태울 때 나오는 온실가스의 양을 고려해 부과한다.

탄소세를 도입하면 기름값이 오를 수밖에 없고, 그래서 가난한 시민들은 탄소세에 저항한다.

그렇다면 환경을 지키자는 탄소세가 가난한 사람에게는 가렴주구(苛斂誅求, 가혹하게 세금을 거두거나 백성의 재물을 억지로 빼앗는 행위)가 될 수밖에 없는 것일까.

‘노란 조끼’ 시위는 왜 일어났나

‘노란조끼’시위대가 지난 1일(현지시간) 파리의 중심가인 개선문에서 유류세 인상 등 경제정책에 항의하며 시위를 벌이고 있다. 프랑스 정부는 지난 1년간 경유 23%, 휘발유 15% 등 유류세를 인상했다. [EPA=연합뉴스]

‘노란조끼’시위대가 지난 1일(현지시간) 파리의 중심가인 개선문에서 유류세 인상 등 경제정책에 항의하며 시위를 벌이고 있다. 프랑스 정부는 지난 1년간 경유 23%, 휘발유 15% 등 유류세를 인상했다. [EPA=연합뉴스]

프랑스 파리에서 ‘노란 조끼(Gilets Jaunes)’ 시위가 벌어진 것은 11월 17일부터다.

이에 앞서 노란 조끼 시위를 촉발시킨 것은 대서양 연안 브르타뉴 지방의 '보알(Bohal)'이란 작은 도시에 거주하는 자클린 무로(51)라는 여성이 지난 10월 18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4분 38초짜리 영상이었다.

세 아이의 엄마인 무로는 10년 전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을 샀으나, 마크롱 정부가 올린 세금 탓에 기름값이 치솟았고 결국 차를 세워두게 됐다고 에마뉘엘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을 비난했다.

유류세 인상에 반대하는 영상을 페이스북에 올린 자클린 무로 [중앙포토]

유류세 인상에 반대하는 영상을 페이스북에 올린 자클린 무로 [중앙포토]

산유국의 감산 조치로 최근 1년간 기름값이 20% 이상 오른 데다 프랑스 정부가 도입한 탄소세 탓에 내년부터 기름값이 대폭 인상될 것이란 소식에 파리 외곽에 사는 시민들이 들고일어났다.

프랑스에서는 2014년 탄소세가 도입됐고, 2017년 기준으로 이산화탄소 1t씩 배출할 때마다 30.5유로(3만9150원)의 세금을 부과하고 있다.
프랑스 정부는 2030년까지 탄소세 세율을 계속 올려 이산화탄소 1t당 100유로를 부과할 계획이다.

이에 따라 올해 초 휘발유의 경우 L당 3.9센트(50원), 경유는 L당 7.6센트(98원)를 인상했는데, 내년 초에 다시 그만큼을 인상할 예정이었다.

프랑스 정부는 거둬들인 탄소세를 재생에너지 확대나 전기자동차 개발 등에 사용하기로 했다.
또, 일부는 정부의 재정 적자를 메우는 데도 쓸 예정이었다.

문제는 파리 외곽에서 시내로 출퇴근하는 저소득층 시민들이었다.
대중교통의 혜택을 받지 못해 직접 차량을 운전해야 하는 이들은 탄소세, 즉 유류세 인상이 큰 부담이 될 수밖에 없었다.

실제로 프랑스 공공정책연구소(Institut des Politiques Publiques)가 마크롱 정부의 2018~2019년도 예산안을 분석한 결과, 중간 소득층은 가처분 소득이 늘어나는 반면 하위 20% 저소득층은 가처분 소득이 약간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시위가 격화되자 프랑스 정부는 결국 지난 4일 백기를 들었다.
에두아르 필리프 총리가 탄소세 인상을 6개월 유예하는 내용을 발표한 것이다.
이어 지난 10일에는 마크롱 대통령까지 나서 최저임금 인상, 저소득 은퇴자의 사회보장세 인상 철회 등 추가 조치를 발표하기에 이르렀다.

여기저기 터져 나오는 불만

2014년 5월 29일 제주 서귀포 해비치호텔&리조트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제주포럼 개막식에서 줄리아 길라드 전 호주 총리가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길라드 총리는 탄소세를 도입했다. [중앙포토]

2014년 5월 29일 제주 서귀포 해비치호텔&리조트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제주포럼 개막식에서 줄리아 길라드 전 호주 총리가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길라드 총리는 탄소세를 도입했다. [중앙포토]

프랑스 정부는 과거에도 탄소세 때문에 우왕좌왕하는 모습을 보였다.

당초 프랑스는 지난 2010년 7월 탄소세를 시행하기로 했다.

하지만 당시에도 야당인 사회당은 탄소세가 저소득층에게 부담을 주고 대중교통의 혜택을 받지 못하는 지역 주민에게 타격이 될 것이라고 반대했다.

결국 그해 3월 정부는 탄소세 도입 4개월을 앞두고 계획을 철회했다.
지방의회 선거에서 집권당이 참패하고, 노동계의 반발이 거세지자 유럽연합(EU) 차원에서 다른 나라와 공동으로 추진해야 한다는 명분을 내세우고 후퇴한 것이다.

프랑스 정부는 2013년 당시 프랑수아 올랑드 대통령이 탄소세 도입을 재추진했고, 2014년 4월 결국 도입했다.

다른 나라에서도 탄소세에 대한 불만은 높았다.

호주에서는 2011년 노동당 출신의 줄리아 길라드 총리가 2011년 탄소세 도입을 추진했다. 탄소세 도입에 산업계의 반발이 심했다.
탄소세가 도입되면 가정 전기요금이 18%, 가스요금이 9~15% 오를 것이란 예상이 나오면서 시드니 시민들의 시위도 이어졌다.

그런데도 길라드 총리는 도입을 강행했고, 그해 11월 탄소세 관련 법안이 호주 상원을 통과했다. 탄소세는 2012년 7월 시행됐다.

2013년 9월 자유·국민당 연립으로 집권한 토니 애벗 총리는 호주 국민의 생활비 부담을 덜어줄 필요가 있다며 탄소세 폐지에 나섰고, 결국 2014년 7월 상원 표결을 거쳐 폐지됐다.

유럽연합은 2012년 역내에 취항하는 외국 항공사에 온실가스 배출 부담금을 물리는 탄소세를 도입했다.
러시아나 중국 항공사의 반발했고, 유럽 항공기 제작사들도 항공기 해외 판매 부진을 우려해 반발했다.

캐나다에서는 2008년 7월 브리티시 컬럼비아주가 탄소세를 도입했고, 내년부터는 캐나다 전체로 확대된다.
내년에 시행되는 캐나다의 탄소세는 이산화탄소 1t을 배출할 때마다 20캐나다달러(1만6897원)를 부과하는 방식이며, 앞으로 매년 10달러씩 인상해 2022년에는 50달러를 부과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캐나다 온타리오주는 연방정부의 탄소세 부과 방침에 맞서 소송을 제기한 상태다.

미국의 워싱턴주에서는 이산화탄소 배출 1t당 15달러(1만6965원)를 부과하고, 매년 2달러씩 추가하는 내용의 탄소세 법안이 발의됐지만, 지난달 6일 부결됐다.

한국에서도 논란 벌어져

지난 2009년 10월 8일 당시 이명박 대통령이 경기도 화성시에 있는 현대·기아자동차 기술연구소에서 비상경제대책회의를 주재한 뒤 현대자동차에서 개발한 전기자동차에 시승해 내부를 살펴보고 있다. 이명박 정부는 저탄소차 협력금제도를 도입했으며, 탄소세 도입도 검토했다.[중앙포토]

지난 2009년 10월 8일 당시 이명박 대통령이 경기도 화성시에 있는 현대·기아자동차 기술연구소에서 비상경제대책회의를 주재한 뒤 현대자동차에서 개발한 전기자동차에 시승해 내부를 살펴보고 있다. 이명박 정부는 저탄소차 협력금제도를 도입했으며, 탄소세 도입도 검토했다.[중앙포토]

한국에서도 2010년 '녹색성장'을 내건 이명박 정부가 탄소세 도입을 검토한 적이 있다.
하지만 산업계에서는 반대했다. 대한상공회의소 지속가능경영원 등에서는 제조업 산업 생산량이 감소하고 고용이 줄어들 것이라고 주장했다.

국회에서도 탄소세 도입을 추진했다. 2013년 7월 당시 진보정의당 소속 심상정 의원이 탄소세법  제정안을 발의했다.
온실가스 배출을 억제해 국제환경 변화에 대응하고 기후변화 관련 산업을 육성하면서 동시에 에너지 취약계층 지원 사업에 필요한 재원을 마련한다는 내용이었다.

하지만 당시 윤성규 환경부 장관은 “탄소세를 도입하는 대신 탄소세와 관련이 없는 세금을 없애야 하는데, 그런 부분이 안 들어가 있다”며 심 의원의 발의 안에 반대 입장을 밝혔다.

앞서 이명박 정부는 2015년 1월 시행 예정으로 ‘저탄소차 협력금 제도’를 도입했다.
차량을 이산화탄소 배출량에 따라 구간을 나누고, 배출량이 적은 차량을 구매할 때는 보조금을 주는 대신 배출량이 많은 차량을 사면 부담금을 물리기로 한 것이다.

하지만 박근혜 정부가 들어선 이후 국내 자동차 업계의 반발이 거세졌다. 수입차는 보조금을 받고 국산 차에는 부담금을 물리는 ‘역차별’이 우려된다는 것이었다.

저탄소차 협력금 제도 시행을 1년 앞둔 2014년 환경부와 산업부가 서로 티격태격하는 기 싸움이 벌어졌다.
결국 박근혜 정부는 2021년 1월 이후로 저탄소차 협력금제도 시행을 미뤘다.

2017년에는 경유 가격 인상을 둘러싼 논란도 재발했다. 미세먼지 해결을 위해 경유차를 줄여야 한다는 주장이 대두하면서부터다.

2017년 기준으로 2253만대 차량 중 경유차가 958만대다. 국내 경유차 비율이 2011년 36.3%에서 2017년에는 42.5%로 빠르게 늘어났다.

휘발유 가격의 85% 수준인 경유 가격을 미세먼지 문제 해결을 위해 휘발유와 비슷하게, 혹은 휘발유보다 비싸게 해야 한다는 것이 논란의 핵심 내용이었다.

당연히 시민들 반발이 이어졌다. 차량 기름값 아끼려고 경유차를 샀는데 경유 가격을 올리면 어떻게 하느냐는 것이었다.
소형 경유 트럭을 모는 저소득층에 몰릴 부담도 문제가 되면서 경유 가격 인상은 결국 없던 일이 됐다.

다른 부분 세금을 깎아줘야 해

일본 도쿄 남쪽 카와사키 지역의 공장 굴뚝의 모습. [EPA=연합뉴스]

일본 도쿄 남쪽 카와사키 지역의 공장 굴뚝의 모습. [EPA=연합뉴스]

탄소세는 1990년 1월 핀란드에서 처음 도입된 이후 스웨덴(1991년)·덴마크(1992년)·독일(1994년)·스위스(2008년)·아일랜드(2010년)·일본(2012년) 등으로 확산했다.

탄소세 도입이 좌절된 경우도 많지만, 도입에 성공해 뿌리를 내린 나라도 적지 않다.
스웨덴의 경우 탄소세를 도입한 25년 동안 온실가스 배출을 23% 줄이면서도 55%의 경제성장을 이뤄냈다.

핀란드의 경우 현재 이산화탄소 1t 배출할 때마다 연료에 58~62유로씩 부과한다. 30년 가까운 세월이 흐르면서 탄소세는 50배로 올랐다.
대신 세제 개혁을 통해 소득세와 기업이 내는 사회보장비를 삭감했다.

탄소세는 환경세의 일종이다.
환경세는 세금을 물림으로써 환경 훼손 행위를 억제하고, 반대로 거기서 얻은 세금을 활용한 인센티브로 환경보전 행위를 장려하는 게 목적이다.

탄소세 외에도 환경에 유해한 물질에 붙이는 관세, 자원 채굴에 대해 붙이는 ‘천연자원세’도 환경세다.
쓰레기 종량제 봉투에 내는 돈이나 대기오염·수질오염 배출부과금, 야영·낚시·수렵 등에 부과하는 수수료도 크게 보면 환경세에 포함된다.

쓰레기를 담아 배출하기 위해 구입하는 종량제 봉투값도 크게 보면 환경세에 들어간다. [중앙포토]

쓰레기를 담아 배출하기 위해 구입하는 종량제 봉투값도 크게 보면 환경세에 들어간다. [중앙포토]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통계를 보면 2014년 기준으로 한국은 OECD와 G20 회원국 가운데 13번째로 환경세 부담이 큰 편이다.
한국은 국내총생산(GDP)의 2.25%를 환경세를 차지했다. 에너지에 부과되는 것, 쓰레기 종량제 봉투에 부과되는 것도 포함된 것이다.

환경세 부담이 가장 큰 나라인 덴마크는 환경세가 GDP의 4%가 넘었고, 프랑스와 독일은 2%, 일본은 1.5%, 중국 1.3%, 미국은 0.7% 수준이었다.

보통은 정부가 환경세를 거두는 대신 다른 세금, 예를 들어 소득세·판매세·법인세·재산세 등을 깎아주는 게 일반적이다.
환경세를 거두더라도 전체 세금이 늘어나지 않도록 하는 이른바 ‘세수 중립(revenue-neutral)’ 정책을 쓴다.
환경세를 통한 세금의 전환이 이뤄지는 셈이다.

하지만 현실에서는 세금 전환이 쉽지 않다. 자칫 예상하지 못한 결과를 낳을 수도 있다.
프랑스의 탄소세처럼 소득이 적은 계층일수록 더 큰 부담을 떠안아야 하는 상황이 생길 수도 있다는 것이다.

저소득층일수록 전체 소득에서 차지하는 환경세의 부담이 커지고, 가구당 인원이 적을수록 1인당 환경세의 부담이 커진다.
원하는 결과를 얻기 위해서는 환경세뿐만 아니라 전체적인 과세 시스템에 대한 정교한 설계가 이뤄져야 하는 이유다.

배출권 거래제는 유연성을 부여

프랑스 파리의 폐기물 소각장 굴뚝에서 연기가 솟아나고 있다. [AP=연합뉴스]

프랑스 파리의 폐기물 소각장 굴뚝에서 연기가 솟아나고 있다. [AP=연합뉴스]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이기 위해서는 탄소세 외에도 다른 방법이 있다.

대표적인 것이 온실가스 배출권 거래제(Emission Trading System)다.
기업별로 배출할 수 있는 양을 할당해주고, 그 할당량보다 적게 배출한 기업은 남는 만큼의 ‘배출권’을 거래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다.

할당량보다 더 많이 배출한 기업은 다른 기업으로부터 배출권을 사들여 채워야 한다.
직접 줄이는 데 큰 비용이 들어갈 경우 차라리 배출권을 구매하는 것이 이익일 수도 있다.

한국도 2015년 1월부터 배출권 거래제를 시행하고 있다.

배출권 거래제 [자료 환경부]

배출권 거래제 [자료 환경부]

김정인 중앙대 경제학부 교수는 “배출권 거래제의 경우 탄소세보다 장래의 온실가스 배출량을 예측하기 쉽고, 시장에 유연성을 부여하는 장점이 있지만 행정 비용이 많이 들어간다는 단점도 있다”고 말했다.

세계은행에 따르면 전 세계 40개 국가와 20개 도시·지역에서 탄소세 또는 배출권 거래제를 도입하고 있다.

배출권 거래제 외에도 화석연료 등에 대한 정부 보조금을 없애는 방법, 법으로 직접 배출량을 정해서 규제하는 방법, 에너지 효율 기준을 높이는 방법 등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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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 목에 방울 달기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트럼프 미국 대통령 [AP=연합뉴스]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트럼프 미국 대통령 [AP=연합뉴스]

2017년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장장 29초 동안 악수를 하면서 신경전을 벌였다.

마크롱은 2015년 12월 파리 기후협정이 채택될 당시 제21차 기후변화협약 당사국 총회를 개최했던 나라 프랑스의 대통령이다.
프랑스가 탄소세 세율을 높게 정하고 밀어붙이는 것도 파리기후협정 이행을 선도해야 한다는 생각이 앞섰기 때문일 것이다.

반면 트럼프는 파리 기후협정 탈퇴를 선언하는 등 온실가스 감축에 부정적이다.

조명래 환경부 장관이 지난 11일(현지시간) 폴란드 카토비체에서 열린 파리이행 지침 마련을 위한 '제24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4)' 회의장에서 우리나라 수석대표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뉴스1=환경부 제공]

조명래 환경부 장관이 지난 11일(현지시간) 폴란드 카토비체에서 열린 파리이행 지침 마련을 위한 '제24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4)' 회의장에서 우리나라 수석대표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뉴스1=환경부 제공]

이번 폴란드 COP24 회의에서도 미국은 러시아·사우디아라비아 등과 함께 유엔 정부 간 기후변화협의체(IPCC)의 ‘1.5도 특별보고서’를 채택하는 데 반대해 뜻을 이뤘다.

기후 재앙을 막기 위해 지구 평균기온 상승을 1.5도로 묶어야 하고, 이를 위해서는 205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을 제로로 만들어야 한다는 내용의 이 보고서는 지난 10월 인천 IPCC 총회에서 만장일치로 채택된 것이지만, 이번 기후변화협약 당사국 총회에서는 채택되지는 못했다.
보고서는 2030년까지 기온 상승을 1.5도 이내로 묶으려면 탄소세를 t당 최소 135달러(15만2685원)에서 최대 5500달러(622만원)까지 부과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결국 ‘노란 조끼’ 시위 때문에 온실가스 감축론자인 마크롱은 체면을 구겼고, COP24 회의를 흔들어버린 트럼프는 미소를 지었다.

대부분의 사람은 온실가스를 줄여야 한다는 것 자체에는 동의하지만, 내가 내야 할 세금이 늘어나는 것은 반대한다.
그래서 탄소세 도입을 거론하는 정치인은 정치 생명을 걸 수밖에 없다.

탄소세가 고양이 목에 방울 달기처럼 된 까닭이다.

더욱이 가난한 사람에게 더 큰 부담을 주는 ‘가렴주구’로 비친다면 반드시 실패한다.

국가 온실가스 감축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탄소세를 도입해야 한다면, 도입하기 전에 어떤 결과가 나올지 세밀하게 예측해야 한다.
또, 시민들에게 정확한 내용을 알리고 끈질기게 설득하는 작업도 필요하다.

지난 9월 30일 밤 서울 중구 남산 N서울타워 아래로 '기후변화 대응 지금부터'라고 적힌 메시지가 레이저빔으로 표시되고 있다. 국제환경단체 그린피스 서울사무소는 10월 1일부터 인천 송도에서 열린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IPCC)' 제48차 총회 개막일에 맞춰 국내 공적 금융 기관들의 해외 석탄발전소 금융지원 중단을 촉구하는 깜짝 레이저빔 퍼포먼스를 펼쳤다. [연합뉴스]

지난 9월 30일 밤 서울 중구 남산 N서울타워 아래로 '기후변화 대응 지금부터'라고 적힌 메시지가 레이저빔으로 표시되고 있다. 국제환경단체 그린피스 서울사무소는 10월 1일부터 인천 송도에서 열린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IPCC)' 제48차 총회 개막일에 맞춰 국내 공적 금융 기관들의 해외 석탄발전소 금융지원 중단을 촉구하는 깜짝 레이저빔 퍼포먼스를 펼쳤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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