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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학규 따라 릴레이 단식···유승민·이언주는 왜 빠졌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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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가 13일 서울 여의도 국회 로텐더홀에서 열린 연동형비례대표제 촉구 야3당 집중 피켓시위에서 목도리를 고쳐 매고 있다. [뉴스1]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가 13일 서울 여의도 국회 로텐더홀에서 열린 연동형비례대표제 촉구 야3당 집중 피켓시위에서 목도리를 고쳐 매고 있다. [뉴스1]

지난 6일부터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을 요구하며 단식 농성에 돌입한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가 14일로 단식 9일째는 맞는다. 이에 바른미래당 소속 의원들도 12일부터 ‘릴레이 단식’에 돌입해 손 대표에게 힘을 실어주고 있다.

하지만 릴레이 단식이 오히려 당을 둘로 나누는 듯하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국민의당 출신 의원들은 단식 동참에 적극적이지만, 바른정당 출신 의원들은 거리를 두고 있어서다.

바른미래당 의원 30명 가운데 릴레이 단식에 참여한 이들은 19명(김관영ㆍ오신환ㆍ주승용ㆍ김성식ㆍ권은희ㆍ임재훈ㆍ김삼화ㆍ채이배ㆍ박주선ㆍ신용현ㆍ김수민ㆍ최도자ㆍ김동철ㆍ이동섭ㆍ김중로ㆍ이찬열ㆍ유의동ㆍ이태규ㆍ하태경)이다. 이들 가운데 바른정당 출신은 당직을 맡은 오신환(사무총장)ㆍ유의동(원내수석) 의원 2명과 13일 합류 의사를 밝힌 하태경 의원 뿐이다.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가 13일 서울 여의도 국회 로텐더홀에서 열린 연동형비례대표제 촉구 야3당 집중 피켓시위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뉴스1]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가 13일 서울 여의도 국회 로텐더홀에서 열린 연동형비례대표제 촉구 야3당 집중 피켓시위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뉴스1]

아직 단식 동참 의사를 확실히 밝히지 않은 의원은 11명이다. 이들 가운데 비례대표 3인방(박주현ㆍ이상돈ㆍ장정숙 의원)은 사실상 민주평화당 의원으로 활동 중이다. 또한 민주평화당 박지원 의원과 ‘박 남매’라 불릴 정도로 가까운 박선숙 의원 역시 바른미래당 관련 공식 활동엔 거의 참여하지 않고 있다.

나머지 7명 가운데 6명(유승민ㆍ이학재ㆍ이혜훈ㆍ정병국ㆍ정운천ㆍ지상욱 의원)이 바른정당 출신이다. 여기에 이언주 의원 역시 참석 의사를 밝히지 않고 있다.

이들 7명이 추가로 단식에 동참할지는 미지수다. 특히 바른정당 출신 일부 의원은 현 지도부의 선거제 개편과 예산안 처리 연계 전략을 기본적으로 반대해왔다. 지상욱 의원은 지난 6일 의원총회에서 “저는 사실 선거제도 개편과 예산안을 연계하는 것은 동의하지 않았다. 바른미래당이 국회에서 패싱 당한 것은 민생정당으로서 국민의 곁에 못 섰기 때문”이라며 “단식투쟁은 재고해달라”고 요청했다.

유승민 바른미래당 전 대표(오른쪽)와 이언주 의원. 사진은 지난 3월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미투(Me too) 운동의 사회적 의미와 과제 토론회' 때의 모습이다. [중앙포토]

유승민 바른미래당 전 대표(오른쪽)와 이언주 의원. 사진은 지난 3월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미투(Me too) 운동의 사회적 의미와 과제 토론회' 때의 모습이다. [중앙포토]

또 다른 바른정당 출신 의원 역시 "선거제 개편은 한마디로 '게임의 룰'이다. 무엇이 옳고 무엇이 그르다는, 선악 개념이 아니다"라며 "단식까지 할 사안인지 납득할 수 없다"고 전했다. .

이 때문에 무기한 단식 투쟁으로 선거제 개편을 관찰시키고, 당내 구심력도 회복하려 했던 손 대표의 초강수가 오히려 당내 불화를 더 드러내는 거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이와 관련 바른미래당 관계자는 "출구전략이 없이 (단식을) 시작한 상황이라 당도 갑갑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단식 9일째에 들어간 손 대표는 71세의 고령임에도 건강상태가 크게 악화되지는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김삼화 의원은 “(손 대표의) 혈압과 맥박은 정상이다. 혈당은 다소 떨어진 상태”라며 “아직은 견딜만하다고 말씀은 하시지만…”이라고 전했다.

시간이 지나면 릴레이 단식에 추가 합류하는 의원이 더 늘어날 수도 있다. 바른미래당 관계자는 “현재의 승자독식, 적대적 양강구도를 깨고 다원적 정치체제를 만들어내려는 손 대표와 우리 당의 진정성이 얼마나 국민에게 오롯이 전달되는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한영익 기자 hanyi@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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