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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일의 의붓어머니 김성애 사망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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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김성애

김성애

김일성 전 주석의 부인 김성애(사진)가 사망했다. 지난 10일 정보 관계자는 “정부에서 작성하는 모든 문건에서 김성애는 사망한 것으로 표기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그동안 여러 차례 사망설이 돌았지만, 정보기관이 관련 사실을 확인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단 정보 당국은 구체적인 사망 날짜와 사인은 밝히지 않았다. 통일부는 김성애 사망과 관련해 “관련 동향이 있다”며 사실상 사망을 확인했다.

권력 전성기 ‘평양 치맛바람’ 별명 #김정일 집권한 뒤 모습 감춰

김성애(1924년 출생)는 1953년 김일성 주석과 결혼했는데 앞서 49년 사망한 김정숙 이후 맞은 두 번째 부인이다. 북한에서 첫 번째 퍼스트레이디로 알려진 김정숙은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생모다. 김성애는 54년 김일성 주석의 둘째 아들 김평일을 낳으면서 김정일과 후계자 경쟁을 피할 수 없었다. 1942년에 태어난 김정일은 당시 13살이었는데 의붓어머니인 김성애와 껄끄러운 관계였다고 한다. 김성애 본인이 권력 전반에 나서기도 했다. 71년 조선민주여성동맹 중앙위원회 위원장에 올랐다. 72년 최고인민회의 5기 대의원에 선출된 뒤 6·7·8·9기 대의원을 연이어 맡았다. 80년에는 노동당 중앙위원회 위원에도 이름을 올렸다. 김일성 주석이 사회주의 국가 순방을 동행하기도 했다. ‘평양 치맛바람’이란 말이 나올 정도였다.

하지만 74년 김정일이 노동당 중앙위 정치위원에 오르고 ‘당 중앙’으로 불리며 후계자로 확정됐다. 밀려난 김평일은 이후 헝가리·불가리아·핀란드·폴란드 대사를 거쳐 2015년부터는 체코 대사를 맡고 있다. 김성애는 94년 미국 카터 전 대통령 부부와 김일성 주석과의 회담 당시 모습을 드러냈지만, 그해 김일성 사망 이후 활동이 거의 없었다. 여맹위원장에서도 이듬해 4월 해임됐다. 김정일이 97년 10월 당 총비서에 추대된 직후였다. 2010년 10월 중앙위원회 위원에서도 물러나 모든 관직을 내려놨다.

김성애 사망으로 김정은 후계 구도는 완전히 정리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김정일의 첫 번째 부인 성혜림은 2002년 모스크바에서 사망했고, 그의 아들 김정남은 암살됐다. 유일하게 남은 혈육은 김정남의 아들 김한솔이다. 그는 현재 해외에서 숨어 지내고 있다.

박용한 군사안보연구소 연구위원 park.yongh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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