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년간 학교 벽에 그려져있던 욱일기, 마침내 지워집니다"

캐나다 토론토 이토비코 예술고 복도 벽에 그려진 욱일기 [강민서 양 제공]

캐나다 토론토에 있는 이토비코 종합예술고등학교. 이 학교 벽에 6년 간 자리잡고 있던 욱일기가 학생들의 노력으로 지워지게 됐다.

이 학교에 다니는 강민서(15) 양은 "6년 전 학생들이 예술제에 올릴 역사 관련 연극을 준비하며 그렸던 욱일기가 아직까지 교실 복도에 남아있다"면서 "마침내 이 욱일기가 없어진다"고 6일 밝혔다.

그 동안 욱일기를 두고 강양과 중국·필리핀계 학생들은 지속적으로 학교에 항의를 해왔다. 이와 관련해 학교 측은 지난 4일 회의를 열었고 욱일기를 페인트로 덧칠해 지우기로 한 것이다.

강양은 "겨울방학 시작 전 없앨 것이라고 교장선생님이 말해줬다"며 "오는 6~7일 학생들을 대상으로 '욱일기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라는 제목의 발표도 진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강양은 발표 내용에 대해 "일본 제국주의 시절 욱일기를 앞세우고 저지른 일본 관동군 731부대의 잔혹성, 어린 여성들의 인권을 유린한 일본군 위안부 만행 등을 들려줄 예정"이라며 "일본 전쟁 야욕의 피해를 본 한국을 비롯해 중국, 필리핀 등 아시아 지역 국민은 욱일기를 보면 그 때의 상처를 떠올린다고 알려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발표에 사용할 욱일기 관련 자료를 주토론토 한국 총영사관과 서경덕 성신여대 교수 등으로부터 받았다.

7살 때 캐나다로 이민한 강양은 "저는 캐나디안이지만 한국인이기도 하다"면서 "외국에 살면서 항상 한국인임을 기억하고 한국을 위해 할 수 있는 일이 있다면 최선을 다해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지혜 기자 kim.jihye6@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