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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 동반 진출 유력' 램스·차저스, ‘LA 수퍼보울 무관’ 징크스 깰까

중앙일보

입력

터치다운에 성공한 뒤 좋아하는 LA 차저스 선수들. [AFP=연합뉴스]

터치다운에 성공한 뒤 좋아하는 LA 차저스 선수들. [AFP=연합뉴스]

미국프로풋볼(NFL) 로스엔젤레스(LA)의 두 홈팀이 ‘수퍼보울 잔혹사’ 징크스를 올해 멈출 수 있을 지 여부에 팬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특히 2개월전 LA 다저스가 2년 연속 월드시리즈 문턱에서 좌절한 탓에 남부 캘리포니아 스포츠 팬들의 우승갈증이 이어지고 있는 실정이다.

역대 NFL에서 LA 소속팀이 우승한 경우는 1984년 레이더스가 워싱턴 레드스킨스를 꺾은 한차례에 불과하며 이후 LA를 떠나 북가주 오클랜드로 되돌아간 레이더스는 2년뒤 라스베이거스로 연고지를 다시 옮기게 된다. 결국 LA에는 미국 최고 인기종목 우승팀이 하나도 없는 셈이며 제2의 대도시답지 않게 포스트시즌에서의 성적도 보잘것이 없다. 북가주의 오클랜드가 3차례 우승한 사실은 차치하고라도, 샌프란시스코 포티나이너스가 5번 정상에 오른 것과도 너무나 대조적이다.

전통적으로 만년 하위권이던 램스ㆍ차저스와는 달리 레이더스는 NFL의 강자로 군림해오고 있다. 그렇지만 오클랜드-LA-오클랜드에 이어 2년뒤 또다시 연고지를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로 이전, ‘떠돌이 구단’ 이미지를 더했다. 이는 창단 구단주인 앨 데이비스(작고)의 변덕에 따른 것으로 수퍼보울 3회 우승에도 불구하고 가주 팬들의 마음을 사지 못한 주요 원인이 됐다.

이같은 이유 때문에 레이더스의 은색ㆍ검은색 애꾸눈 로고는 청소년층에 최고의 인기를 끌고 있지만 막상 구단 가치는 댈러스 카우보이스(40억 달러)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다. 아들인 마크 데이비스 구단주는 대도시 LA로의 복귀를 희망했지만 램스ㆍ차저스에 선수를 빼앗긴뒤 결국 사막인 라스베이거스로 옮기기로 결정했다.

레이더스가 LA소속으로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우승한 1984년 수퍼보울은 당대 최강이던 워싱턴 레드스킨스를 38-9로 꺾는 최대 이변으로 꼽히며 인디언 후예인 노장 쿼터백 짐 플렁킷-하이즈먼 트로피 수상자인 러닝백 마커스 앨런의 스탠포드-USC 듀오 합작 우승으로도 유명하다.

공격 성공 후 기뻐하는 LA 램스 선수들. [AFP=연합뉴스]

공격 성공 후 기뻐하는 LA 램스 선수들. [AFP=연합뉴스]

5일(한국시간) 기준으로 램스는 11승1패의 리그 32개팀 가운데 최고성적으로 일찌감치 내셔널 컨퍼런스(NFC) 서부조 1위를 확정, 플레이오프 2경기를 모두 안방인 LA메모리얼 콜리시엄에서 치를 권리를 확보했다. 램스는 연고지가 미주리주 세인트루이스이던 시절인 2000년 유일하게 수퍼보울 정상에 등극했지만 LA 소속으로는 1980년 피츠버그 스틸러스에 역전패한 것이 유일한 파이널 경험이다. 그러나 2년 연속 NFC 서부조 1위를 확정지은 올해엔 무관 탈피에 대한 열망이 남다른다. 또 현재 LA공항 옆 잉글우드에 짓고 있는 ‘챔피언스 필드’(가칭)가 2년뒤 완공되면 홈구장을 옮기게 되며 이곳에서는 2022년 수퍼보울과 2028년 LA올림픽을 치르게 된다.

 UC버클리 출신인 쿼터백 재러드 고프의 정확한 패싱이 돋보이는 램스는 지난달 33년만에 LA에서 열린 먼데이나잇 풋볼경기서 캔자스시티 치프스(10승2패)를 54-51로 꺾고 역대 월요경기 최다득점 신기록을 세우는 등 최근 상승세가 눈길을 끈다. 유일하게 시즌 패배를 안긴 뉴올리언스 세인츠(10승2패)와 포스트시즌에서 다시 만나더라도 안방인 콜리시엄에서 경기를 치르기 때문에 수퍼보울 출전이 어느때보다 유력시된다. 램스는 터치다운 공격이 잘 안풀리면 키커인 그레그 절라인이 장거리 필드골을 성공하는 등 득점 루트를 다양화 시키고 있다.

LA 차저스가 홈구장으로 사용하는 스텁허브 센터. [AFP=연합뉴스]

LA 차저스가 홈구장으로 사용하는 스텁허브 센터. [AFP=연합뉴스]

또다른 LA 팀으로 기존의 콜리시엄 공동 사용을 거부하고 남쪽 카슨시의 스텁허브 센터를 사용중인 차저스는 9승3패로 아메리칸 컨퍼런스(AFC) 서부조 2위에 올라 와일드카드 자격으로 플레이오프에 나갈 것이 유력하다. 차저스 역시 샌디에고 시절 수퍼보울에는 단 한번만 올라 북가주 라이벌 샌프란시스코에 완패한 경험이 유일하다.

지난해 한인 키커 구영회를 스카우트했지만 정규시즌 4경기만에 해고했던 차저스는 베테랑 쿼터백 필립 리버스가 “은퇴전 마지막 불꽃을 태우며 우승하겠다”고 팬들에게 다짐했다.

한편 LA 두 팀의 동반선전 덕분에 '천사의 땅' LA는 모처럼 NFL 열풍이 불며 "내친김에 내년 2월 애틀랜타서 열리는 제53회 수퍼보울서 램스-차저스끼리 싸우자"며 열광하고 있다. LA의 오랜 수퍼보울 무관 징크스가 올해 타파될 지 연말 플레이오프가 주목된다.

LA중앙일보=봉화식 기자 bong.hwashik@korea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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