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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5세 노장 감동의 거수경례…부시의 라이벌, 밥 돌이었다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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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1대 대통령을 지낸 ‘아버지 부시’ 조지 HW 부시 전 대통령의 추모식에서 불편한 몸을 일으켜 거수경례를 한 90대 노장(老將)이 화제다. 주인공은 한때 대권을 놓고 부시 전 대통령과 경쟁했던 밥 돌 전 상원의원이다.

밥 돌 전 미 상원의원이 4일(현지시간) 조지 HW 부시 전 대통령의 추모식에서 수행인의 도움을 받아 거수경례하고 있다. [UPI=연합뉴스]

밥 돌 전 미 상원의원이 4일(현지시간) 조지 HW 부시 전 대통령의 추모식에서 수행인의 도움을 받아 거수경례하고 있다. [UPI=연합뉴스]

95세의 돌 전 의원은 4일(현지시간) 휠체어를 탄 채 부시 전 대통령의 관이 안치된 워싱턴 국회의사당 중앙홀에 모습을 드러냈다. 라이벌이자 오랜 친구이기도 했던 부시의 마지막 가는 길을 배웅하기 위해서다. 거동이 불편한 그는 수행인의 도움을 받아 몸을 어렵게 일으킨 뒤 팔을 끌어올려 거수경례를 했다. 그는 부시처럼 참전 용사 출신이다. 1945년 2차 세계대전에서 포탄을 맞아 어깨에 부상을 입었고 두 손이 거의 마비 상태이다.

휠체어 탄 채 수행인 도움 받아 조문…젭 부시 “믿을 수 없다”

2009년에는 다리 문제 등으로 병원에 입원한 뒤 피부 이식술을 받았고, 2010년 2월에도 무릎 수술을 받은 후 폐렴 증세 탓에 병원을 오갔다.

밥 돌 전 미 상원의원이 4일(현지시간) 조지 HW 부시 전 대통령의 추모식에서 수행인의 도움을 받아 거수경례하고 있다. [AP=연합뉴스]

밥 돌 전 미 상원의원이 4일(현지시간) 조지 HW 부시 전 대통령의 추모식에서 수행인의 도움을 받아 거수경례하고 있다. [AP=연합뉴스]

이런 돌 전 의원의 모습은 미국인에 잔잔한 감동을 안기고 있다.

부시 대통령의 차남 젭 부시 전 플로리다 주지사는 트위터에 현장을 담은 영상을 올려 “믿을 수 없다”며 “고맙다”고 썼다. 워싱턴포스트(WP)는 “공화당 후보로서 부시 대통령과 두 차례 경쟁했던 밥 돌 전 의원이 감동적인 모습을 보였다. 수행원의 도움으로 그는 부시 앞에 잠시 설 수 있었다”고 썼다.

부시 전 대통령의 대변인 짐 맥그래스는 그의 거수경례를 “최후의 강력한 ‘존중의 제스처’였다”고 표현했다.

돌 전 의원은 1988년 공화당 대선 경선 당시 부시 전 대통령과 맞붙었다. 경선에서 졌지만, 부시 대통령과 오랜 시간 친구로 지내왔다. 부시 전 대통령은 퇴임 후 1996년 대선에서 돌 전 의원에 “그가 원하는 건 뭐든지 하겠다”며 지지선언을 하기도 했다.

CNN은 지난 1일 돌 전 의원이 “부시는 초당파적 대통령이었고 우리는 많은 일을 함께했다”며 고인을 기렸다고 전했다.

밥 돌 전 미 상원의원이 4일(현지시간) 조지 HW 부시 전 대통령에 조문하기 위해 추모식에 참석했다.[AFP=연합뉴스]

밥 돌 전 미 상원의원이 4일(현지시간) 조지 HW 부시 전 대통령에 조문하기 위해 추모식에 참석했다.[AFP=연합뉴스]

황수연 기자 ppangsh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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