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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인인사이트] 압도적으로 강해야 진짜 임팩트 비즈니스…대기업이 나서면 패러다임이 바뀐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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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가올 미래, 임기응변식 비즈니스로는 경쟁력을 갖출 수 없습니다. 중요한 순간 깊이에서 차이가 드러날 것이기 때문입니다. 비즈니스에 깊이를 더하려면 장기적 관점의 철학이 필요합니다. ‘일의 미래’을 이야기하는 지식 플랫폼 폴인(fol:in)에서는 확고한 철학으로 사회 문제 해결에 기여하며 수익을 창출하는 임팩트 비즈니스에 주목했습니다. 12월, 폴인에서 준비한 콘퍼런스 <임팩트 : 진짜 강한 비즈니스에는 철학이 필요하다>의 첫 이야기를 시작합니다.

① 임팩트, 착하고 강한 비즈니스로… 패러다임의 변화 이끄는 크레비스 파트너스 김재현 대표 인터뷰

‘임팩트 투자’란 사회나 환경 문제 해결에 앞장서는 기업에 투자해 이익을 얻는 것을 말한다. 2007년 윤리의식을 배제한 채 수익만을 좇은 투자가 세계 금융 위기라는 부메랑이 되어 돌아오자 록펠러 재단에서는 지속가능한 투자의 개념으로 임팩트 투자를 창안했다.

우리나라에도 3대 임팩트 투자사로 꼽히는 기업이 있다. 다음의 창업자이자 쏘카의  CEO인 이재웅 씨가 만든 소풍, 현대해상화재보험 정몽윤 회장의 아들 정경선 씨가 만든  HGI, 김재현 대표가 설립한 크레비스파트너스다.

이재웅 씨나 정경선 씨와 비교하면 김재현 대표의 이름은 낯설게 느껴진다. 그는 앞서 언급한 두 사람처럼 재벌 3세도 아니고, 엄청난 성공을 일군 창업가도 아니다. 그런데도 3대 임팩트 투자사 중 하나를 이끌게 된 비결은 무엇일까. 그것은 그가 임팩트 투자라는 개념이 생기기도 전에 임팩트 투자를 시작한 1세대 투자자이기 때문이다.

어려서부터 사람들을 행복하게 만드는 기업인이 되고 싶었던 김 대표는 만 20세에 200만원을 받고 동네 중국집 웹사이트를 만들어 주는 것으로 사업을 시작했다. 그는 웹사이트의 기획서를 들고 찾아간 중국집에서 글을 배우지 못해 기획서를 읽지 못하는 직원의 사연을 들은 뒤로 사회 문제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다.

김재현 크레비스파트너스 대표 [크레비스파트너스 제공]

김재현 크레비스파트너스 대표 [크레비스파트너스 제공]

이후 창업 모임의 선배들과 함께 사교육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자기주도학습 사업 '에듀플렉스'와  IT 컨설팅 및 아웃소싱을 주업으로 하는 소셜 벤처 '크레비스파트너스'를 창업하고 투자했다. 초기 투자에 참여한 에듀플렉스가 국내 최대 규모의 자기주도학습 교육회사로 성장하며 일찍이 임팩트 투자의 힘을 경험했고, 사회문제 해결에 앞장서는 기업에 투자를 이어나가며 크레비스파트너스를 임팩트 투자사로 발전시켰다. 크레비스파트너스는 지금까지 자기자본으로 16개 기업과 사업에 투자했고, 2018년에는 라임자산운용과 함께 200억 원 규모의 임팩트투자펀드를 운용하며 4개 회사에 추가 투자를 했다.

지난달 28일, 김재현 대표를 만나 임팩트 비즈니스의 가치를 묻는 시간을 가졌다. 김 대표는 19일 열리는 <임팩트 : 진짜 강한 비즈니스에는 철학이 필요하다>에 연사로 나서 임팩트 비즈니스의 가치를 설명하고 이를 증명하는 해외 사례들을 소개할 예정이다. 다음은 인터뷰 자리에서 나눈 일문일답.


크레비스 파트너스는 어떤 일을 하는 회사인가
우리는 내부적으로 ‘임팩트 벤처’라 부르는 회사들을 만들거나 투자하는 일을 한다. 임팩트 벤처는 소셜 벤처와 유사한 뜻이지만 국내에서는 소셜 벤처나 사회적기업이라 하면 수익모델이 빈약한 것으로 오해해 다른 말로 바꿔 부른다.
포트폴리오를 보니 직접 창업한 회사가 보이는데, 창업과 투자를 병행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투자를 잘한다는 것은 곧 기업의 가치를 높이는 일, 밸류 업(value up)을 잘한다는 뜻이다. 자신이 투자한 기업을 어떻게 도와야 기업의 가치가 올라갈 수 있을지 판단하는 데는 풍부한 경험이 필요하다. 워렌버핏이나 손정의 같은 투자자도 50대 중반부터 세계적인 명성을 얻었다. 물론 그 전에도 투자를 잘하는 사람들로 알려져 있었지만, 압도적인 역량을 드러내기 시작한 것이 50대 이후부터라는 것은 투자자에게 경험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간접적으로 보여준다. 우리는 임팩트 비즈니스 분야에서 빠르게 경험을 쌓기 위해 직접 비즈니스를 만들고 투자하며 창업가와 투자자 양측에서 기업의 가치를 높이는 길을 모색하고 있다. 
수익률을 강조하는 것 같던데, 실제로 성과는 어떤가
어느 산업이나 그렇듯 기본적인 목표 수익률이 존재한다. 이쪽 업계에서는 IRR(내부수익률)이 20% 이상 나오면 상위 20% 안에 드는 것으로 평가한다. 다행히 그동안 우리가 투자한 기업들로부터 회수한 내부수익률(IRR)이 20% 이상 된다. 국내 및 아시아에서 우리만큼 가시적 수익을 입증한 곳은 매우 적다. 큰돈은 아니지만 임팩트 투자로 꾸준히 수익을 낸 덕에 다른 이들을 설득해 임팩트 투자 펀드도 조성할 수 있었다.
함께 창업하고 투자한 워크스페이스 얼리브(alliv)에서 인터뷰 중인 김재현 대표[크레비스파트너스 제공]

함께 창업하고 투자한 워크스페이스 얼리브(alliv)에서 인터뷰 중인 김재현 대표[크레비스파트너스 제공]

해외의 경우 임팩트 투자의 수익률은 어느 정도인가
글로벌하게 보면 임팩트 투자의 평균 수익률이 13% 정도로 나쁘지 않다. 국내 상황과 차이는 있다. 해외의 경우 임팩트 투자에서 초기 벤처 투자가 차지하는 비중은 1% 정도다. 오히려 금융, 주택, 환경에너지 같은 쪽에 훨씬 많은 투자가 이루어진다. 예를 들어 숲 펀드를 조성해 숲을 만들면 환경 보존에 기여하면서 가구 시장에 목재를 팔아 수익을 낼 수 있다. 이런 펀드에 조 단위의 돈이 투입된다. 국내 임팩트 투자는 벤처 투자 중심이다. 진짜 임팩트를 낼 만한 큰 규모의 투자는 아직 시작되지 않았다. 동종업계 사람들이 모인 성수동에서는 규모를 키우는 논의가 진행되고 있다. 내년부터는 더 큰 규모의 임팩트 비즈니스가 등장할 것이다.
벤처 투자로는 규모를 키우기 어려운가
스타트업이 대기업으로 성장하면 엄청난 영향력을 지니게 되겠지만, 당장 그들이 만들어낼 수 있는 임팩트는 크지 않다. 스타트업이 지역과 같은 작은 단위의 문제를 해결한다면, 대기업은 광역이나 권역의 문제와 같이 거대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임팩트 투자의 핵심가치는 규모를 키우는 데 있다. 사회에 영향을 주려면 규모를 논하지 않을 수 없다. 변화는 시작되고 있다. 대기업도 변화에 동참할 때다.
국내 대기업도 임팩트 비즈니스에 관심이 있는 편인가
세계적인 추세다 보니 국내 대기업 중에도 임팩트 비즈니스를 시작한 곳이 꽤 있다. 그런데 리스크 테이킹(Risk Taking)이 쉽지 않아 보인다. 해외 사례를 보면 우리도 시작은 해야 하는데, 국내 시장과의 온도 차 때문에 사회공헌도 아니고 임팩트 비즈니스도 아닌 모호한 상태에 머물러있다. 그룹에서 관심은 없는데 시장은 커지고 있는 상황이랄까. 이 부분이 대기업과 임팩트 금융이 본격적으로 만나게 되는 지점이라고 생각한다. 우리가 대신 키울 수 있다. 실제로 대기업 창업자께서 투자한 신사업을 인수하겠다고 제안한 적도 있다. 이런 시도들이 조만간 시장에 변화를 불러올 것이다.
대기업이 변할 수 있을까
우리나라에서는 대기업이 재벌 소유로 인식되다 보니 부정적인 느낌이 강하다. 실제로 잘못을 저지른 적도 많다. 그렇다면 대기업은 영원히 나쁘기만 할까. 그렇지는 않다. 비즈니스라는 게 착하게 시작해서 나빠지는 경우도 있고, 나쁘게 시작해서 착해지는 경우도 있다. 대기업이 안 변하면 누가 변하나.
어떤 변화를 이야기하는 건가
자본가와 기업가가 마음먹고 나서면 신소재 생산비를 혁신적으로 낮출 수 있다. 예를 들어 플라스틱 대체재를 개발해 환경문제 해결에 기여하고 기업이 부담하는 환경 비용을 혁신적으로 줄일 수도 있다. 실제로 많은 전문가가 플라스틱 문제는 이런 방식으로 해결할 수 있다고 말한다. 가까운 예로 전기차도 꼽을 수 있다. 이미 우리도 만들고 있는데, 우리나라도 테슬라 같은 기업이 나올 수 있는 것 아닌가. 특정 산업의 1위 기업이 임팩트 비즈니스에 뛰어든다면 세상은 무서운 속도로 변화할 것이다. 이런 변화에 바람을 불어 넣고 싶다.
현실성 있는 이야기인가
특정 비즈니스가 하나의 산업으로 인정받기 위해서는 업계 1위 기업의 매출이 1000억을 넘어야 한다는 말이 있다. 네이버 창업자 선배들이 해준 이야기다. 그래야만 사람들이 해당 산업의 제품이나 서비스를 일주일에 단 몇초라도 만날 수 있다고 한다. 아무리 인기 있는 제품을 내놓아도 1000억 정도의 매출을 올리지 못하면 해당 산업은 유행 정도로 받아들여진다. 임팩트 비즈니스가 가치를 인정받기 위해서는 임팩트 투자를 받은 기업이 1000억 매출을 달성하거나 현재 그만한 매출을 올리고 있는 회사가 임팩트 비즈니스에 뛰어드는 날이 와야 한다. 요즘 우리와 협의 중인 업계 1위 기업이 있는데, 우리는 그들이 이런 역할을 해주기를 기대하고 있다.
대중이 이런 노력을 알아줄까
결국 실력으로 증명해야 한다. 그것이 사회문제나 환경문제를 해결하는 일이더라도 수익성을 증명하기 전까지는 비즈니스로 인정받기 힘들다. 아이폰이 세상에 나오기 전까지 누구도 잡스가 말하는 변화를 믿지 않았다. 임팩트 비즈니스나 임팩트 투자도 비슷하다. 혁신을 만들기 전까지 수많은 오해와 싸워야 한다. 매우 어려운 일이라 우리 일을  '초 엘리트 비즈니스'라 부르는 분들도 있다(웃음).
'초 엘리트 비즈니스'라면
착한 것과 악한 것, 강한 것과 약한 것은 구분해야 한다. 진짜 임팩트 비즈니스는 착하고 강한 비즈니스다.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면서도 높은 수익성을 지닌. 이런 건 진짜 압도적이지 않으면 실현되기 어렵다. 이것이 우리 일을 초 엘리트 비즈니스라고 부르는 이유이지 않을까. 이미지로 표현한다면 아이언맨 같은 거다. 멋있고 실력 있는 사람이 진짜 멋진 일을 하는 것. 우리나라에서 임팩트 비즈니스는 방패 없는 캡틴아메리카처럼 철학만 있고 실력은 애매한, 착한데 약한 존재로 인식된다. 아주 틀린 말은 아니지만, 다 맞는 말도 아니다. 패러다임의 변화가 필요하다.
이번 행사에서 어떤 이야기를 할 것인가
청중들에게 자신감을 주고 싶다. 우리가 맨손으로 이룬 것들을 보여주고, 글로벌 트렌드를 소개하면서 임팩트 비즈니스의 가능성을 보여주면 각자가 자신의 위치에서 할 수 있는 일을 돌아보게 되지 않을까. 세상에는 이런 비즈니스가 있고, 이런 문제에 대해서는 이런 솔루션을 낼 수 있다는 사례를 보여주는 것이 내 역할이라고 생각한다. 이어지는 강연에서 내 이야기를 이어받은 연사들이 어떤 방식으로 임팩트를 만들고 있는지 설명해줄 거다.

김재현 대표는 19일 서울시 종로구 스페이시즈(SPACES) 그랑 서울에서 열리는 폴인(fol:in)의 콘퍼런스 <임팩트 : 진짜 강한 비즈니스에는 철학이 필요하다>에서 임팩트 투자와 비즈니스에 관한 자세한 이야기를 펼쳐놓을 예정이다. 티켓은 폴인 사이트에서 구매할 수 있다.

김대원 에디터 kim.daewon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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