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 부시가 "당신은 훌륭한 아버지였어요. 사랑해요"라고 말하자 아버지 부시는 "나도 너를 사랑한다"라고 말하고 눈을 감았다. 미국 41대, 43대 대통령을 지낸 부자의 마지막 대화는 그렇게 끝이 났다.
지난달 30일(현지시간) 조지 H.W. 부시 미국 전 대통령이 94세의 나이로 타계했다. 이날 아들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은 트위터를 통해 “젭과 닐, 마빈, 도로와 나는 사랑하는 아버지가 경이로운 94년을 보낸 뒤 돌아가셨음을 슬픈 마음으로 발표한다”면서 “그는 아들, 딸이 생각할 수 있는 가장 좋은 아버지이자 최고의 인물이었다”고 말했다.
부시 부자의 가족애는 지난 2014년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이 출간한 '41, 내 아버지의 초상'을 통해서도 알려졌다. 아들 부시는 책에서 자신이 6살 때 동네 가게에서 장난감 병정을 훔쳤다가 아버지의 지시로 다시 돌려줬던 얘기를 꺼내며 “그건 단순히 도로 갖다 놓으라는 게 아니라 사과하고 책임을 배우라는 것이었다”고 회고하기도 했다.
그는 또 책에서 “2012년 아버지가 폐렴에 걸렸을 때 아버지 목소리를 듣고 건강 상태도 확인하기 위해 전화를 드렸는데 내가 그때마다 ‘아버지 사랑합니다’라고 하면 아버지는 ‘내가 너를 더 사랑한다’고 말했다”며 부자간의 애정도 전했다.
아들 부시는 출판기념회에서 “내가 아버지를 사랑했고, 많은 이들이 아버지를 아꼈음을 아버지가 아시도록 이 책을 내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1966년 텍사스 주 하원의원 당선으로 정계에 입문한 조지 H.W. 부시 미국 전 대통령은 유엔 주재 미국 대사, 국무부 베이징 연락사무소장, 중앙정보국(CIA) 국장 등을 거쳤다. 1988년 대선에 공화당 후보로 출마해 마이클 듀카키스 민주당 후보를 누르고 이듬해 41대 미국 대통령에 당선됐다.
2000년에는 아들 부시가 43대 대통령에 당선되어 백악관 입성에 성공하면서 2대 대통령인 존 애덤스에 이어 역대 두 번째 부자(父子) 대통령 대열에 올랐다.
장진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