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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여친 동생 죽이고 ‘스스로 사망’ 위장한 한 남성, 숨진 채 발견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전 여자친구의 남동생을 살해한 30대 남성이 자신도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연합뉴스]

전 여자친구의 남동생을 살해한 30대 남성이 자신도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연합뉴스]

전북 전주에서 이틀에 걸쳐 남성 2명이 잇따라 숨진 채 발견돼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경찰은 한 명이 다른 한 명을 살해한 뒤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추정하고 시신을 부검할 예정이다. 먼저 숨진 채 발견된 남성 주변엔 탄 번개탄이 있었으나 경찰은 뒤에 숨진 남성에 의해 살해된 것으로 보고 있다.

2일 전북 전주완산경찰서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오후 8시20분쯤 전주시 효자동 한 원룸에서 A씨(24)가 숨진 채 발견됐다.

A씨와 며칠째 연락이 닿지 않자 그의 가족이 경찰에 신고했다. 당시 원룸에는 번개탄을 피운 흔적이 남아 있었다. 그러나 경찰은 유서가 발견되지 않았고 A씨의 혈액에서 일산화탄소가 검출되지 않은 점 등을 수상히 여겨 강력범죄에 무게를 뒀다.

수사를 통해 경찰은 원룸 주변 폐쇄회로(CC)TV를 확보할 수 있었다. 경찰은 CCTV에서 지난달 28일 B씨(30)가 A씨 원룸에 몇 차례 드나드는 장면을 포착했다. B씨는 A씨 누나의 전 남자친구인 것으로 알려졌다. CCTV에 따르면 B씨는 이튿날 29일 원룸에서 빠져나왔다.

경찰은 지난달 28일과 29일 사이 B씨가 A씨를 살해한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은 이 과정에서 B씨가 범행을 감추려고 A씨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처럼 위장했다고 보고 있다.

이후 경찰은 B씨가 범행한 뒤 도주했을 것으로 보고 B씨를 추적했다. 그러다 지난 1일 오전 10시20분쯤 B씨는 전주시 효자동 한 모텔 객실에서 변사체로 발견됐다. 이날 모텔 종업원은 “객실에서 사람이 죽은 것 같다”며 경찰에 신고했다.

출동한 경찰은 변사체의 신분조회를 통해 추적중인 B씨로 확인했다. 경찰은 A씨와 B씨 시신에서 사인을 특정할 만할 외상 등 흔적은 발견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경찰은 B씨가 A씨를 살해한 뒤 극단적인 선택을 한 것으로 추정하고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부검을 의뢰했다.

경찰 관계자는 “유족 진술과 정황 증거를 토대로 B씨가 A씨를 살해한 뒤 자신도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며 “A씨가 숨진 배경에 B씨가 있었던 것으로 보이지만 B씨도 사망해 사건 경위가 명확하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다만 부검 결과를 받아봐야 정확한 경위를 알 수 있을 것 같다”고 밝혔다.

한영혜 기자 han.younghy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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