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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 부시' 11년 만의 美 국장으로…시신은 의사당 안치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난달 30일(현지시간) 타계한 조지 H W 부시 전 미국 대통령의 장례식은 국가가 주관하는 국장(國葬)으로 치러진다고 AP통신 등 미 언론들이 보도했다. 정부 주도의 국장은 지난 2007년 제럴드 포드 전 대통령 장례 이후 11년 만이다. 부시 대통령의 시신은 3일 의사당 중앙홀에 안치되며, 미 정부는 장례식이 열리는 5일을 ‘국가 애도의 날(National Day Of Mourning)’로 지정했다.

미국 텍사스의 조지 H W 부시 대통령 기념관에 걸려 있는 고 부시 대통령의 초상화. [EPA=연합뉴스]

미국 텍사스의 조지 H W 부시 대통령 기념관에 걸려 있는 고 부시 대통령의 초상화. [EPA=연합뉴스]

1일 공화당의 미치 매코널 상원 원내대표와 폴 라이언 하원 의장, 민주당의 척 슈머 상원 원내대표와 낸시 펠로시 하원 원내대표 등 의회 지도자들의 발표에 따르면, 부시 전 대통령의 시신은 현재 안치된 텍사스주에서 메릴랜드의 앤드루스 공군기지를 거쳐 워싱턴에 3일 도착한다. 당일 오후 5시 의회에서 도착 행사가 열리며 일반 국민에게는 3일 오후 7시 30분부터 5일 오전 7시까지 공개돼 조문이 이뤄진다.
지난 8월 25일 별세한 고 존 매케인 공화당 상원의원의 시신도 의회 중앙홀에 안치된 바 있다.

3일 시신 에어포스원 타고 워싱턴으로 #5일 '국가 애도의 날'..뉴욕 증시도 휴장 #고르바초프 "진정한 파트너였다" 애도

부시 전 대통령의 장례식은 5일 텍사스와 워싱턴에서 각각 열리며 국가 주관의 국장으로 치러진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5일을 ‘국가 애도의 날’로 지정했으며 당일 워싱턴 국립 대성당에서 열리는 장례식에 참석할 예정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부시 전 대통령의 유해 운구를 위해 텍사스로 대통령 전용기 에어포스 원을 보낼 것이라고 말했다고 AP는 보도했다.

미국 워싱턴DC에 위치한 의회 의사당. [AP=연합뉴스]

미국 워싱턴DC에 위치한 의회 의사당. [AP=연합뉴스]

장례식이 열리는 5일에는 뉴욕 증시도 하루 휴장한다. 뉴욕증권거래소(NYSE) 측은 1일 “조지 H W 부시 전 대통령을 추모하는 뜻에서 다음 주 수요일(5일) ‘국가 애도의 날’에는 개장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전직 미국 대통령의 장례식 당일에는 전면 휴장하거나 부분 개장하는 게 뉴욕 증시의 전통이라고 CNN방송은 전했다. 별도의 거래소를 운영하는 나스닥도 하루 휴장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아버지 부시’ 대통령 서거 소식에 미국 국내는 물론 전 세계에서 애도가 이어졌다. 1989년 12월 지중해 몰타 정상회담에서 부시 전 대통령과 함께 냉전 종식을 선언했던 미하일 고르바초프 전 소련 대통령(87)은 인테르팍스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부시의 가족과 모든 미국인에게 깊은 애도의 뜻을 전한다”며 “그는 진정한 파트너였다”고 평가했다. 고르바초프는 또 “우리는 거대한 변화의 시기에 함께 일했다. 이는 모두에게 큰 책임감을 요구한 극적인 시기였다”면서 “그 결과 냉전과 핵경쟁이 끝났다”고 회고했다.

1991년 스페인 주재 소련 대사관에서 회담을 한 후 기자회견을 하는 부시 대통령(왼쪽)과 고르바초프 대통령. [중앙포토]

1991년 스페인 주재 소련 대사관에서 회담을 한 후 기자회견을 하는 부시 대통령(왼쪽)과 고르바초프 대통령. [중앙포토]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도 트위터를 통해 “프랑스인을 대신해 미국 국민에 애도를 표한다. 그는 세계적인 지도자였고, 미국과 유럽의 동맹을 강력히 지지했다”고 애도의 뜻을 표했다.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는 “부시 전 대통령은 위대한 정치인이었고 영국의 진정한 친구였다”며 “그는 냉전의 평화로운 종식을 유도해 세계를 미래의 세대에게 좀 더 안전한 곳으로 만들었다”고 추모했다.

쿠웨이트 군주 셰이크 사바 알아흐마드 알사바도 “정의와 평등을 기초로 한 새로운 국제질서를 조성하는 데 노력했다”고 고인을 기렸다. 티베트의 정신적 지도자 달라이 라마는 부시 전 대통령이 자신이 만났던 첫 미국 대통령이라며 “그가 의미 있고 공직에 헌신하는 삶을 살았다”고 애도했다.

중국 관영 환구시보(環球時報)는 ‘아버지 부시, 의심할 바 없는 중국의 오랜 친구’라는 기사로 부시 전 대통령과 중국의 인연을 집중적으로 소개했고, 일본 언론들은 “냉전에 마침표를 찍은 대통령”이라고 평가하며 그가 제2차 세계대전 때 전투기를 몰다가 일본군에 격추됐던 사실을 언급하기도 했다.
이영희 기자 misquic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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