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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탈원전과 반대로 가는 日···성장동력으로 원전 키운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차세대 원전 개발 위해 벤처 육성"…한국 잠잘때 뛰는 일본 

일본 정부가 2040년 실용화를 목표로 차세대 소형 원전 개발에 적극 나서기로 했다고 일본 언론들이 2일 보도했다.

도쿄신문 "2040년 실용화 목표로 차세대 원전 개발" #요미우리 "기술 가진 학생이나 연구자 벤처로 육성"

도쿄신문에 따르면 지난달 14일 일본 경제산업성에서 열린 비공개 국제회의에서 일본 정부 관계자는 “지구온난화 방지를 위한 국제적인 약속인 ‘파리협약’의 실현을 위해서도 원전이 필요하다”,“국내 대부분의 원전이 2040년께엔 수명을 다하기 때문에 향후에도 일정한 원전 비율을 유지하기 위해선 새로운 원전 건설을 위한 준비를 시작해야 한다”고 밝혔다.

일본 간사이전력 다카하마 원전 4호기[AP=연합뉴스]

일본 간사이전력 다카하마 원전 4호기[AP=연합뉴스]

태양광과 풍력 등 재생에너지 보급이 확산하고 있지만, 안정적인 전력 수급 확보와 온실가스 감축 등을 위해서는 원전이 여전히 필요하다는 게 일본 정부의 판단이다.  특히 기존의 대형 원전보다 출력 조정이 쉬운 차세대 소형 원전을 선호한다는 것이다.

 도쿄신문은 “일본 정부가 원전과 관련한 새로운 방침을 곧 발표할 것”이라고 전했다.

 소형원전은 약 100만㎾인 기존 원전 출력의 3분의 1 이하인 20만~30만㎾의 전력을 공급한다.

대량 발전이 가능하지만 건설ㆍ안전대책 비용이 많이 드는 기존 대형 원자로와 비교할 때 우선 비용면에서 저렴하다.

 대부분을 공장내에서 조립할 수 있기 때문에 건설 현장에서의 작업을 줄일 수 있고, 이것이 건설비 감소로 이어진다.

 대형 원자로의 건설비는 대개 1조엔(약 10조원) 안팎이지만, 소형 원자로의 경우 이를 수천억엔 규모로 줄일 수 있다고 한다.

 원자로를 땅 속에 묻거나, 바다 또는 냉각수조 안에 설치하는 등의 방법으로 사고에 대비한 다양한 안전대책을 세울 수 있다는 것도 강점이다.

세계 각국이 1980년대부터 비용 절감 등을 목표로 내걸며 다양한 차세대 원자로 개발에 나섰지만, 아직 실용화엔 이르지 못했다.

2일자 요미우리 신문에 따르면 일본 정부는 그동안 원전 건설을 주로 담당해온 대기업들에게만 의존하지 않고 원자력 분야의 벤처기업 육성에도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유망한 기술을 가진 연구자들이 사업화에 나설 수 있도록 자금이나 인재를 지원하겠다는 것이다.

원자력 기술 개발에 몰두하고 있는 학생이나 젊은 연구자들을 위해 투자자나 경영 컨설턴트를 소개하고, 기초연구에서부터 실용화까지를 4단계로 나누어 단계별로 전체 개발비의 50~90%를 지원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다.

 일본원자력연구개발기구(JAEA) 등 정부가 보유하고 있는 원전 관련 연구시설과 인력도 벤처에 제공할 방침이다.

요미우리 신문은 "미국의 한 벤처기업은 2020년대 중반까지 차세대 원자로를 건설하려는 계획을 세우고 있으며,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인 빌 게이츠가 설립한 벤처는 중국기업과 함께 연료 교환이 40년간 필요없는 원자로 개발에 몰두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신문은 이어 “이런 해외 사례에 비쳐볼 때 기존의 대형 원전 건설을 담당해온 대기업에만 의존해선 첨단 기술이 필요한 차세대 원자로 개발에 대응하기가 어렵다는 판단때문에 일본 정부가 학생이나 연구자들에 의한 벤처 육성이 나서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일본 후쿠시만 원전앞 바다.[중앙포토]

일본 후쿠시만 원전앞 바다.[중앙포토]

 한국 정부가 탈원전을 내건 사이 동일본대지진과 후쿠시마(福島) 원전 사고까지 경험했던 일본이 오히려 새로운 성장동력으로서 차세대 원전 건설에 힘을 쏟는 모양새다.

지난 7월 일본 정부 각의(우리의 국무회의에 해당)에서 결정된 새로운 에너지 기본계획엔 “원자력은 향후에도 중요한 전력원으로 활용해 나간다. 2030년에도 전력생산의 20~22%를 원전이 담당한다”는 내용이 명시됐다.

또 일본 정부는 지난달 마이크 펜스 미 부통령의 도쿄 방문을 계기로 미국 정부와의 원전 관련 협력을 강화하는 내용의 5개 분야에 걸친 각서도 체결했다. 당시 양국은 원자력을 '청정 에너지'로 규정했다.

도쿄=서승욱 특파원 sswo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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