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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 이포보 수문 개방하자 '축구장 12개' 모래톱 생겼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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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 이포보 개방 이후 양화천 합수부에서 먹이활동을 하고 있는 백로류 모습. [사진 환경부]

한강 이포보 개방 이후 양화천 합수부에서 먹이활동을 하고 있는 백로류 모습. [사진 환경부]

지난달 4일 한강에서 처음으로 이포보가 개방된 이후 모래톱이 나타나고, 물새가 15배 이상 증가하는 등 강이 본래 모습을 되찾은 것으로 확인됐다.

환경부는 10월 4일부터 지난 13일까지 한강 수계의 이포보를 취수제약수위(EL.26.4m)까지 개방한 결과, 본래의 강 모습이 관찰됐다고 29일 밝혔다.

앞서 환경부는 한강 수계의 3개 보 중 개방 여건이 양호한 이포보를 대표적으로 개방했다. 한강은 4대강 사업 당시 준설량이 4700만㎥(공사구간 255㎞)로 낙동강의 7분의 1(준설량 3억3200만㎥·공사구간 470㎞) 수준이다. 환경부는 보 개방 이후 수질, 경관, 생태계 등 14개 분야를 집중적으로 관찰했다.

한강 이포보 개방 전 양화천 합류부 모습. [사진 환경부]

한강 이포보 개방 전 양화천 합류부 모습. [사진 환경부]

한강 이포보 개방 후 양화천 합류부 모습. [사진 환경부]

한강 이포보 개방 후 양화천 합류부 모습. [사진 환경부]

환경부에 따르면, 보 개방에 따라 수위가 내려가면서 복하천과 양화천 합류부 일대에서 모래톱, 자갈층, 퇴적펄층 등이 나타났다.

이번 개방으로 축구장 면적의 약 12배(0.086㎢)에 이르는 모래톱이 새로 발생했으며, 수변공간은 축구장 면적의 약 58배(0.406㎢)인 9.8%가 증가했다.

보 개방 이후 생태 공간이 늘어나고 습지, 웅덩이, 여울구간이 형성되면서 물새류도 많이 관찰됐다. 개방 전인 9월에 4종 26마리에 불과했던 물새류는 9종 404마리로 개체 수가 15배 이상 늘어났다.

텃새화 된 물새류인 쇠백로와 왜가리, 중대백로 등 백로류와 민물가마우지 등도 증가했는데, 이는 이포보 주변 서식환경 개선에 따라 인근에서 옮겨 온 것으로 추정된다.

체류시간 줄고 유속 빨라져…수질은 예년과 비슷

수문을 개방한 경기도 여주시 금사면 한강 이포보에 강물이 흐르고 있다. [사진 환경부]

수문을 개방한 경기도 여주시 금사면 한강 이포보에 강물이 흐르고 있다. [사진 환경부]

이포보 개방으로 체류시간이 줄고, 유속이 빨라지면서 물흐름도 개선됐다.

보 개방 이후 체류시간은 이전 0.8일에서 50% 감소한 0.4일을 기록했고, 유속은 개방 전 8.5cm/s에서 124% 증가한 19cm/s를 기록했다.

다만 녹조, 총인 등 전체적인 수질은 예년 같은 기간과 비슷한 수준을 보였다.

환경부는 생태계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이포보 개방을 세밀하게 추진했다.

환경부 관계자는 “보 수위 저하 속도를 시간당 1.6㎝로 낮췄고, 밤에는 수위저하를 중지했다”며 “개방 시 어류 폐사가 보고되지 않았으며, 다슬기와 조개류 폐사도 과거보다 크게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환경부는 개방 과정에서 다슬기 등 패류를 총 10만 3370마리 구조해 수심이 깊은 곳으로 방생했다.

환경부는 지하수도 개방 수위보다 변동 폭이 작은 것으로 나타났으며, 취수장과 양수장 모두 문제가 없었다고 설명했다.

이포보 개방에 대한 세부적인 내용은 30일부터 보 모니터링 종합정보 시스템에 공개될 예정이다.

천권필 기자 feeli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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