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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억 달러 흥행 거둔 반려견 환생 영화, 개 배우 캐스팅 비화

중앙일보

입력

영화 '베일리 어게인' 한 장면. [사진 씨나몬 홈초이스]

영화 '베일리 어게인' 한 장면. [사진 씨나몬 홈초이스]

먼저 떠나보낸 반려동물이 환생해서 다시 나를 찾아올 순 없을까. 22일 개봉한 할리우드 영화 ‘베일리 어게인’은 반려동물과 이별하는 슬픔을 겪어본 사람이라면 깊이 공감할 영화다. 강아지 베일리가 새로운 모습으로 환생을 거듭하며 ‘삶의 목적’을 찾는 이야기를 온전히 개의 시선으로 그렸다. 150개 남짓한 상영관에서 사흘간 3만여 관객을 모아 흥행 5위에 올랐다. 원제는  ‘어 독스 퍼포스(A Dog’s Purpose)’, 해외에선 이미 제작비의 10배에 달하는 2억 달러 수입을 거뒀다.

22일 개봉 '베일리 어게인' #

원작은 미국 작가 W 브루스 카메론이 키우던 개를 잃고 힘들어하던 여자 친구를 위로하기 위해 쓴 동명 소설. 9년 전 미국판 충견 영화 ‘하치 이야기’로 눈물 쏙 뺀 라세 할스트롬 감독(‘길버트 그레이프’ ‘초콜릿’)이 동물 트레이너 마크 포브스와 함께 미국·일본을 뒤져 발굴한 강아지들의 4견4색 매력과 뒷얘기를 전한다.

천진난만 충견 ‘베일리’

레드 리트리버 '베일리'. [사진 씨나몬 홈초이스]

레드 리트리버 '베일리'. [사진 씨나몬 홈초이스]

베일리는 소년 이든이 목숨을 구해주며 운명적으로 만난 레드 리트리버. 이든과 럭비공 놀이를 즐기며 이든이 장래 유망한 럭비선수가 되는 데 일조한다. 극 중 베일리를 비롯한 개들의 속마음은 배우 조시 게드('겨울왕국'의 눈사람 울라프 역)가 의인화된 대사로 목소리 연기를 맡았다. 베일리를 연기한 레드 리트리버의 실제 이름은 ‘트립’. 미국 아칸소주 총사냥개 훈련소에서 기르던 개였다.

“특정 종의 개를 찾는 일은 절대 쉽지 않았다. 인터넷으로 유기견 보호소를 먼저 확인해, 한 달에 걸쳐 후보군을 발견했다. 베일리 캐스팅이 가장 오래 걸렸는데, 다행히 참을성 많고 외모도 어울리는 레드 리트리버를 만날 수 있었다.”(트레이너 마크 포브스)

천재 경찰견 ‘엘리’  

베일리가 환생한 암컷 셰퍼드 '엘리'. [사진 씨나몬 홈초이스]

베일리가 환생한 암컷 셰퍼드 '엘리'. [사진 씨나몬 홈초이스]

독일 셰퍼드 엘리로 다시 태어난 베일리. 생각지도 못한 암컷으로 환생, 시카고 최고 경찰견으로 우뚝 선다. 짧지만 가장 극적인 최후로 오열하게 만드는 주인공. 실제 이름은 ‘섀도우’로, 제작진이 플로리다주 올랜도의 개 분양 광고에서 발견했다. 지난해 초 이 영화가 미국에 개봉할 당시 섀도우가 촬영 도중 센 물살에 억지로 뛰어드는 듯한 영상이 유출되며 동물 학대 논란이 일기도 했다. 이에 제작진은 엄격한 기준에 따라 촬영했다고 해명했다.

“연기 훈련에서 관건은 개들이 스스로 안전하다고 느끼도록 먼저 신뢰를 쌓는 일이었다. 할스트롬 감독은 개들이 자연스레 즉흥연기를 할 수 있도록 지켜봤다.”(마크 포브스)

먹보 귀요미 ‘티노’

"엄마, 한 입만?" 웰시 코기 '티노'의 이 눈빛엔 당해낼 재간이 없다. [사진 씨나몬 홈초이스]

"엄마, 한 입만?" 웰시 코기 '티노'의 이 눈빛엔 당해낼 재간이 없다. [사진 씨나몬 홈초이스]

견생 3회차를 맞은 베일리의 모습은 웰시 코기 티노다. 맛있는 것만 보면 “한 입만”이라 말하는 듯한 호소력 짙은 눈망울과 실룩대는 엉덩이가 매력 포인트. 이 웰시 코기의 실제 이름은 ‘마일로’. 원래 주인이 개인 사정으로 파양한다는 공고를 LA 지역신문에 낸 것을 제작진이 보고 입양, 영화배우로 데뷔하게 됐다.

“개의 시점으로 소설을 쓰려고 오랫동안 개들을 관찰했다. 개들은 사춘기 청소년보다 종잡을 수 없다. 복잡하게 생각지 않기 때문에 40~50개 어휘 안에서 개의 속마음을 묘사했다.”(원작자 W 브루스 카메론)  

견생역전 혼종견 ‘버디’

베일리의 네 번째 견생, 혼종견 '버디'. [사진 씨나몬 홈초이스]

베일리의 네 번째 견생, 혼종견 '버디'. [사진 씨나몬 홈초이스]

혼종견 버디로 환생한 베일리는 잊고 있던 삶의 목적을 깨닫는다. 극 중 가장 무책임한 주인을 만나 서글픈 운명을 감내하는 버디는 실제 캐스팅 과정도 우여곡절이 많았다.

“본명은 ‘볼트’로 일본의 한 동물원 출신이다. 호주 셰퍼드가 세인트 버나드 우리의 담장을 넘어 하룻밤을 보낸 후 태어났지만, 동물원은 순종이 아니라며 기르길 원치 않았다. 우리가 볼트와 함께 형제인 ‘루이스’, ‘헤나’까지 데려왔다.”(마크 포브스)  

영화를 본 이들 사이에선 “많이 울었다”“반려견을 먼저 보낸 사람에겐 큰 위안”같은 호평이 많다. 반면 반려견이 인간을 맹목적으로 따르는 것으로 묘사된 부분들이 “감상적”이란 비판도 있다. 현재 제작을 진행 중인 속편 ‘어 독스 저니(A Dog's Journey)’에는 MBC 예능프로 ‘나 혼자 산다’로도 친근한 가수 겸 배우 헨리가 캐스팅됐다.

영화 '베일리 어게인' 한 장면. [사진 씨나몬 홈초이스]

영화 '베일리 어게인' 한 장면. [사진 씨나몬 홈초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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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원정 기자 na.wonj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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