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최대 명절 추수감사절의 명물인 '메이시스 퍼레이드'가 22일(현지시간) 뉴욕 맨해튼에서 열렸다. 올해로 92년째다. 이날 뉴욕시는 영하 7.2도까지 내려갔다. 지난 1901년 이후 117년 만의 가장 쌀쌀한 추수감사절이다. 미 국립기상청(NWS) 뉴욕지부는 트위터를 통해 "역대 추수감사절 날씨로는 1876·1901년과 더불어 두 번째로 추운 기록"이라고 밝혔다. 가장 추운 추수감사절 기록은 1871년으로, 당시 영하 9.4도까지 떨어졌다고 NWS 뉴욕지부는 설명했다. 이와 같은 맹추위 속에서도 두꺼운 옷과 목도리, 장갑, 담요 등으로 중무장한 시민과 관광객 약 350만 명이 운집했다.
메이시스 퍼레이드는 지난 1924년부터 매년 추수감사절에 열리는 축제로, 제2차 세계대전 당시 3년간 중단된 것을 제외하면 해마다 열리고 있다.
퍼레이드 행렬은 이날 오전 9시 맨해튼 센트럴파크 서쪽 77번가를 출발해 34번가 메이시스 백화점에 이르는 2.5마일(약 4㎞) 구간을 행진했다.
고등학생 밴드를 비롯해 8000여 명 참석자들이 형형색색의 복장과 흥겨운 음악으로 분위기를 띄웠고, 각종 인기 캐릭터를 형상화한 대형풍선들이 퍼레이드를 장식했다. 스펀지밥, 찰리 브라운, 그린치. 피카츄 등이 대형풍선의 주인공으로 등장했다.
최고풍속 시속 30마일(48km)의 강풍에 대형풍선이 휘청이면서 주변 건물에 부딪힐 수 있는 아찔한 상황이 우려되기도 했지만, 다행히 불상사는 발생하지 않았다. 뉴욕 경찰은 최고 수위의 경계 작전을 펼쳤다. 퍼레이드가 지나는 길 주변은 중무장한 경찰 인력들로 채워졌다.
펜실베이니아 주 필라델피아에서는 '던킨도너츠 퍼레이드'가 진행됐다. 필라델피아 퍼레이드는 올해로 99년째로, 미국 내 추수감사절 행진으로는 가장 역사가 길다. 그 밖에 시카고를 비롯해 미국 곳곳의 도시에서 추수감사절을 기념하는 퍼레이드가 펼쳐지거나 노숙자에게 칠면조 요리를 제공하는 급식행사가 진행됐다. 조지아 주 애틀랜타에서는 1만10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추수감사절 하프마라톤'이 열렸다.
김경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