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제적 정치인 이재명
2년6개월 전으로 시계를 돌려보면 이재명 경기지사는 과격한 언사와 ‘청년수당’ 같은 급진적 정책으로 가끔씩 언론에서 화제가 되는 야당 소속 기초단체장(성남시장)에 불과했다.
시장된 뒤 무상급식·청년배당 파격 #촛불정국 한때 대권주자 지지율 3위 #‘돈키호테’ ‘조조’ 평가 엇갈려
그가 유력 대선 후보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한 정치권 인사들은 별로 없었다. 그랬던 그가 요즘 정국의 최대 ‘이슈메이커’로 떠올랐다.
이 지사와 그의 부인을 다룬 뉴스가 연일 주요 매체를 장식하고 있다.
특히 그는 야권뿐 아니라 여권 내부에서도 공격의 타깃이 됐다. 문재인 대통령 지지층에서는 하루빨리 이 지사를 탈당시키라고 요구하고 있고, 이 지사는 “경찰이 진실 대신 권력을 택했다”며 사실상 청와대와 각을 세운 상태다.
정치권에서 이 지사에 대한 평가는 ‘돈키호테’에서 ‘조조’까지 다양하게 엇갈린다. 과연 이 지사는 어떤 인물인가.
◆어떻게 전국구 스타로 떴나=이 지사의 시작은 미약했다. ‘소년공 출신 변호사’라는 스토리는 강렬했지만, 정치판에서는 초보였다.
경기도 성남에서 시장·국회의원 선거에 나와 연이어 낙선했다.
하지만 세 번의 실패 끝에 성남시장에 당선되자 그의 장점이 확연히 드러났다. ‘선명성’. 누군가는 ‘포퓰리즘’이라 불렀다. 무상급식과 청년배당 등 한국 사회에선 아직 낯선 정책을 거침없이 밀어붙였다. 파격적 시정에 보수적인 성남 시민의 표심도 움직였다. 재선에도 성공한다. 그는 적어도 성남에서만큼은 확실한 스타 정치인이 됐다.
그에게 날개를 달아준 건 촛불집회다. 2016년 10월 29일 1차 ‘박근혜 퇴진’ 촛불 집회가 열렸다. 이 지사는 이곳에서 “박근혜 탄핵”을 주장했다. 차기 대권 주자 중 처음이었다. 그의 외침은 국민의 머릿속에 ‘이재명’ 이름 세 글자를 새겼다. 리얼미터에 따르면 10월 4주차 5.9%였던 이 지사 지지율은 11월 1주차에 바로 9.1%로 뛰어오른다. 12월 1주차엔 16.2%를 기록해 대권 주자 3위까지 오른다. 지난해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에선 문재인 대통령, 안희정 전 충남지사에 이어 3위를 기록했지만, 올해 6·13 지방선거에서 무난히 경기지사에 당선되면서 여권의 유력한 차기 대선 주자로 자리매김했다.
하지만 이미 몇 년 전부터 그의 주변을 떠돌던 개인 문제들이 결국 발목을 잡았다. 각종 의혹이 걷잡을 수 없이 확산되면서 그는 급속히 내리막으로 치닫고 있다. 대선 경선 과정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각을 세우는 바람에 문 대통령 지지자들에게 미운털이 박혔다는 평가도 나온다. 과연 그는 어떻게 이 코너를 빠져나올까.
유성운·윤성민 기자 pirate@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