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억울하다’는 김성수…피해자 유족 “父 경찰 아냐” 반박

강서구 PC방 살인사건 피의자 김성수가 21일 오전 서울 양천경찰서에서 서울남부지방검찰청으로 송치되며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서울 강서구 PC방 살인사건의 피의자 김성수(29)가 검찰 송치 전 억울하다고 말한 데 대해 피해자 신모(21)씨 유족이 “변명에 불과하다”고 반발했다.

김성수는 21일 서울 양천경찰서를 나서며 “피해자가 우리 아빠가 경찰인데 네가 나를 죽이지 않는 이상 너는 아무것도 아니라고 한 것이 머릿속에 남았다”며 “(테이블을) 치워달라고 한 게 그렇게 큰 잘못인가 하는 억울함이 들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유족과 유족 측 변호인은 “피해자의 아버지는 경찰이 아니라 자영업자”라고 반박했다. 또 PC방에 있던 목격자들은 신씨가 김성수에게 욕하는 것을 들은 적이 없다고 진술했다고 밝혔다.

유족 측은 “피해자는 근무 태도가 매우 양호해 아르바이트를 관둔 이후에도 PC방 점장으로부터 다른 아르바이트생이 근무하지 못하는 경우 추가 근무 요청을 받았다”며 “김성수 주장대로 테이블 정리를 안 해주면서 손님에게 욕설하고, 시비조로 대하는 사람이었다면 이미 점장으로부터 해고됐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오히려 김성수가 환불을 요구하며 ‘환불해주지 않으면 죽여버리겠다’고 위협했고, 피해자가 불안감을 느꼈다”며 사고 당일 신씨가 PC방 점장에게 보낸 카톡 메시지를 증거로 제시했다.

21일 'PC방 살인 사건' 피해자 유족 측이 공개한 사건 당시 신모(21)씨가 PC방 점주에게 보낸 카톡 메시지. [사진 피해자 유족 측 제공]

그러면서 “김성수의 인터뷰는 본인의 죄책을 줄이고자 죽은 자는 말이 없다는 점을 악용해 시비의 원인이 피해자에게 있다는 변명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유족 측은 또 경찰이 김성수 동생 김모(27)씨에게 살인죄가 아닌 공동폭행 공범 혐의를 적용한 데 대해 철저한 추가수사를 요구했다.

앞서 지난 15일 유족 측 변호인은 김성수와 신씨가 에스컬레이터에서 멱살을 잡고 엉겨 붙었을 때부터 흉기를 꺼내 휘둘렀고, 이때 동생이 신씨를 붙잡고 있었던 만큼 살인죄 공범으로 처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경찰은 김성수가 신씨를 폭행해 쓰러뜨린 이후 주머니에서 흉기를 꺼내 찌른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경찰 관계자는 “CCTV를 보면 김성수가 신씨를 넘어뜨리고 난 뒤에야 김성수의 손에 흉기로 보이는 번쩍거리는 물체가 보인다”고 말했다.

일명 '강서구 PC방 살인 사건'의 피의자 김성수가 피해자를 폭행하는 CCTV 화면. [사진 피해자 유족 측 제공]

유족 측은 “김성수가 범행에서 사용된 등산용 칼은 손잡이가 검은색이었다. CCTV 캡처 화면에서 보이는 검은 물질이 흉기가 아니라는 점에 대한 수사기관의 명확한 해명을 요구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현재 경찰은 ‘흉기가 아닌 것이 확실하다’는 것이 아니라 ‘흉기를 사용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는 입장이다. 이는 반대로 유족 입장에서 바라보면 ‘여전히 흉기일 가능성이 남아있다’라는 것”이라며 “유족은 ‘서 있는 상황에서 흉기를 사용하지 않은 것이 확실하다’라고 할 수 있을 정도의 철저한 추가 수사를 요구한다”고 강조했다.

이가영 기자 lee.gayoung1@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