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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정래 작가 “文정부, 경제정책 아직 미흡…양극화 해소 시급”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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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정래 작가가 17일 전남 보성군 벌교읍에서 열린 '태백산맥문학관 개관 10주년 기념식' 기자간담회에서 우리 사회의 경제 문제 등을 지적했다. [연합뉴스]

조정래 작가가 17일 전남 보성군 벌교읍에서 열린 '태백산맥문학관 개관 10주년 기념식' 기자간담회에서 우리 사회의 경제 문제 등을 지적했다. [연합뉴스]

소설 『태백산맥』, 『아리랑』 등을 쓴 조정래 작가가 문재인 정부의 통일 정책을 긍정 평가하면서도, 경제 정책과 관련해서는 미진한 점이 있다며 쓴소리를 했다.

조정래 작가는 17일 열린 전남 보성군 ‘태백산맥문학관 개관 10주년 기념식’에 앞선 기자간담회에서 ‘문 대통령이 잘하고 있다고 보느냐’는 질문을 받고 “두 가지 측면으로 봐야 한다”고 답했다. “통일·분단 문제는 잘하고 있고, 그다음이 경제 문제인데 1년 반 동안 가시적인 효과가 없었다”는 것이다.

이어 그는 “(문재인 정부가) 고용창출을 내세웠는데, 자꾸 후퇴하고 있다”면서 “(최근) 경제팀 두 사람을 바꾸기까지 했는데, 지금까지는 잘하지 못했지만, 앞으로 더 기다려 보자. 노력할 거라 생각한다. 시간을 주자”고 말했다.

조정래 작가는 『태백산맥』의 시대적 배경인 해방 직후와 현재의 한국사회를 비교해 “그때와 오늘날 상황은 하늘과 땅 차이”라며 “지금은 가난히 좀 해결됐고, 국가 질서와 기간산업이 갖춰져 안정된 상태”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렇게 안정된 속에서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 특히 경제 문제, 삶의 문제가 지금 중요하다”며 “한국 1인당 GDP(국내총생산)가 2만9000달러(2017년 기준)인데, 가장 큰 문제가 미국 다음으로 양극화, 소득 격차가 엄청난 나라가 됐다는 것이다. 이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또 “대기업과 10대 재벌이 소유한 회사의 비정규직이 평균 42~28%인데, 이건 말이 되지 않는다. IMF 사태가 일어나기 전 국민 75%가 ‘나는 중산층’이라고 말했는데, IMF 이후 임시방편으로 비정규직이 만들어졌고, 그게 해결되지 않고 현재에 이르렀다”며 “지금 ‘나는 빈곤층’이라는 대답이 47%다. 중산층이 무너지고 재벌이 계속 돈을 벌어 사내유보금이 총 900조가 넘었다. 이러면 안 된다”고 개탄했다.

경제 문제 외 한국사회에 더 중요한 문제가 있다고 보느냐는 질문에는 “별로 없다. 가장 중요한 게 삶(경제)의 문제다. 정쟁은 해야 한다. 왜? 민주주의니까. 거대한 타협을 위해, 모두가 행복을 추구하기 위해 싸우고 타협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태백산맥문학관은 2008년 11월 21일 개관한 이래 올해로 10주년을 맞았다. 누적 관람객이 65만 명을 넘어섰다. 1986년 출간된 『태백산맥』(전 10권)은 지금까지 850만 부 팔렸다. 독자들이 소설을 베껴쓴 필사본이 34본에 이른다.

박광수 기자 park.kwangso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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