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ECIAL REPORT] IT기업 인재 유치전
![미국 캘리포니아주 마운틴뷰(mountain view)에 위치한 구글 본사(구글 플렉스) . 대학 캠퍼스를 연상시키는 구글 본사에는 130여 동의 건물이 있다. 직원들은 무료로 식사를 제공받는다. [사진 구글]](https://pds.joongang.co.kr/news/component/joongang_sunday/201811/17/31517520-a973-42df-a8eb-999245fb77ba.jpg)
미국 캘리포니아주 마운틴뷰(mountain view)에 위치한 구글 본사(구글 플렉스) . 대학 캠퍼스를 연상시키는 구글 본사에는 130여 동의 건물이 있다. 직원들은 무료로 식사를 제공받는다. [사진 구글]
구글(Google)은 직원에게 살아서 200가지의 식당 메뉴를 제공한다. 죽어서는 배우자에게 봉급을 지급한다.
애플은 지압 서비스, 콘서트 티켓 #트위터, 명상 클래스 비용 등 지원 #‘네 멋대로 해라’ 1만 달러 주는 곳도 #파격 뒤엔 저성과자 10% ‘집으로’
미국 ABC뉴스의 최근 보도에 따르면 구글은 마운틴 뷰 본사에만 30곳이 넘는 식당을 운영 중이다. 200가지에 육박하는 메뉴는 삼시세끼 무료다. 직원이 사망했을 경우 직원의 배우자에게는 10년간 해당 직원의 급여 50%를 준다. 직원에게는 근무시간의 15%가량을 ‘딴짓’에 할애할 수 있도록 허용해 준다.
미국 실리콘밸리 일대의 글로벌 IT기업들도 다양한 복지제도를 통해 직원의 충성도를 높이고 있다.
최성진 한국인터넷기업협회 사무총장은 “실리콘밸리 IT기업들의 인재 영입 경쟁은 전쟁을 방불케 할 정도로 치열하다”며 “기업들은 저마다의 다양한 전략과 메뉴로 혁신적 인재를 끌어들이고 있다”고 말했다.
스타트업 지원 비영리 기관인 스타트업 얼라이언스의 임정욱 센터장은 “미국의 IT기업들은 직원들이 편하게 일 자체에 집중할 수 있도록 환경을 조성해 준다”며 “이들 기업은 인재 영입 경쟁이 치열하기 때문에 더 강하고 넓은 회사 복지를 통해 차별화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애플(Apple)은 지압 서비스를 제공한다. 격무에 지친 직원들의 피로를 풀어주기 위해서다. 자사 제품의 25%를 할인해 준다. 여기에 무료로 콘서트 관람권도 제공한다.
아사나(Asana)는 ‘네 멋대로 하세요’가 회사 모토다. 아사나는 페이스북의 공동 창업자인 더스틴 모스코비츠가 만든 협업 툴 전문업체다. 이 회사는 직원들에게 자신의 사무공간을 꾸밀 수 있도록 최대 1만 달러(약 1132만원)를 지원한다. 각자 입맛에 맞는 공간에서 근무효율이 올라갈 것이란 판단에서다.
음원 스트리밍 서비스업체인 스포티파이의 사원 복지는 출산에 방점을 찍고 있다. 아이를 출산한 직원에게 6개월의 부모휴가(parental leave)를 준다. 여기에 난임 직원에게는 관련 시술비를 지원한다. 가까운 미래에 아이를 가질 계획이 없는 직원에게는 난자 냉동(freezing eggs) 비용을 지원한다.
전 세계 바이오 기업의 효시라 꼽히는 제네테크(Genetech)는 직원들 차의 때를 빼주고 광도 내준다. 사내에서 이발을 해주고 치과 진료를 받게 해준다. 직원들이 오롯이 업무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해주는 조치들이다.
직원들에게 아낌없이 투자하는 걸로 유명한 페이스북은 인턴들에게도 후하다. 정규직과 마찬가지로 이들에게 주거비용을 지원한다. 정규직원들에겐 출산 축하금으로 4000달러(약 452만원)를 건네준다.
기상천외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도 많다. 모유 수유 중인 직원은 출장 때 미리 짜놓은 모유를 아이에게 전해줄 수 있다. 부동산 애플리케이션 개발업체인 질로우(Zillow)의 사원 복지 시스템 중 하나다. 으리으리한 요트를 타고 바다를 누빌 수도 있다. 이는 휴대전화 수리 회사인 아이크랙트(iCracked)의 경우다.
트위터는 직원들에게 헬스클럽 멤버십 비용은 물론 명상 클래스 비용을 준다. 이에 더해 빨래와 드라이클리닝 서비스까지 제공하고 있다.
클라우드 기반 노트 서비스 업체인 에버노트(Evernote)에선 무제한 휴가를 쓸 수 있다. 또 한 달에 두 차례씩 외부 용역업체를 통해 직원들의 집을 청소해 준다. 네트워킹 하드웨어 보안서비스 업체인 시스코(Cisco)의 직원들은 자신의 생일엔 유급휴가를 누릴 수 있다. 공유경제 관련 업체인 에어비앤비(Airbnb) 직원들은 한 해에 2000달러(약 226만원)까지 에어비앤비 관련 숙소에서 무료로 머물 수 있다.
하지만 이런 파격적인 당근 뒤에는 채찍도 있다. 임정욱 센터장은 “실리콘밸리의 IT업체들은 후발주자들”이라며 “그만큼 파격적이고 기상천외한 복지로 인재를 끌어들이는데, 결국은 직원들의 창의성과 성과를 요구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최성진 사무총장도 “실리콘밸리 IT기업들은 보수가 높고 인센티브가 크지만 그만큼 성과를 원하고 고용이 유연하다”며 “넷플릭스의 경우만 보더라도 3개월까지 휴가를 쓰게 하지만 성과 하위 10%는 아웃시키는 등 IT기업들의 사원 복지 ‘행간’을 잘 살펴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홍준·이수기 기자